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하!
해외 나와 현지인이랑 결혼하고 십n년째 살고 있는 워킹맘 토리야.
요새 향수병이 오는 건지 한국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자주 들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다 말고 인터넷으로 한국 아파트값 검색해보고 가격보고 좌절해서 인터넷 창 닫고 그러고 있다 ㅋㅋ 한국 집값 비싸다 비싸다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넘사벽으로 개비싸질 줄은 ㅋㅋㅋㅋㅋ 과연 이번 생 중에 다시 한국 들어가서 살 수 있을까 싶네 ㅋㅋㅋㅋㅋㅋㅋ
각설하고, 한국행 비행기 타고 인천공항 딱 도착하면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아. 동질감? 편안함? 그런 느낌이 있어. 나랑 비슷한 얼굴, 다른 사람들이 뭐라 얘기하는지 집중하지 않아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익숙한 언어 같은 게 주는... 고향에 온 느낌이랄까 ㅋㅋ 친정 도착해서 짐 풀고 냉장고 뒤져서 엄마음식 꺼내먹고 뒹굴거리면 정말x10000 좋아. 근데 딱 며칠만 지나면 나 살던 나라가 그리워지더라 ㅠㅠ
예를 들자면
- 버스나 지하철 타려고/내리려고 문 앞에 서있는데 뒤 아줌마가 자꾸 밀어 ㅠㅠ 저도 여기서 내려요 해도 소용 없어 가방으로 밀어 ㅠㅠㅠ 않이 대체 왜 ㅠㅠㅠ
- 많이들 지적하는 건데, 문 잡아주기... 내 앞에 사람은 내 면전에서 문 쾅 닫아버리고 ㅠ 내가 문 잡아주면 대체 몇 명이 줄줄이 나가는 건지.. 내가 문지기야? 벨보이야???
- 내가 사는 나라는 일년 내내 나무도 파랗고 풀도 파랗고 그렇거든? 근데 늦가을이나 겨울에 한국 오면 전부 회색이야... 근처에 공원도 없고 동네에 나무도 거의 없고 하늘도 우중충할 때가 많고 ㅠ 심지어 한국은 도로 위의 차들도 다 무채색이라 좀 우울해.. 그래서 난 웬만하면 겨울엔 한국에 안 가려고 해 춥기는 또 오지게 춥잖어 ㅠㅠㅠ
- 한국은 정말 먹거리 물가가 비싼 거 같아. 그 중에서도 특히 과일!! 몇 개만 집어도 만원이 넘어 ㅠㅠㅠㅠ 먹고 싶은 게 5개라면 3개는 다시 내려놓는다...
- 여자/아이/약자에게 불친절해. 지금 애가 어려서 어디든 데리고 나가면 초긴장 상태....엄마는 죄인모드로 다닌다.. 몇 년 전에는 임신 8개월에 한국에 잠시 갈 일이 있었는데, 지하철에서 절!대! 자리 안비켜주더라..... 임신 8개월 수퍼배불뚝이가 서있어도 그냥 다들 쳐다보기만 하고, 심지어 통로에서 날 치고 지나가서 난 넘어질 뻔.... 임신 중 예민할 때라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내가 지하철에 들어서기만 해도 왼쪽 오른쪽 불쑥불쑥 일어나서 여기 앉으라고 그랬는데 ㅠㅠㅠ' 하고 남편 잡고 눙물 흘렸음;;;
- 발 밟아도 미안하다고 안한다, 택시가 불편하다 등등등등..
하아.... 뭐 이래저래 불만을 써놨기는 한데 또 떠나와 있으면 다시 가고 싶어진다 ㅋㅋㅋㅋ 내 마음은 갈대 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떻게 끝을 내지;;;
....해외 사는 모든 톨들, 우리 힘내서 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