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01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page=2&document_srl=52226944&hide_content=1
후기 02_ 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page=2&document_srl=52236321
후기 03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document_srl=52535367
후기 04_https://www.dmitory.com/travel/5254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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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06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document_srl=52559189
후기 07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page=2&document_srl=52562997&act=dispBoardWrite
후기 08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category=67624&document_srl=52867734
후기 09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document_srl=53711257
후기 10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category=67624&document_srl=53716564
후기 11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category=67624&document_srl=53719832
후기 12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document_srl=53723883
후기 13_https://www.dmitory.com/travel/53728057
후기 14_https://www.dmitory.com/index.php?_filter=search&mid=travel&search_keyword=%EB%AA%BD%EA%B3%A8&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53733464
겨울에 쓰던건데 써야지 써야지 미루다
마무리가 꼭 엔딩같아서 그만 쓸까 했던건데
요즘 몽골 이야기 가끔 올라오니
새록새록 생각이 나서 마무리를 짓기 위해 다시 후기를 작성해 볼까해
친사나와 함께한 승마를 마친 뒤
우린 숙소로 다급하게 돌아갔다.
어제 했던 홉스골 호수 입수놀이를 다시 한번 하기 위해서
해는 8시가 훌쩍 넘어야 지지만 그래도 해가 하늘위에 꼿꼿이 떠 있을때 입수해야 하기에
숙소로 돌아가 짐을 놔두고 친사나네 집에서 우릴 기다리던 다이애나와 동네 꼬마를 꼬셔 어제 그 입수장 앞까지 갔지만
극구 거부하는 다이애나를 내버려두고
하나,둘,세~ㅅ
우다다다 "풍덩"
정신이 번쩍드는 차가움
늦가을 물의 온도쯤 될까? 정신이 번쩍 드는 차갑지만 맑은 물속에 빠져
뭐가 좋은지 깔깔깔깔 거리며 달달달 떨며 나오는 모습을
지나가던 친사나가 보고 다이애나와 몽골말로 뭐라고 뭐라고 떠들어댄다.
18살 눈엔 나이많은 누나들의 미친짓쯤으로 보였으려나?
그러거나 말거나 따땃하게 뎁혀진 자갈위에 누워 대자로 누워 본다.
이게 바로 냉탕온탕의 맛인걸까?
방금전까지 떨던게 거짓말처럼 강렬한 햇살에 뎁혀진 자갈의 온기가 따스하다
우리 옆에 우리가 친스나 옆에 따라 누웠듯이 다이애나와 동네 꼬마아가씨도 함께 눕는다.
말도 통하지 않는 넷은 그렇게 누워 이유도 모른채 깔깔거렸다.
그렇게 두번쯤 더 입수 놀이를 즐긴 뒤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숙소로 돌아가자
숙소 사장님네 아들이 화들짝 놀라보인다. 거기에 대고 우린 다시 베시시~웃고 말았다.
한여름에도 꼭 온수물에 샤워해야만 하고
한여름 해수욕장 바닷가에도 안들어가는 내가
무슨 바람이 불어 그 차가운 물에 이틀 연속 들어간건진 모르겠지만
그날 그 물의 온도 풍덩하고 빠지던 순간의 아찔함 그리고 그 따뜻한 자갈의 온도는 일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리운 감각이다.
사실 8월 중순의 홉스골 호수는 입수하기에 좋은 온도는 아니다.
현지 사람들 모두 우릴 저것들 미친거 아냐?라는 시선으로 한참을 쳐다보며 지나간걸 보면
현지에서도 입수를 즐기는 시기는 아닌듯 하다.
입수를 마친뒤 말을 타러 가기전 제안받았던 저녁식사에 맞춰 돌아오기 위해
납차씨에게 1시간 뒤 돌아오겠단 약속을 하고 다급히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바로 남은 쌀을 씻고 밥을 짓고 가게로 가 감자, 양파, 당근을 조금씩 사들고 왔다.
양념거리론 쌈장 남은것 조금, 고추장, 포장김 조금
사장님께 납차씨집에 초대를 받았단 이야길 하고 밥지은 냄비를 잠시 빌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간 납차씨 집에 도착했을 때
당황스러운 퐁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웃주민이 두명이나 더 와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고
납차씨 가족은 모두 그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오잉? 납차씨네 저녁식사시간에 우리가 초대 받은게 아닌건가?
제대로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물어보진 못했지만 아닌 모양이었다.
뭔가 의사소통에 오류가 있던 모양인데...이를 어쩐다.
다들 우리가 만든 한국 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가만히 우릴 기다리고 있다니
갑자기 긴장이 확 몰려오는데...
당황스럽지만 어쩄건 가져온 감자와 당근과 양파를 썰고
다이애나가 옆에서 보조를 맞춰주었다.
6시가 되었지만 여전히 쨍쨍한 햇빛 아래서 나무 의자 위에서 양파를 썰자니
눈부심과 매움의 콜라보로 드라마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원없이 흘려볼 수 있었다.
친구를 향해...
"우리 왜 이러고 있지?"
"그러게"
그러고선 둘이 한참을 깔깔깔 뭘 할 수 있으랴 그저 웃는 일 밖에
그렇게 만들어진 볶음밥
쌈장이라도 좀 넉넉히 남아있었음 좋았으련만
부실한 양념 탓에 음식은....허접하기 그지 없었다.
계속해서 이건 한국 음식 아니라고 내 스타일 음식이라고 강조하며 만들어낸 8인분의 음식은
그냥 고추장밥........맛이 없었다.
어른들은 예의상 맛있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워줬지만 어린애들은 정직했다.
한숟갈 뜨더니 자릴 뜨며 오토바이타고 쌩 나가버리는 친사나
형을 따라 한 숟갈 뜨더니 핸드폰 게임으로 시선을 돌린 동생녀석
다이애나만이 꿋꿋이 참고 먹어주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참.............맛이 없었더랬다.
그렇게 저녁식사에 초대받은줄 알고 갔다가
음식을 해주고도 뭔가 미안하고 민망했던 변명만이 가득했던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우리에겐 또 하나의 문제가 닥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