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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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의사생활/겨울정원] 정원의 겨울. 中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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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복벽결손증으로 인해 석형과, 은원, 정원과 정원의 어시를 해줄 겨울과의 컨퍼런스 중, 정원은 석형과 수술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겨울을 슬쩍 쳐다보았다. 몽쉘을 꼭꼭 씹어 먹고 있는 겨울에 최근에 봐왔던 겨울의 모습들이 겹치기 시작했다. 잠시 고개를 흔들고는 석형의 말에 집중했다. 2주 후에 수술하자는 결론이 난 후, 정원은 여러 번 고민한 행동을 했다. 겨울에게 몽쉘 2개를 밀어주는 것. 익준이 옆에서 겨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재차 물었을 땐 대답하지 않았지만, 정원은 알았다. 지금 이 행동으로 자신은 겨울에게 관심이 가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을.

  



  

다른 봄 날, 정원은 ER에서 쌍둥이 형제가 아버지에게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그 작자에게 화가 너무 많이 난 나머지 정원은 겨울에게 경찰에 신고하라는 말을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내뱉었고. 그 사람을 겨울이 쫓아갈 때 후회했다. 그냥 처음부터 준희에게 시켰더라면 겨울이 신발을 벗고 청진기를 놓고 쫓아갈 일은 없었을 텐데. 그렇지만 아이의 수술이 급했고, 정원은 경찰과 보안팀에게도 다 알렸다는 사실에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에 나올 준희의 말에 다시금 자책을 시작했지만.

 




간도 크다. 손에 칼이라도 쥐고 있음 어떡할라 그래.”

 




정원은 눈을 질끈 감고, 숨을 내뱉었다. 마라톤을 뛰기 직전처럼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정원에게 마라톤은 목적지를 향해 뛸 수 있는 소중한, 그리고 한정된 시간에 끝나는 취미였다. 하지만 직전에는 항상 긴장했다. 이 마라톤이 끝날 때까지 콜이 오지 않고 마칠 수 있을까에 대한 긴장. 정원은 꿈을 향한 마라톤을 이미 달리고 있었고, 콜이 곧 울릴 거란 것도 어렴풋이 눈치 채고 있었다. 현실에서 콜이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인 걸 정원은 알면서도 항상 하던 것처럼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4.

여름.

 




어느 여름날의 기억이 정원은 떠올랐다. 겨울과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날 점심, 익준과 석형, 민하와 함께 있던 중 민하와 겨울의 사이가 궁금해졌던 정원은 민하에게 물었다.

 




장겨울 선생이랑 단짝이죠?”

예 맞아요. 어떻게 아세요?”

항상 같이 다니던데요.”

 




그 때, 겨울에 대해 이야기하던 정원의 표정이 어땠는지 익준이 설명했다면, 좋아서 미쳐있는 표정이었다고 표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익준의 입에서 흘러나온 겨울이 아프다는 말은 정원의 머릿속에 가득 차버렸다. 민하가 놀라며 먼저 달려갔고, 정원은 반찬만 헤집으며 티 나지 않게 입 안을 깨물고 있었다. 민하가 간 후 익준과 석형이 밴드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그건 정원에게 들리지 않았고, 얼마 되지 않아 정원은 일어섰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자신의 감정을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콜이 울린 듯 정원은 병원을 가로질러 달려갔지만, ER의 문을 열기를 주저했다. 겨울의 얼굴을 보면 꿈을 향한 마라톤을 지금이라도 끝내고 싶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고, 그 마라톤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한 적 없는 정원에게 아직은 결정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더 욕심을 내서 카드를 대고 열어보았지만 정원은 들어가지 못했다. 문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정원의 옆으로 희수가 장겨울 선생 때문에 온 거냐고 말을 건네며 문을 열어 주었지만, 스스로 열었음에도 들어가지 못한 정원인데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콜이 와서 가봐야 한다는 어린 거짓말과 함께 정원은 그저 부탁만 할 뿐이었다.

 




... 장겨울 선생 잘 부탁드립니다.”

 

 




결국은 ER 앞에서 서성거리다 그 문을 넘지 못한 채, 정원은 문자만을 남겼다.

 




[아프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푹 쉬고 얼른 나아요 ^^]

 

 



그 문을 넘지 못한 정원이 그 문자 하나를 보내려고 수많은 문장을 썼다 지우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은 위로를 겨울에게 건넸는지 겨울은 알지 못할 것이다.

 




선택할 수 없는 복잡스러운 감정의 시작. 겨울에 대한 감정은 이미 시작됐고, 마라톤을 달리고 있는 정원의 콜은 작은 소리로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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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까지는 그래도 금방 썼는데 가을이랑 겨울은 점점 붙는씬도 많고 정원이 감정선이 꽤 급한 상승곡선이라 쓰기 어렵네 ㅋㅋㅋ

봐줘서 고마워!





  • tory_1 2020.06.02 09:39
    하... 대박이다 ㅠㅠㅠㅠㅠㅠㅠ
  • W 2020.06.03 00:32

    읽어줘서 고마웡!! 대박이란 칭찬도 너무 고맙구!!

  • tory_2 2020.06.02 20:29
    좋다ㅜㅠㅜㅜㅠ담편도 줘ㅜㅠㅜ
  • W 2020.06.03 00:33

    열심히 쓰고 있어!! 얼른 가져올게 ㅎㅎ 좋다고 해줘서 고마워!!

  • tory_4 2020.06.05 17:27
    하 진짜 안정원ㅜㅜㅜ 해명해ㅜㅜㅜㅜ 해명했어도 또 해명해ㅜㅜㅜㅜ
    토리 글 너무 좋아서 계속 곱씹게된다 금손이 만든 겨울정원 캘린더도 생각나ㅜㅜ
  • W 2020.06.09 17:08

    금손분의 겨울정원 캘린더 궁금하다..... 내 글이 뭐라고 곱씹어주는 거야ㅠㅠㅠㅠ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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