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났을 당시 친할머니께서 아시는 용한 점쟁이분께 내 사주를 보러 갔는데,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내가 살면서 큰 사고를 한번 겪는다는 거야. 사주를 받은 그 당시에는 할머니께서 되게 걱정하셨는데 뭐 자연스레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건도 잊혀졌어.
그리고 그로부터 1년 후, 내가 2살이 되던 해에 친할머니께서 우리 집을 방문하신다고 하셨어.
내 친할머니가 무슨 종교를 믿으시는 분인데 무슨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는 집에 있는 방 하나를 비워야 된다는 거야.
듣는 말로는 부모님께서 안 그래도 방이 몇 없었던 좁은 집에서 애들 둘이 (나랑 언니) 있는데 그 중 한 방을 비워야 하니까 언니랑 내가 놀 공간이없으면 답답해할까봐, 또 사고가 나게 될까봐 처음에는 반대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몇일만 방을 비우게 되었어.
당연히 그로 인해서 그 방에 있었던 물품이 밖으로 나오게 되니까 집안 동선거리는 좁아지고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하나로 좁혀졌어. 그리고 그 복도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부엌을 거쳐가야 했었는데 하필 사고 당시 내가 물이 끓고 있는 부엌 가스레인지 밑을 지나가게 된거야. 당연히 물이 펄펄 끓고 있었던 냄비는 중심을 못 잡고 내 쪽으로 쏟아졌고 나는 2도 전신 화상을 입게 되었어.
불행 중 다행으로 그때 응급처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서 불필요한 시간 지연 없이 정말 정석대로 화상 치료를 받게 되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화상을 입은 당시 2살이었기 때문에 피부 조직도 빠르게 생성되고 어른과 달리 크면서 피부가 늘어나기 때문에 흉터는 남지 않게 될거라고 말씀하신 의사 선생님 말대로 정말 나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남은 어깨의 희미한 흉터를 제외하고는 현재 전혀 문제가 없어! 피부도 말끔하고 하얘서 친구들도 흰떡같다고 하고!
암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2살때 일어났던 사건이기 때문에 하나도 기억이 남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부모님께서 가끔 이 얘기를 들려주실 때면 어찌보면 그 사주를 액땜한 것일수도 있다고 하더라구ㅋㅋㅋㅋ
큰사고는 누구에게나 한번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맞추게된 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때가 딱 할머니께서 기도하려던 때와 톨이 다치게 된게 맞불려서 진짜 액땜같긴 하다 ㅋㅋ
크게 안다쳐서 너무나 다행이야 ㅠㅠ 앞으로는 다치지 말고 행복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