이전에 노정에서 나눔 후기를 올렸는데 어떤 천사 토리가 와서 댓글로 어떤 책을 내가 좋아할것 같다고 소매 넣기 해주고 갔거든.
분명 읽으면서 눈물 주륵주륵 흘릴것 같아서 뒷권 사두고 한번에 깠는데 과연...
내가 이전에 나눔 받은 책은 [백수생활백서] 이고 이번에 읽은 책은 [바보]야
노정에서 초빛으로 유명한 슬로우댄스님의 작품인데 두 작품 모두 나에게 잘맞아서 이작가님껀 다 보지 않을까 해.
한국 문학이나 노랑장판 감성이나 혹은 달동네같은 우리 곁에 있지만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책 추천하고 싶어. 나눔해준 토리도 고마워. 참고로 공시점 소설이야!
https://www.dmitory.com/novel/210126424
줄거리
'나'는 사고로 가족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근근히 글을 쓰는 것을 유일한 소통법으로 삼고 살아가.
그렇다고 글에 대한 욕망이 있다기보다는 소중한것을 빼앗아간 세상이 싫어도 결국 무언가 분출해낼 곳이 필요했던게 아닌가 싶어.
'나'의 집은 원래도 부자였기 때문에 일하지 않고 사는 것에도 문제가 없지만 재능이 있었는지 끄적인 글들이 히트를 치면서 유명작가로써의 삶을 살고있어.
그러던 '나'에게 불청객이 찾아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야.
외삼촌이 사람을 주워다 병원에 데려다두었다는데 세상과 사람이 싫은 '나'에게는 빨리 해치우고 싶은 일이었는데 어째선지 이 바보가 자꾸 눈에 밟혀.
출생신고도 제대로 되어있지도 않고, 가족도 없고, 주변에 좋은 사람도 없고, 심지어 글도 몰라. 그러나 마음속의 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착한 바보.
불행에 짓눌려 살아가는 '나'에게 이 바보는 필시 불행한 것이 틀림없는데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기를, 세상을 피해 도망가질 않아.
이때까지 공과 수는 서로에게 타인이었을 뿐이야.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일 뿐인 세상에서 어떻게 단순한 남이 아니라 서로에게 기대고 살고싶어하지만 인간은 오히려 거리감이 없을때 너 상처입기 쉽대.
처음에는 길고양이를 병원에서 치료해주고 그대로 길 위에서 살게 두면 된다고 생각했던 공이, 은혜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그 모습에
세상 밖으로 나서서 고양이를 줍고 함께 살고 싶어한다면 적절할까? 그것이 실제로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고 공은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이었으며
고양이가 아닌 인간이 길에서 살아남기란 참으로 지난한 고통이 함께한 세월이었다면.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것을 포용할 수 있을까?
비엘에서 보면 공이 수를 바닥에서 건져주기란 너무나 쉬워보이는데 여긴 쉽지 않아.
사실 사람이 한사람을 온전히 구원할수 있을까? 읽으면서 내내 왜 한국영화나 한국문학 감성이 비엘에서 흘러나오는지 이작가님은 배경에 따른
분위기를 끝내주게 내시는 분이구나 감탄했어. 그리고 마음이 너무 아팠음.
바보라서 이렇게 밖에 사는 법을 몰랐다고. 외로워서 자기 주변에 이용해먹는 사람밖에 없어서 알아도 벗어나질 못해서.
공도 처음에 자기에게 선뜻 잘해줬지만 이런 관계가 될줄은 몰랐겠지. 그럼에도 공에게도 따뜻한 꽃가지 하나, 홍시를 건네던 마음이 생각나서
먹먹해지는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야.
공도 불쌍한 사람이고. 수는 더 불쌍한 사람이고. 그런데 이런 진창에서 서로가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자낮이지만 사람에게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수. 서툴러서 잘해주고 싶은데 자꾸 상처만 주는것 같아 아차하는 공.
수는 오랫동안 몸도 마음도 굴렀고 공은 세상과 단절되어서 타인을 대하는게 서툴고. 그래서 처음 마음에 들어온 수가 자신의 구원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그를 구해주고 싶어하지만.............누가 그랬나 쉽기만 하면 너무 재미없어 빙고! 여기서 인생도 그렇다 따흐흑...
천구비의 일조와 서정한의 과거가 더 어두웠다면. 서정한의 구업이 더 매운맛이었다면 이랬을까. 여기 공 은근 공주공이야.
진짜 뒤에서는 몰아치기도 하고 이것이 소설이라서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if로 다른 결말도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이 있어.
난 사실 배드엔딩도 읽으면서 생각해봄. 굉장히 신빙성 높은 엔딩으로다 배드로 끝나고 작가인 공이 그런 현실을 부정해서 해피로 책내는 상상도해봤다?
한사람의 불행이 너무나 커서 다른 사람의 불행은 상대적으로 덜해보이는 부분도 분명히 있음. 어쩌면 과도한 불행에 불호인 사람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이 작가님은 문장도 잘 쓰시고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말들을 잘쓰셔서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싶어.
혹시 이 후기 읽고 읽고싶어지는 토리 있다면 꼭 키워드 확인해보고! 묵직하고 어두운 과거 ok라면 추천해.
노정토리들 취향박사라서 추천해주고 가서 오늘도 좋은 글 읽었다.
나눔해준 토리도 다시 고맙고 토리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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