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회사원 1로 지내는 토리다. 이거슨 바빠 죽겠는데 계속 회의 소집하는 부장 새끼 때문에 빡쳐서 씩씩대다가 아아 한 잔 드링킹 하고 700타로 남기는 리얼한 회사 생활 후기!!!
1. 일보다 사람(라인 싸움)이 더 힘들다
내 경험으로 일보다 힘든 건 사람임. 특히 무능하고 게으른데 노력은 안 하는, 괜히 견제 쩔고 질투심만 많은 상사. 나한테 주어진 일은 야근을 하더라도 내가 스케줄을 짜서 해치울 수 있거든? 근데 상사가 개념이 없으면 근무시간이 무한대로 늘어남. 여기에 라인 타기 및 정치질까지 끼어들면 노답.
예를 들어 프로젝트 A가 있어. 나는 B 이사 밑에서 프로젝트 A를 개발 중임. 근데 C 부장도 프로젝트 A에 대해서 알고 싶어해. 회사 주요 이슈거든. 하지만 C부장과 B 이사는 사이가 안 좋음. 그럼 B 이사 없을 때 괜히 밑에 직원들 불러서 회의 내용과 개발 과정에 대해 캐내려고 함. + B 이사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음. 이거 하느라 1시간이 훌렁 지나감. 애초에 니 바운더리가 아닌데 그게 왜 궁금한데, 이 새끼야? 라인싸움 하고 싶으면 그냥 니네끼리 대로변 나가서 멱살 잡으라고. 아오 존나 멸치 같은 것들이 내가 주먹으로 아구창 날려도 날아가겠구만 ㅗㅗㅗ
생산성 0에 수렴하는 바보 같은 이유로 하는 회의도 진짜 많아. 앉아있다보면 진짜 현타 제대로 옴. 한 번은 대표가 부장한테 카톡으로 URL을 하나 보냈는데, 그게 의미하는 게 뭔지를 모르겠어서 전 부서 직원들 불러다가 '이게 뭘 것 같아?'라고 묻는 회의를 한 적이 있음. 와 ㅅㅂ... 살인 충동 제대로 들더라. 내 전공이 독심술이던가??? 농담 같지? 이런 경우 되게 많아...^^
2. 소통충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 회사에는 소통충이 있는데. 좋게 말해서 소통충이지 그냥 대가리 장식인 꼰대임. 맞아, C 부장이야 ^^ 맨날 한창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회의!'라고 해서 회의실에 불려들어감. 근데 그 회의 굳이 내가 참석 안해도 되는 거. 그렇다면 나를 왜 불렀느냐? 그냥 다각도로 의견이 듣고 싶대. 새끼가 나는 노는 걸로 보이냐? 관련 실무자도 아닌데 내가 그 맥락을 어떻게 알아 ㅅㅂ
그리고 맨날 근무 끝나고 자율적으로 모여서 회식 있다고 함. 자율이라고 말은 했지만 참석 안하면 개눈치줌. 넌 집도 가족도 없냐? 근데 이거 우리 회사만 그런 거 아니더라. 내 친구들네 회사도 다 똑같아 ㅋㅋㅋㅋㅋ 그들은 대체 어디서 왔는가??? 왜 안 디지고 살아있는가???
3. 월급의 60%는 감정 노동의 댓가다
대리 이상이면 웬만하면 자기 업무에 대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음. 그래서 일의 절대량이 많더라도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겠다는 계획이 섬. 일이 미치도록 힘들어서 탈주하고 싶은 경우도 물론 있긴 하지만, 사실 퇴사의 결정적인 이유는 대부분 인간관계인 경우가 많음. 한마디로 윗사람이 멍청한 또라이라서! 같은 일도 10M를 달리면 끝나는데 멍청하고 돌대가리라서 100M를 달리게 만드는 인간들이 정말 많음.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야이 새끼야 이따위로 일하고 월급받냐 그냥 나가 뒤져라'는 말을 할 수 없고, 그걸 티내서는 안 되지. 정말 진상이다 싶은 순간에도 표정 관리를 해야하지. 유치원생도 이정도로 말하면 알아들을 것 같은데 지가 원하는 답 나올 때까지 헛소리하는 새끼한테 웃으면서 설명해줘야하지. 이게 회사 생활에서 진짜 스트레스임.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견디기 힘든 멍청한 새끼들이 많아서 오는 스트레스.
4. 기승전결이 뭔지 모르는 인간들이 많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효율적인 화법이 뭔지를 모르는 인간들이 생각보다 많음. 글을 쓸 때 자기 주장을 핵심적으로 말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근거를 말하고,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강조해서 마지막에 한 번 더 언급하잖아? 그게 기승전결이지. 업무 대화도 똑같아. 기본적으로 타인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핵심을 전달하면 됨.
근데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진짜 많음. 분명히 정규교육 받았고, 입사할 때 각종 시험을 통과했을텐데 왜 저러나 싶음. 존나 상관없는 이야기 장황하게 하느라 '그래서 저 새끼가 뭘 말하고 싶은 거지'라는 스무고개를 나 홀로 해야함. 그러다보면 지쳐서 다른 일을 못함. 대체 자기 생각도 조리 있게 전달을 못 하면서 회사에는 왜 입사한 거야?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5. 바쁜 사람만 바쁘다
우리 사무실만 봐도 맨날 죽어라 일하는 직원은 정해져 있음. 체감상 일 잘하는 30%가 그냥저냥 시키면 하는 애 30%와 함께 회사를 돌아가게 하는 듯. 나머지 30%는 그냥 적당히 눈치보면서 아주 가끔 일하는 월도충임. 그들은 주로 쇼핑몰을 구경하거나,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보거나, 연예인 가십을 보거나, 카톡으로 수다를 떠는데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사용함. 나머지는 정말 미세하게 일을 하거나, 커피 마시러 가거나 화장실 가기. 이거 겪다보면 존나 빡침.
더 쓰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서 더 쓰면 야근 각이다. 암튼 토리들아 취업은 끝이 아니야. 정말 세상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들이 많고, 그들은 토리들과 함께 사원증을 목에 걸게 될 거야 ^^...
내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인정받는 회사? 그런 곳 없어 ㅗ 그냥 젓같은 조별과제의 연장선이야. 환상을 깨서 미안하다... 하지만 모르고 당하는 거 보다 알고 당하는 게 낫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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