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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정원 - 나눔후기 진짜 잘 쓸 수 있는데 (dmitory.com)


위 글을 썼던 토리임



지금 2권이 까고 싶어서 죽겠는데 후기 약속을 했으니 후기부터 써봄!!


그치만 후기 잘 쓸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던 과거의 나는 때려주고 싶다.

글이 워낙 나한테 강펀치를 날려버려서 쓸 말도 다 날려먹은 거 같아. 정확히 말하면 쓸 말은 많은데 그게 정리가 안 되고 머릿속에 엉켜 있어.

좀 중언부언해도 이해해줘.

여기서는 발췌보다는 그냥 느낀 점을 하나씩 말해 볼래.

특정 문구가 팍 온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이 묵직하게 날 짓눌러주는 글이었다.



타 작가님 얘기지만 가이드버스 소설을 볼 때 봐 둘 만한 얘기가 있다. 이미누님 트윗이야.


https://twitter.com/I_MINU_/status/1342381803512897536

https://twitter.com/I_MINU_/status/1342383485021872128


오해는 마. 나는 가이드버스를 좋아해. 그리고 모든 가이드버스가 이렇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가이드버스는 결핍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이미누님 분석에 동의해.

가이드버스는 근본적으로, 에스퍼를 새카만 고통에 몰아넣고 매우 흔든 다음 딱 한 줄기의 빛인 가이드를 내려주는 세계관이야.

에스퍼의 절절한 사랑은 세계관 자체가 에스퍼에게 숨쉴 구멍 하나 주지 않고 틀어쥐고 학대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풀어주는 물 한 모금이 가이드이기 때문에 그런 갈급함에서 생겨나는 거.

(학대라는 워딩을 썼지만 오해는 말아줘. 다른 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안 났어. 그리고 난 이 책이 몹시 좋았어)

그렇다면 가이드의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에스퍼의 그런 간절함을 가이드는 대체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 걸까?



이 얘기를 하게 된 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좀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야.

난 구원물 취향이야. 에스퍼가 절절하게 가슴앓이를 하고 가이드에게 매달리는 걸 좋아해서 가이드버스를 좋아하거든?

그런데 이 책에는 여러 명의 에스퍼가 나오고,(매우 맘에 들었다)

세계관은 그들 모두를 빛이 새어들어올 구멍 하나 없는 처지에 밀어넣고 언젠가 나타날 내 가이드라는 일말의 희망만 손에 쥐어주었고, (하...)

작가님은 글을 너무 잘 쓰셔서 그들을 따라다니는 다양한 고통을 손에 잡힐 듯 그려놓아서...

평소처럼 찌통물 구원물 존맛!!!! 이라고 마냥 좋아하기가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내 가슴이 너무 아팠단 얘기를 하고 싶었다ㅠㅠㅠㅠㅠ



여러 명의 에스퍼가 등장할 수 있게 포석을 깔아둔 게 좋았어.

이 책의 주인공 이선은 에스퍼의 고통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가이드 비슷한) 에스퍼야.

그래서 이선은 일할 때 여러 에스퍼를 만나고, 그들 모두 이선이 주는 일말의 위안에 매달리다가 착각하기도 해. 

수줍게 어필하기도 하고, 뻔뻔하게 플러팅을 하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애틋한 눈빛만 보내기도 하고.

이선은 그들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벽을 치지.

그리고 돌아간 에스퍼들은 학대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하고, 가이드 없는 삶을 살며 순간순간 죽음에 가까워져 가고,

결국은 에스퍼 '관리소'에 들어가서... 관리가 아닌 방치를 당하며 죽음에 이르러.

이선 역시, 그의 능력은 가이딩이 아니라 이능이기에 주 6일간 새벽 6시부터 버거운 임무에 시달리면서 몸을 갉아먹혀. 놀랍게도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과중하다는 의식도 없이 마비되어 있음.


한편 그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건 자신의 가이드인 윤오뿐이지만, 그 앞에서 이선은 닿지 못하는 간절함과 내비쳐선 안 되는 독점욕에 시달리면서 허덕인다.

윤오는 이선을 거부하거든. 아니 이선은 최소한 그렇게 생각하거든... 자신이 너무 간절한 나머지 윤오를 처음 만났을 때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그렇게 되었다고.

근데 나는 윤오의 입장에 이입을 하게 되더라. 

아까 했던 질문. 일방적인 에스퍼의 그런 간절함을 가이드는 대체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 걸까?

거부당할까 감히 뭘 요구하지도 못하면서, 혹 미움받을까 원하는 걸 말하지도 못하고, 어두컴컴한 질투심만 삼키면서 곪아가는 에스퍼 한 명이 있어.

상식인의 세상에서 자라왔을, 에스퍼의 세상에 대해선 거의 지식이 없는 윤오에겐 이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가 감히 상상이나 되겠어?

한 생명이 일방적으로 의존해 오는데, 대체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거냐고.

거의 미치기 직전인 것처럼 행동하는 생명이 말야.


윤오를 처음 만났을 때, 처음 가이드를 만나 이성을 잃고 만 이선은 윤오를 붙잡으려고 윤오의 팔을 꺾어버렸어

그렇게 윤오를 붙잡자마자 이선은 상처 치환이라는 본인의 이능을 써서 윤오를 치유하는 대신 본인의 팔에 골절상을 입혔지

윤오 눈에 이선은 겁박과 폭력과 자해를 한큐에 하는 상대였어. 대체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윤오는 가이드란 에스퍼의 생명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의미라는 사실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어떤 눈으로 보였을까.



그러나 윤오는 이선에 대해, 에스퍼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었던 것 같아.

작가인 윤오는 에스퍼에 대한 글을 쓰려는 계획을 하고, 그가 에스퍼 인터뷰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들은 이선은 군부의 지침을 어기는 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윤오와 함께할 시간을 내고 싶어서 선뜻 나서지.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무것도 몰랐던(아마도 뜨악하기만 했었을) 윤오는 당국에게 이선이 당하는 학대를, 세계관에 의해 이선이 당하는 학대를, 이선의 만신창이인 몸뚱이를, 불안에 찬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더 이해하고 싶어서 가이드센터에 가보겠다고 하는 등 조금씩 알아보려고 움직여.

윤오의 그 모든 움직임은 늘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이선을 더한층 정신적 극한에 몰아넣지만ㅎㅎㅠㅠ

독자의 눈엔 보여. 윤오는 그냥 보통 사람, 아니 은근히 괜찮은 사람이고 이선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다는 게.



한편 그러는 사이 이선의 주변에 있는 조연 에스퍼들은 하나 둘 다치고 아프고 구르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형편이 되어가고 (그냥 숨쉬는 거 같은 거)

윤오의 인터뷰라는 장치를 통해서 이야기는 점점 본론으로 향해 가.

이선의 능력과 과거사 역시도 천천히 하나씩 드러나고(성장과정 역시 학대로 점철된 세월이었고ㅠㅠ 존나시발 에스퍼한테는 하루에 밥 한끼 준대 그래야 이능제어가 잘된다나)... 거기 숨겨진 비밀이 아마도 뒷권의 실마리가 되어줄 거 같더라!

캬 작가님 플롯존잘이심



1권을 다 읽고 나 지금 너무 힘들어

나눔하느라 다 써서 위클리도 없고ㅠㅠㅠ 이거 8월 신작이라서 네네에서 모을 수도 없고ㅠㅠㅠㅠ

지금 쌩으로 사서 까야 하나? 어쩌지? 아 너무 힘들다...

암튼 토리들아 겨울 매미 재밌어 가이드버스 좋아하면 강력추천해! 

나눔톨 너무 고마워 왜 나눔톨이 소매넣기까지 하고 싶었는지 1000% 이해했음 진짜...


어휴 넘 장문 쓴 거 아닌가 모르겠네

이런 후기 노정에 놔도 되나??? 그치만 열심히 썼다!

참 초빛 후기도 써야되는데 나눔톨 쫌만더기달류ㅋㅋㅋ

  • tory_1 2021.09.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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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1.09.0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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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1.09.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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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4 2021.09.0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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