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오디오
(스포는 캐릭터 성격 정도. 최대한 스포를 피하려고 노력하긴했지만, 혹시 모르니 민감한 톨은 돌아가줘)

우선, 장황한 감상, 들어가기에 앞서 내 개취를 밝히자면
나는 매체가 달라지면 매력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드씨가 소설을 보완하는 보완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소설을 드씨화하더라도 소설의 서술을 고스란히 나레이션으로 따라읽는 것보다, 청각매체만의 매력을 좀더 살려서 공간감/현장감/속도감 등을 소리로 나타내주는 걸 선호해.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설의 드씨화보다 만화의 드씨화가 좀더 감상이 편안한 느낌이고. 소설의 드씨화가 주류인 한드씨는  만화의 드씨화가 주류인 일드씨 대비 나레를 듣다보면 상대적으로 지루함을 느끼는 편이었어.
TMI지만 예전에 썼던 글 링크 걸어볼게.
https://www.dmitory.com/index.php?mid=voiceactor&page=15&document_srl=100575519

그리고 벨소설을 헤비하게 읽진 않아서, 선원작이 된 건 어쩌다보니 천추세인과 적해도, 딱 두 작품 뿐이었지.
공통점은 원작을 엄청 재밌게 읽었다는 것과, 드씨화된다면 나레 듣다 숨넘어가겠구나 싶을 정도의 상황서술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던 것-그리고 그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는 것.

결론부터 얘기하면 극극극극호~~~!!!!

적해도 듣다가 소름이 오싹오싹한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오디오 드라마만의 매력을 최대치로 뽑아냈다고 봐.

1. 성우님들 연/기/파/티

  1) 기사장/기씨벌 장성호님
어서와 약쟁이 공은 처음이지? 하...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기현오라는 인물은 비엘에서 묘사하기에 매우 조심스런 캐릭터성을 가졌다고 생각해. 일단 주인공은 멋짐을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하잖아? 근데 이건 약쟁이란 말이지... 소설에서도 걸핏하면 약 든 음료수를 한모금씩 머금고 입안에서 굴려대는, 제정신 아닌 마약사범이라 이거야. 게다가 선악의 기준이 살짝 맛이 간 악인. 마냥 멋지게 연기해서도 안되고, 정상인처럼 연기해서도 안돼. 굉장한 난이도라고 생각해서, 적해도의 드씨화 소식 들었을 때 난 걱정부터 앞섰다. 게다가 성호님 물보라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구. 맥퀸이 아직도 고막에 생생한데. 이건 아무리봐도 핸디란 핸디는 다 안고 시작하는 판... 근데, 괜히 장성호가 아니었다ㄷㄷㄷㄷ 목소리에서 기름기는 싹 빠졌고, 늘상 약기운을 달고 살아 기계적으로 들릴 정도로 약간 나른하고 느릿한 말투에, 때때로 느껴지는 예민함은 그대로 살아있고, 그 와중에 가끔 감정이 드러날 땐 섹시한 기현오였어. 약쟁이인데 멋진 공, 이게 묘사가 되네????? 어이없어 진짜 ㄷㄷㄷㄷㄷㄷㄷ 성호님 캐릭터 해석에 소름이 돋을 지경...
      
2) 우리 이매 김민주님
     일단 소설 속에서도 냉미남 묘사는 나올 때마다 의아했었는데, 아방하고 무해하며 소심한 그의 성격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 필터링으로 걸러내고 봤었거든. 그래서 트레 떴을 때도 위화감보다는 기대가 컸었어. 실제로 들어보니.. 내가 진짜 소설 읽으면서 이매가 짠하고 안타깝고 그랬지만 울진 않았거든?? 이매가 지폐가치를 배우고 나서 나레이션 들어가는데... 가슴이 먹먹하니 꽉 막히더니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흘러서 당황했다. 덤덤한 목소리로 감정을 그려내는데, ...하... 진짜. 와우에서 처음 인지했던 성우님인데 앞으로 믿듣하기로 했다. 이매역 맡아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해.

3) 이장레기 임진응님
     와... 목소리가 비열해. 패죽이고 싶을만큼 저열한 인간을 연기해내는데, 연기라는 거 알면서도 순간 성우님 인성을 의심할 정도로 리얼했다ㄷㄷㄷㄷㄷ 비차에서 처음으로 인지하고 천추세인으로 팬이 되었던 성우님으로, 기린패를 빼앗길 상황에 상대방과 동귀어진하겠다는(혹은 혼자 죽을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쩌렁쩌렁 소리지르던 연기에 소름이 돋았었는데. 이분은 어떤 배역을 맡으시든 천프로 녹아드시는구나 싶으면서 기립박수를 쳤다. 있지도 않은 대남사투리가 진응님의 억양과 톤으로 생명력을 가졌달까.

4) 장우개새끼 권창욱님
    생각만 하면 욕나와서 뭐라 적기가 힘드네. 성우님에 대한 욕이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욕....;;; 아니 성우님, 연기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까지 생생할 필요는 없잖아요..??ㅠㅠㅠㅠ 씹어뱉는 대사 음절마다 개새끼력이 너무 충만해서 구역질나고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어. 이새끼한테 짓밟혔을 이매가 너무 짠하고 안쓰럽다. 권창욱님은 이번에 처음 인지했는데, 앞으로 계속 찾아듣게 될 거 같아.

5) 남걸레 이민규님
서울분이시라고??? 정말??? 왜???? 사투리가 이렇게나 찰진데 어이가 없네ㄷㄷㄷㄷ 기사장이랑 붙는 장면 나오면 현웃터져 진짜 ㅋㅋㅋㅋ 이건 들어봐야 알아, 뭐라 표현을 못하겠는데 암튼 매력터져...ㅋㅋㅋㅋㅋㅋㅋ

6) 수향이 장미님
갠적으로 소설 속 사투리에서 영 입에 안붙던 게 "오하"라는 호칭이었어. 근데 장미님이 부르는 오하는 진짜 뭐든 원하는 건 다해주고 싶을만큼 가녀리고 안쓰럽고 안타깝고 귀여웠다.... 이게 장르가 비엘이 아니었어도 좋았겠다 싶었어. 수향이랑 기사장... 어... 음... 아냐, 그래도 기사장에겐 이매지! 암튼 수향이 좋은 사람 만났음 좋겠고, 장미님 좋은 배역으로 다시 뵀음 좋겠고, 암튼 그럼ㅎㅎㅎ

7) 박승철 석승훈님
    신고할 뻔.....;;; 석승훈님 혹시 약 해보신 거 아냐?-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딴소리지만 내가 이쪽 바닥에서 갑으로 치는 연기가 있는데, 박상훈님 술취한 연기임. 보편적인 로맨스에서 현우씨였나, 암튼 후배사원으로 나오셔서 술취해 꼬부라진 연기를 하셨었는데, 쐬주 한 세 병 병나발불고 녹음하신 거 같은 퀄리티여서 막 어이가 없었거든? 근데 약빤 연기의 갑은 요기잉네??????? 주연은 아니어도 여기저기 감초역할로 많이 뵈었는데, 석승훈님 주연의 연기도 듣고싶어. 응원합니다!!!


2. 미친 사운드 이펙트

어느 트랙이었더라... 밤중에 대화 뒤로 아스라히 개 짖는 소리가 깔리는 부분이 있었어. 나 옛날에 시골 살 때 밤에 멀리서 똥개(참고로 난 똥개, 똥강아지가 제일 귀여움ㅠㅠㅠ) 짖는 소리가 딱 저랬거든. 지금 사는 동네에서는 듣기 힘든 소리라, 순간 헤드폰 벗고 귀를 기울였다. 밖에서 들린 소린 줄 알고. 아무 소리도 안나서 다시 들어보는데, 폴리더라. 폴리들이 능청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현장감 꽉 채워서 살아있어. 야해의 드씨들은 좋은 헤드폰을 써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데(내가 무리를 해서라도 B&O H9i를 샀던 이유이자 보람임), 천추에 이어 다시 한 번 느꼈다.
약에 쩌드는 순간의 효과는 또 어떻고 ㄷㄷㄷ 개뜬금없는 감상인데, 나는 절대 약을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듣고있자니 정말 무서웠어 ㄷㄷㄷㄷ
그리고 드씨 완청하고 나서 소설을 다시 훑어보면서 뒤늦게 놀랐던 게, 일반적으로 나레로 처리되었을 상황서술은 폴리로, 심리서술은 대사로 처리된 게 엄청 많더라. 이게 다 나레로 살았으면 드씨는 엄청 늘어졌을 거야. 소설의 묘사를 대부분 쳐내고서도 원작의 흐름이나 감상을 저해하지 않았어.. 긴장감과 현장감은 몇백배 증폭시키면서 말이야. 소설 원작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인데. 이게 되네? 싶어서 얼떨떨하다. 각색하신 분, 절 받아주세요!!!(꾸~~~벅~~~ㅠㅠ)

한머디로 오디오 매체의 매력이란 이런거야!!!-를 외치는 수작. 야해가 천추세인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을 듣게 되어서 이젠 당황스러워.

적해도 망설이는 톨이 있다면, 원작 소재(마약, 학대, 강간 키워드)의 불호만 아니라면 1편만 한 번 들어봐.
두 귀 멀쩡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난 이제 플톡 들으러 간다~ 뿅!
  • tory_1 2019.12.21 16:12
    너무 잘 만들었음 걱정 많이 했는데 진짜 걱정한게 무색할 정도 ㅠㅠ
  • W 2019.12.21 17:32
    그러게.. 지나고보면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야해 퀄 걱정이더라ㄷㄷ
  • tory_2 2019.12.21 16:31

    나도 기사장이랑 수향이 살짝... 하다가 셀프 싸대기 후려쳤 ㅋㅋㅋ 기사장이 수향씨 부를 때 왜 내가 수향이 된 거마냥 떨리냐고 ㅠㅠ  이매 미안해 ㅠㅠ 근데 이매 너랑 수향이도 순간 엮었... 나 진짜 비엘만 파고 원작 읽을 때도 안이랬는데 수향이 성우님 목소리가 좀 장르 취향까지 파괴하는 위력이 있네 ㅋㅋㅋ 오하~ 미친 ㅠㅠ  암튼 리뷰 전체 다 받아 ㅋㅋㅋ 주조연 모든 성우님들 연기,연출 모두 너무 만족스럽고 나는 인생드씨들을 아코에서 만나서 야해랑은 좀 서먹했는데 적해도 듣고 야해랑 완전 친해진 느낌 (혼자 셀프쇼 ㅋㅋㅋ)  드디어 야해에서도 인생드씨 만났어 ㅋㅋ 2편에 명장면 파티일텐데 내 심장 어쩔 ㅠㅠ 빨리 다음편 보내주세요 ㅠㅠ 근데 실수는 하지 말고ㅜㅜ 

  • W 2019.12.21 17:36
    그치그치 기사장 수향이 부르는 거 설렘사할뻔...ㅠㅠㅠ 장미님 목소리 연기 다 너무 좋아 미쳐 내가ㅠㅠㅠㅠ 나도 수향이랑 이매랑도 엮을뻔했다가....ㄷㄷㄷㄷㄷ 주조연 모두 황홀했다, 2편 진짜 기대돼!!!! 아마 목말라 죽기 직전에 오겠지... 그거 듣고 나면 3편 기다리느라 또 목이 빠지겠지... 하... 이노무 개미지옥....ㅠㅠㅠㅠ
  • tory_3 2019.12.21 16:33
    톨 리뷰 다 받음. 소설 볼 때는 이게 드씨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드씨로 듣고 보니까 사실 적해도 만큼 (잘 만든다는 가정하에) 드씨로 만들기 최적인 작품도 없는 거 같더라. 그리고 그걸 야해가 또 해냄!!!!
    그리고 상훈님 술 취한 연기 (나 보로 들었는데도 상훈님 왜 기억이 안 나지ㅠㅜㅜ?) 진짜 또 쩌는 게 팍스보비스ㅋㅋㅋㅋㅋㅋ 상훈님 뇌리에 콱 박힌 건 팍보인데 진짜 연기 잘하시는 분이구나 싶었어... 술 취한 연기 기가 막히고요.... 술꼬장 최고ㅠㅠㅠㅜ 부분부분 아 이거 대사처리 대박이다 싶었던 부분이 애드리브라 그래서 진짜 충격이었음.
  • tory_5 2019.12.21 17:25
    적해도에 상훈님나와???석승훈님 아냐??
  • tory_3 2019.12.21 17:28
    @5 아ㅋㅋㅋㅋ 찐톨이 7)에서 석승훈님 약 빤 연기 얘기하면서 상훈님 술 취한 연기 언급해서 한 얘기야ㅋㅋㅋㅋㅋㅋ
  • W 2019.12.21 17:39
    맞아맞아ㅋㅋㅋㅋ 또 천추세인에서는 호완평 말고 단역인 여견자 강구회를 맡아서 하신 술꼬장 연기도 대단했지ㅋㅋㅋㅋㅋㅋㅋㅋ 보로에서는 하편 14트랙 처음부터 들을 수 있어!! 다시 듣고 보니 이름이 현우가 아니라 현준이네 ㅋㅋㅋㅋ
  • tory_4 2019.12.21 16:42
    나도 리뷰 다 받는다 ㅠㅠ 2편 언제 와 ㅠㅠㅠㅠㅠ
  • W 2019.12.21 17:41
    눈 감았다 뜨면 2편 발송일이면 좋겠다..........ㅠㅠㅠㅠㅠ
  • tory_7 2019.12.21 19:47
    나 진짜 너무너무 재밌어서 어제.다듣고 오늘 또 재탕하는중 ㅠㅠ 이런적 첨이야...보통 한번 듣고 봉인해놨다가 나중에 생각날때 재탕하는데 적해도는 계속 듣고싶어...다들 연기 장난아님 ㅠㅠㅠ
  • W 2019.12.22 19:36
    나도 재탕 끝냈다.. 내용은 무겁고 안쓰럽지만ㅠㅠ 밸런스를 워낙 잘 잡아줘서 듣고 있으면 귀가 만족스러워~~!! 세트 잘 지른 듯ㅋㅋㅋ
  • tory_8 2019.12.22 08:35
    야해는 어플로구매못하고 무조건 씨디로만구매가능해?
  • tory_9 2019.12.22 08:52
    응 야해는 스밍 없어서 현물 구입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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