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공고에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적혀있지만
어느 부서 몇 팀에서 그 일을 하는진 적혀있지 않잖아
나는 업무 내용이야 알고 들어왔지만
내가 맡게 될 업무가 올해 1월 1일자로 1팀에서 2팀으로 이관된 사실은 모르고 들어왔어
정확히 말하면 내 입사는 1월 2일이고, 업무 이관으로 인한 업무 재분장 결재가 1월 1일에 났더라고.
들어와보니 새로 팀장으로 진급한 상사가 나도 이 업무 모른다고
이게 진짜 우리팀으로 넘어올 지도 몰랐는데 출근해보니 결재가 나있고 토리씨가 우리팀에 배정이 됐다.
지금은 우리 팀에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미안하지만 토리씨가 하나하나 알아 나가야한다고 했어.
너무 막막해서 원래 이 업무 맡고 있었던 1팀 담당 직원(과장. 올해 진급)한테 찾아가봤는데 알아서 하라고 그러더라구.
그게 가르쳐서 될 일이냐, 내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널 가르쳐야하냐. 게다가 너는 2팀이지 1팀이 아닌데 이젠 2팀에서 알아서 교육하고 알아서 해야지 날 찾아오면 어쩌냐고
싱글싱글 비꼬면서 말하는 낯에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제가 노력해보겠습니다.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왔어.
그 후로 3주 정도 지나서 설 연휴 직전부터 내 자리 전화로 전화해서 윽박질렀어
누가 일을 이렇게 하냐고. 메신저로 갈구는건 예사였고 너랑 수준 안 맞아서 얘기 못하겠다
난 앞으로 너 말고 니 사수(대리)랑만 얘기할거다..한 다음날에 ㅋㅋㅋㅋ
아무것도 정말....아무것도 가르쳐준게 없거든?
뭘 가르쳐주고 왜 이대로 안했냐 하는거면 이해라도 하겠어
내가 진짜 누가봐도 일을 잘 못하고 있다거나 큰 실수를 한거면 이해한다고..
오히려 1팀 팀장이 내가 하는 일을 슬쩍슬쩍 확인하고 있었는데
업무 파악 빠르고 잘한다고 신입 아니고 경력을 뽑아왔냐 그랬대
솔직히 나 한달 동안 다섯시간 이상 자 본 게 딱 설 당일 뿐이야
잘하고 싶어서 인터넷 강의 20만원어치 주문해 다 봤고 주말마다 사비로 현직자 과외 받았어..
지난 금요일에는 급기야 우리팀 내 자리로 찾아와서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어
너 일 이따위로 할거냐고..거의 오프닝 멘트야 ㅋㅋㅋㅋㅋ
작년부터 타부서에서 1팀이랑 협력해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1월 첫째주에 끝이 났는데
당시엔 내 포지션이 1팀 소속이었으니 그 프로젝트 일원이었지
근데 나는 지금 1팀 문서 열람도 안되고 그런 프로젝트가 있다는 건 문서 제목 보고 얼핏 알았어
자세한 진행사항에 대해선 그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고
1팀에선 내가 2팀 소속이니까.
2팀에선 1팀이 하던 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건 당연하고.
그거에 대해서 열이 받은거야 ㅎㅎ
자기 분에 겨워서 윽박 지르는걸 지금 팀은 그냥 지켜만 봐
나가고 나면 우르르 찾아와서
아니 그걸 왜 토리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토리씨 잘못 아니니까 신경쓰지마요 하는게 다야
같은 직급인 과장님도 그냥 일어서서 파티션너머로 지켜보기만해
아무도 이 과장을 못 건드리고 나를 보호해주지 않아
이게 맞아?
내가 1팀 과장한테 찾아가서 제발 업무 알려달라고 빌어야하는거야?
다짜고짜 문 박차고 들어와서 ㅇ토리 어딨어 나와! 너 일 똑바로 안해? 윽박 지르면 고개 숙이고 다 들어야 맞는거야?
과장 나가고 나면 그제야 찾아와서 토리씨가 이해해ㅠ ㅇ과장 성격이 원래 더러워서 1팀 팀장도 손 못대 하면 네 하고 견뎌야돼?
미치겠어...
1팀 직원들이 나 보면 붙잡고 ㅇ과장님 괜찮냐고 물어봐
ㅇ과장이 하던 일을 토리씨가 받아서 다 하고 있어요? 진짜 다 넘긴거야?
내가 거기다 대고 뭐라 그래...ㅎㅎ 제가 더 잘해야죠 저 조금만 도와주세요 그러는 것도
아 이젠 너무 자존심 상해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