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예전에 소규모 회사 다닐때 얘기야
연령대가 다들 비슷하고 수평적인 분위기였어!
마음 잘 맞는 예쁘고 소중한 동료들이었는데
심쿵할 일이 동료마다 한 번씩은 있었던 것 같아
다 까먹기 전에 남기려고 글쪄 ㅎㅎ



1. 우리 팀장님 A씨

우리 회사는 B2B여서 진상 고객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
근데 어느 날 문자로 홀연히 '회사 *주년 자리를 빛내 달라'며 화환 크기는 어떻고 날짜는 어떻고;; 하는 게 왔어
메일도 아니라 단체문자인 게 명확한 연락이었음.
다시 잘 읽어보니 초대하는 게 아니라 화환 보내라는 연락이었어
것도 우리 팀장님 말고 애기사원인 나한테 옴

그거 팀장님한테 보여드렸더니 팀장님이 곧바로 "뭐야 미친놈이네?" 라고 욕해주셔서 심쿵

그래도 보내긴 보냈어. 
고객사니까

팀장님이 욕해줘서 마음 풀렸고
축하드린다고 메일도 따로 보냈어^^

2. 해외 지사 동료 B씨

해외 출장을 여러 나라로 너무 자주 다녔던 기간이 있었어
그때는 하필 회사 생활하면서 너무너무 지치고 힘들었던 때라 몸도 마음도 피폐했거든
새벽까지 잠도 못자고 계속 뜬눈으로 밤샜었어

그러다 마지막 날 밤에
지사 직원 한 명이랑 같이 저녁 먹고 싶어서 쇼핑몰 같이 갔어.
본사 직원 좋은 건 지사분들 식대를 마음껏 내줄 수 있는거니까

근데 그 동료도 너무 나한테 마음을 잘 써줬어
나 법인카드 있는데도 자기가 호스트라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 티를 사주고
쇼핑몰 옥상 정원 가서 야경 보여주고,
그 와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카롱 6구세트를 몰래 사온거야
나눠먹으면서 스트레스 쌓였던 얘기 같이 풀고 잘해보자며 훌훌~털어냈어
그 때 봤던 옥상 정원의 야경이 아직도 안 잊혀져.

더운 여름 나라라서 공기는 뜨뜻한데 밤이라 그런가 바람이 좀 시원하게 불었고
나름 대도시인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내가 촌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빛나는 도시.
술도 안 마셨는데 술취한 것 같았어

몸은 피곤해서 퀭하고 머리도 멍했는데 같이 열띠게 미래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게 생각나

나 퇴사한다고 화상회의로 말하던 날에는
선물 사놨는데... 하면서 내 이름 써진 기념품을 보여주더라고
해외출장갔다가 내 이름 보자마자 얼른 사왔다고...

그거 가지러 가야되는데 퇴사했네 ㅋㅋ
나중에 놀러 오라더라


3. 해외 지사 동료 C씨

뽑은 지 얼마 안 돼서 조금 서먹서먹했는데(나만) C씨는 되게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었어
해외 출장가서 직접 만나고 밤에 식사하고 산책하는데
거리에 버스킹하는 사람이 있더라고
근데 갑자기 자기도 기타 잘친다고 그 버스킹하는 사람한테 가더니
기타를 지가 받아서 치는 거야 ㅋㅋㅋ제이슨 므라즈 ㅋㅋㅋㅋ

나는 거기 맞춰서 노래하고
더워 죽겠는데 기타는 또 신명나게 잘쳐서 웃긴데 심쿵

옆에서 다른 동료가 동영상 찍어줬는데 둘 다 땀 오지게 흘리고 있었더라
그래두 표정은 밝았어


3. 같이 출장갔던 동료 D, E씨

이것도 해외 출장 갔을 때야
D씨는 처음으로 해외출장에 참여한 거였어
게다가 출장 도중엔 생일도 있었고...
근데 E씨가 몰래 나한테 호텔에다가 문의해서 이벤트 있는지 확인하자더라고
성급이 높은 곳은 아니어도 혹시모르니까?
근데 딱 있었어. 직원들이 케이크 주면서 축하해 주는 이벤트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거야

그래서 생일 되는 12시 맞춰서 케이크랑 호텔 직원들이랑 같이, 준비해준 모자쓰고
방 벨 눌러서 서프라이즈 해줬어 (다같이 밤늦게 퇴근해서 안 자는 거 다알았거든^^;)

D씨는 생일인데 가족들도 보고싶고 현지식도 잘 입에 안맞아서
컵라면을 혼자 방에서 끓여먹으려다가 우리가 서프라이즈해준거 보고 되게 고마웠다더라고

나도 마음이 되게 따스해졌었어^^  E씨 센스 인정
그리고 직원분들이 사진찍어줬는데
그 사진이 호텔 직원 스마트폰에 있어서 우리 중에 사진 확인한 사람 아무도 없다는 게 개그 ㅋ
다들 화장기 없이 잠옷바람에 찍은 거라 아무도 원하지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지금 와서는 호텔에 연락해볼걸 후회되긴 해


4. 다른 팀 팀장님 F씨

다들 회의니 외근이니 해서 사무실이 썰렁할 때였어
우리 팀장님도 외근 중이었는데, 이따 거래처에서 사무실에 찾아오는 다른 미팅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고 나한테 좀 미리 준비해달라고 연락이 왔어
근데 우리 팀에 남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던 것.

시간이 얼마 없어서 급하게 회의실 잡고 장비 세팅하러 분주하게 왔다갔다했지
근데 다급함이 얼굴에 드러났나봐...

저 뒤에 앉아있던 F 팀장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회의실에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뭐 문제있어요? 도와드릴까요?" 라고 물어보시는데
그 걱정스러운 얼굴이 넘나 귀여워서 심쿵...

어버버 하면서 지금 미팅 준비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뭐 큰일난 줄 알고 물어보셨대.
내가 음료수랑 문서 준비하는 사이에 모니터 스크린쉐어 기능을 홀연히 세팅해 주고 가셨다...!

여기서도 심쿵

5. 개발팀원 G씨

 특성상 개발팀이랑 같이 얘기할 때가 많아
우리 솔루션 내에 새로운 기능이 필요해서

이런이런 게 필요하다.. UI는 이렇게 구현해달라 나름 세부 내용도 적어서 요청 메일 올리고 다른 회의하러 가고 있었는데
개발해야 하는 G씨가 1분만 달라고 붙잡더라고 심각한 얼굴로...
뫄뫄 기능을 구현하려면 ㅁㅁ이랑 ㅇㅇ기능도 같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어떻게 생각하냐 물어보는데

이건 내가 생각했던 기능보다 한 단계 더 사려깊게 생각해야 하는 UI적인 내용인거야
내 요청만 구현해도 상관은 없는데
실제로 그 기능을 사람들이 많이 쓰기에 되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어

그래서  헐 G씨 씽크빅... 잘 부탁드려요 했더니 끄덕끄덕 하고 자리로 돌아감
이 사람은 요청한 것만 해치우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내가 하는 얘기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 느꼈어

그래서 심쿵


6. 같은 팀 동료 H씨

H씨랑은 같이 해외 다닐 일이 많았어
너무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둘 다 체력이 떨어졌던 어느 때였어.

출장지에서도 비행기를 한 번 더 탔거든
거기는 작은 공항이라 게이트랑 비행기가 직접 연결돼 있는 게 아니고
비행기 타는 계단까지 지상에서 직접 걸어가야 했어.
잘하면 다른 비행기를 착각해서 탈 수 있는 정도?

아무튼 지쳐서 둘 다 말없이 타러 가고 있었는데,
H씨가 갑자기 웃으면서
"토리씨 우리 그냥 OO(출장지 근처 휴양지...) 갈래요?" 하면서 다른 비행기를 가리키더라고

심쿵....

"그래요 같이 도망가요!" 하면서
출장지2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지...

그 다른 비행기가 진짜 OO행이었는지는 알 리가 없지만...
그래도 지쳤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어


흠 쓰다 보니 되게 내용이 길어졌네

마무리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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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0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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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0.03.0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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