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까지 보고 전부터 혼자 생각했던 의문이 슬슬 커져가고 있어.
혹시 작가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자"에 대해선 공부 많이 했는데,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자와 연애를 하려는 자"에 대해선 잘 모르는 거 아냐?
작가는 그냥 준호는 영우를 좋아하고 '착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 이라는 캐릭터 문자 그대로까지만 이해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
그래서 준호라는 캐릭터라면 이러지 않을것이다, 라는 캐붕이 나타나게 되는거지.
준호의 감정과 생각을 잘 따라오고 있던 시청자 입장에선 영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 그 작은 시작도 얼마나 신중하게 시작했던 사람인데, 영우와 상의 한마디 없이 대뜸 자기 누나네 가족 보러가자고 한다고?
회전문도 영우가 스스로 나갈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고 알려주는 사람이 자기 누나가 많이 차렸다고 괜찮겠냐고만 물어본다고?
내가 아는 준호라면 음식이 다 그런거일텐데 김밥을 따로 하나 사가서 같이 먹는건 어때요? 라고 할 것 같았는데..
그래서 작가는 준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영우를 좋아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자기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착한 남자'를 그리려고 하는 것 같달까?
그리고 동시에 드는 의심은,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현실적이고 짠한 남자'를 그리고 싶어서 민우의 방향을 튼거 아닐까?
또,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부족한 영우와 반대로 '똑부러지지만 내심 마음 약한 여자'를 그리고 싶어서 수연이가 민우의 행동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으로 할 수 있는 가방 올려주기, 위협하는 사람에게서 보호해주기, 캔 따주기, 사진 찍어주기 등을 했을 때와 비틀어진 열등감에 공주하고 비꼬면서 얘기한 가정사)에 동요하는 걸 보여준거 아닌가..?
민우랑 수연이도 자기 본래 성격과 가치관대로라면 이번화에서 할 행동들이 안 나온다고 생각해.
아니, 민우는 하나못해 그정도 사회성을 갖고 있고 사정있는 사람이라고 보여주고 싶었으면 13화에서 보여주면 안되지.
그 전에 슬금슬금 흘렸어야지. 근데 그것도 아니잖아.
하여간 나는 지금 작가가 각 캐릭터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계속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