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1

제가 죽였어요.”

불빛이 크게 일렁였다. 마주보고 앉은 형사는 답답하다는 듯이 나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 찬물을 떠왔다. 금방 머그컵 겉면에 물기가 생겨 떨어졌다.

좀 진정하고, 제대로 자초지종 좀 얘기해봐. 너 임마, 내가 너네집에 간 게 몇번인 줄알아? 매번 네 어머니 자살소동 벌일때마다, 150도 안되던 니가 목숨걸고 살렸는데 이제와서 네가 죽였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하는 얘기야?”

형사는 다다다 나를 향해 쏘아부치고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열세살 처음 봤으니, 내게 자신의 머그컵을 선뜻 내 줄 정도로 형사와는 정이 들었다. 항상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어쩔수 없이 컴퓨터 앞에 앉혀 무미건조하게 자초지종을 물었던 그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러나 나는 좀 피곤했다. 더 이상 의미없는 노력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손톱의 거스러기를 잡아 뜯었다.

엄마가 칼에 찔릴 때, 제가 칼을 쥐고있었으니 제가 죽인게 맞아요. 사실. 기억이 잘 안나요.”

형사는 한숨을 쉬었다. 한손으로 제 머리를 헝클더니 나를 향해 몸을 들이밀었다.

그러니까, 네 엄마가 또 죽으려고 해서 말리려고 뺏은거지? ? 그것 밖에는 다른 이유가 없어. 그러다가 휠체어가 넘어지면서 사고난거잖아.”

?” 하고 형사는 물었다.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던 엄마는 죽었고, 나만 남았는데. 나는 머그컵의 물기를 손가락으로 닦았다. 닦아도 닦아도 물기는 금방 다시 맺혔다. 물방울은 내 손짓이 아무 힘 없다는 듯이 손자국도 지웠다. 나는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들었다.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더 금방 끝날까요 형사님?”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사는 평범한 가족이었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큰 불화도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일나간 할머니와 엄마가 오기까지 숙제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그 날은 현관에 엄마 신발이 놓여있어 내심 기뻤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가 잔소리 하던 신발 정리도 잊고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창문으로 들어온 노랗고 따뜻한 빛이 대롱대롱 매달린 엄마의 하얀 양말을 비췄다.

5시간 이었다. 까치발을 들고 엄마의 발을 끌어앉고 5시간을 서있었다. 할머니가 와서 나를 떼어놓으려 해도 나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나중에 할머니에게 들었다. 식은 땀을 온몸에 뻘뻘 흘리면서, 경찰이 와서 엄마를 내려놓을때야, 간신히 떨어져 나갔다고, 그리고는 혼절한듯이 잠들었다고.

그리고 10. 그 사이 할머니의장례도 치뤘다. 그러나 내 삶은 한가지에 맞춰져 있었다. 엄마를 살릴 것. 어떻게든 죽으려는 엄마를 살려야 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아르바이트도 길게 할 수 없었다. 장을 보러가는 것. 그 짧은 시간도 나는 맘졸여야 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지긋지긋 했다. 어딘가 떨어져 두 다리를 쓸 수 없게되어 휠체어를 타게되었을 땐 이제 만족하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라도 쉽게 엄마가 목숨을 버리려 하지 않는다면, 그래. 만족한다고 그렇게 말할순 없었다. 그날도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언제나 처럼 엄마는 죽으려 했고, 나는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수많은 날들 중, 그날만 달랐던 것은 내가 잘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내가 죽였다고 한들, 틀린말은 아니다.

 

 수사는 간단하게 끝났다. 너무 많은 엄마의 자살 시도 신고가 있었다. 내가 칼을 쥐고 있고, 엄마가 그에 찔렸지만 그런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집에 돌아가도 좋다고 형사가 말했을 때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형사를 올려다 봤다. 형사는 말 없이 내 어깨를 꼭 쥐었다. ‘너는 어리고, 이제 아무것도 네 발목을 잡을 것이 없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야그런말을 형사는 위로라고 했다. 발목을 잡았던 것. 그동안 내 발목을 잡았던 것이란 무엇을 지칭하는 걸까.

 

 한국을 떠난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정말 아무데도 갈 곳이 없었고, 무엇을 해야할지 몰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왔던 것은 엄마를 죽지 못하게 막는 것뿐이었고. 그래서 엄마가 사라졌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아예 내가 속하지 않았던 곳으로 가는게 살아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닥치는 대로 일했고, 닥치는 대로 살았다. 그렇게 살다보니 술집이었다. 매일 밤마다 마시던 술도, 경력이 쌓이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이젠 거의 취하지 않은 상태로 집에 돌아갈 정도다. 함께 일하는 앤디는 그런 나를 보며 여우라며 웃었다.

,”

앤디가 담배를 건넸다. 나는 오래되 간판이 깜빡이는 뒷문에 서서 불빛이 비췄다 꺼지는 앤디를 바라봤다.

이 짓도 서른 넘으면 그만해야지. 이제 못버티겠다.”

앤디가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아주 진상이 걸렸다고 했다.

지는 안마시고 나만 먹여. . 골아파

이거 먹을래?”

지난 번 고객중에 한 사람이 주고간 숙취약을 뒷주머니에서 꺼내 건네니 앤디가 활짝 웃었다.

너네 한국은 이런거 많아서 좋더라. 유진, 홍콩온지 얼마나 됐지?”

한국 제품인지 확실치 않지만, 나는 그냥 웃었다. “, 5?” 대답하며 담배를 깊게 빨았다.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한쪽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니 곧 식당도 문을 닫을 시간이었다.

넌 좀 있다 가야돼?”

내가 앤디에게 묻자 앤디가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앤디의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담배의 마지막 모금을 깊게 들이켰다. 맞은 편 식당에 불이 탁, 하고 꺼졌다. 집에 갈 시간이다.

 

 

 

-2

아파트 현관에 쪼그려 앉아 핸드폰 시계를 보았다. , 30분쯤 올라가면 될까? 시간을 가늠하면서 맞은편 도로를 바라봤다. 비가 온 뒤라서 바닥이 축축했다. 덕분에 간판과 초록색 택시의 색깔이 비춰 반짝반짝 빛이 났다. 모피를 입은 맞은 편의 여자가 택시를 잡았다. 뒤 따라온 남자가 여자의 손을 잡고 한참 무언가 이야기를 했다. 싸운 연인일까? 불륜일수도 있겠다. ‘곧 이혼한다고 했잖아.’ ‘기다리다 지쳤어요. 더 이상 당신을 못믿겠어요.’ 여자가 택시를 타고 떠났고 남자는 그 자리에 잠깐 서있다 옷깃을 여미며 돌아갔다. 나는 푸스스 웃었다.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일 때 현관문이 열리며 내 엉덩이를 쳤다. 나는 화들짝 놀라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젠첸이 의아하게 서있었다. 핸드폰 시간을 보니 20분도 채 안된 시간이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 갈곳이 없어서.”

나는 괜히 민망해져 눈을 굴리며 말했다. 젠첸이 살짝 웃더니 제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왜 이렇게 빨리 나왔어?’ 물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갔다. 무슨 상관이야. 그때 젠첸이 주머니에서 캔디 몇 개를 꺼내 내게 건넸다.

잘 기다린 어린이에게 선물을.”

젠첸이 웃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 캔디를 내려다 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내 주머니에 넣고 아파트로 들어갔다. ‘잘가-‘하는 젠첸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방에 들어갔을 때, 웬은 화가나 있었다. 상의도 입지 않고 팬티만 걸친 웬은 엉망인 집안을 신경질 적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슬쩍 웬의 뒤를 보니 내 침대도 헝클어져 있었다. 나는 웬의 성질을 건드릴까 눈치를 보며 내 침대를 정리했다.

젠첸 이제 안올거야.”

웬이 먼저 말을 꺼냈다.

싸웠어?”

조심스럽게 묻자 웬이 나를 돌아보았다. ‘다른 사람이 좋대그러더니 울듯한 표정으로 욕실을 향했다. 지익지익 슬리퍼 쓰는 소리가 나를 향한 책망아 보였다. 나는 불편함을 떨치기 위해 이불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열심히 공부했다. 가난이 싫어서,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그 공식을 믿었다. 인강 선생님은 지금 이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하면 끝이라고 했다. 그 끝이 어디인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든다. 그 끝이, 여기였을까? 괜찮은 대학도 갔는데 성공은 아직도 저 멀리 있었다. 누구나 다 간다는 인턴을 한다는게 이렇게 꼬였다. 무급이었고, 해외였고, 나는 돈이 없었다. 인턴쉽 시작전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게 여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 이젠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어떤가? 어차피 이번학기는 날렸고, 여기선 돈을 벌어봐야 한달 벌어 한달 사는꼴이다. 그나마도 친구네서 얹혀사느라 이 수모를 다 겪고도 찍소리도 못한다. 도피라고 해도 할말은 없다. 이러나 저러나 한국에 돌아갈 생각은 없다. 그 지긋지긋한 가난에, 엄마의 하소연과 아빠의 폭력에.

이쯤되니 다시 궁금해진다. 만일 지금이 그 끝이라면,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인생의 끝에 와서도, 나는 내일을 살아야 하는데.

 

양파한테 웬수졌어?”

젠첸이 내 옆에 쭈구려 앉으며 물었다. 나는 퍼뜩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근데 왜 홀담당인 너가 여기서 양파를 까고있어?”

내가 무슨말을 하기도 전에 젠첸이 내 칼을 뺏어들며 묻는다. 젠첸은 능숙하게 양파를 깐다. ‘웬이 일이 있어서내가 우물 거리자 젠첸이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나를 빤히 바라본다.

웬이 부탁하면 다 들어주는구나 너는? “

젠첸은 투정 같은 말투로 툭 뱉은 말이었다. 그 말이 마치 내 자존심을 건드린듯, 얼굴에 열이 올랐다. 얹혀사는데, 당연한거 아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가라 앉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엉덩이에 탁탁 닦으니 젠첸이 올려다 보며 웃었다.

미안, 미안.”

젠첸은 일어나 고개로 자신의 주머니를 가리켰다. 한손엔 칼이, 한손에 양파가 들려있었다. “사탕 있는데. 먹을래?” 젠첸이 우리집에서 잠을 자면, 밖에서 기다린 나에게, 갈 곳 없는 나에게 상이라며 주던 사탕. 나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라도 하는듯 대답 없이 홀로 돌아갔다.

 

주제에, 니 팔자에 무슨 자존심이냐- 느릿한 말투로 바닥에 흩어진 집기들을 쓸어 담으며 말하는 엄마의 뒷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는 익숙하게 바닥을 치우면서 굽은 등을 내쪽으로 하고는 그 자존심을 내가 회복시켜줄 수 있다는 듯이 아픈말을 쏟아냈다. 니 주제에, 꼴에 이런 상처주기 위한 말들.

 

마감 정리를 한 후, 식당의 뒷문을 잠궜다. 매일 그렇듯, 문앞에 서서 담배를 꺼내 물며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큰 붉은 간판이 삐딱하게 걸려있었다. 환하던 식당의 불이 꺼지면, 그제야 빛을 발하듯 밝아진 그 곳엔 언제나 그렇듯 남자가 서있었다. 남자는 한손에 핸드폰을 들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나는 딸랑이는 열쇠를 가방에 넣고 쭈구려 앉았다. 구경거리. 웬은 그 남자들을 그렇게 불렀다. 쟤네 그거잖아. 창남. 말하고는 웬이 더럽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도 진짜 변태같아. 맞은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웬은 신경질 스럽게 몸을 돌려 종종걸음을 걸었다. 다 피운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운동화 앞코로 문질렀다. 문지르며 몸이 앞뒤로 흔들렸다. 변태같아. 나는 웬의 말을 떠올리며 웃었다. 누가 누구더러 - .

저기, “

한바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언제 왔는지, 기척도 없이 남자가 서있었다.

불좀 빌려줄래요?”

남자는 이질적이게도 한국말로 물었다. 나는 영어로 대답할까 고민하느라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남자가 내 손에 들린 라이터를 눈으로 가리켰다. 어정쩡하게 들어올린 손으로 남자는 허락사인이라도 받은듯 고개를 기울였다. 얼른, 불을 당긴건 그 후의 일이었다. 남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 졌다가 어두워 졌다. 담배 연기를 뱉으며 남자가 미소 지었다.

모를줄 알았어요? 맨날 보고 있었잖아.”

남자가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본인이 서있던 그 자리를 턱짓했다. 내가 멍청하게 서있자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원래 환한데가 더 잘 보여요 어두운데서 보면,”

 

 

높고 좁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건물의 꼭대기 층이었다. 양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문중 하나는 옥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약간 열린 문 사이로 바람이 들어왔다. 맞은편 문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남자는 뭐하냐는 듯이 툭 건드렸다. “거긴 아무것도 없어.” 하더니 맞은편의 문이 열렸다. 작은 스튜디오에 탁자 하나와 큰 쇼파하나가 전부였다. 한쪽에 있는 작은 문으로 걸어간 남자가 문을 열고는 나를 손짓했다.

여기가 방.”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간, 아담한 침실. 그 외 화장실 하나를 빼면 다른 문은 없었다. 남자는 침대가 좁다고 하더니 자켓을 벗으며 물었다.

먼저 씻을래?”




옛날에 쓰던 글 다시 썻는데 오랜만이라 쉽지 않네. 

재밌게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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