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아빠랑 대판 싸웠어. 내가 최근에 팀장 나이를 알게 됐거든. 한 40대 중반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50이 훌쩍 넘었던 거야. 우선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게 내가 팀장 인사 기록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물어봐야만 알 수 있는데 작년에 팀이 바뀌면서 팀 회식이나 사적 모임을 할 일이 하나도 없었고 애초에 나는 사람들한테 나이, 학벌, 사는 지역 이런 거 안 물어봐. 왜냐면 그걸로 내 머릿속에서 사람을 잘못 판단하고 차별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스몰톡 하면서 조금은 알 수 있겠지만, 나 이전에 있던 팀에서 고대남들이 존나 내 학교 가지고 비아냥 거려서(시발 나 서울대라고) 학벌 얘기하는 거 극혐함. 또 이 팀장이 팀장 된지 3년인가 밖에 안 됐는데 50에 팀장달았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근데 이 말 했더니 술처먹은 아빠가 엄청나게 흥분하면서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냐고, 그럼 대체 사람한테 일을 어떻게 맡기냐는 거야. 그래서 내가 말했지 일을 잘하고 못하고로 판단해서 일을 맡겨야지 학벌 나이 지역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걸로 차별하라는 거냐 그랬더니 본인은 차별하려고 인사기록을 확인해야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배경이 업무 능력이 어쩌구 하는 거야. 그러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일 맡길 때는 그런 거 확인하고 맡겨야 되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 내가 또 그럼 학벌 안 좋은 사람은 큰 업무를 맡기지도 않는다는 거냐. 그랬더니 당연하지 않냐고 그러는 거.. 아주 그래 전라도 사람은 승진도 안 시킨다는 회사 다닌 사람 답다고 생각했음
그래서 내가 그게 다 학연지연 만들려고 하는 거 아니냐. 학벌 높다고 나이 많다고 일 잘하는 것도 아닌데. 그랬더니 내가 이 팀장이 일 존못이고 되도 않게 회사에 로열티만 많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이를 듣고보니 imf 전후로 신입사원이었던 세대인 거 같더라고. 그러면서 그런 걸 알아야 상사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고 어쩌구 하면서 내가 요즘 너무 힘들어서 병원 다니고 휴직 하려고 하는데 마치 내가 패배자인 것처럼 무시하니까 정말 너무너무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남. 존나짜증
내가 이상한 거야? 요새도 다들 주변 사람 나이 학벌 학력 고향 지역 이런 거 다 물어보고 다녀? 내가 진짜 이해가 안 되어서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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