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거주

인도 두번 다녀온 톨인데

정말 발만 붙여보고 왔어서

인도 가면 델리에서 한번쯤은 가본다는 익샤르담 분수대 구경도 못해봤어


딤토에서 인도는 환영받는 여행지가 아닌것도 알지만

그래도 개인적 호불호를 따진다면

나는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야


내가 짧게 다녀온 탓도 있지만 워낙 넓은 나라라

전국투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몇몇곳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


라이프오브파이에서 파이가 살던 폰티체리라던가

달라이라마가 계신 맥그로드 간즈의 다람살라라던가

시킴이라는 곳도 얼핏 주워듣고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고


바라나시는 가보긴 했지만 꼭 다시 가야지라고 결심하고 떠나온 곳이거든.


그런데 코로나가 이렇게 터지고 국내여행조차 조심스러워서

다른때 같으면 이미 상반기에 국내여행만 세네군데는 찍고 다녔을텐데

내가 사는 지역을 벗어나질 못하고있어


아쉬운 마음에 예전 여행사진들 들춰보는데

인도사진을 보자마자 아....이제 여긴 못가겠다 코로나가 잠식되도 몇년은 못갈 곳이구나 싶더라고

뭐 많이들 인도를 꺼리는 이유중에 하나가 위생문제잖아. 관리 안된 위생...

아무리 세계적으로 코로나 종식을 알려도 과연 인도 서민들까지 그게 완벽하게 해당될 이야길지를 생각하면 솔직히 갸우뚱하게 됨

워낙에 열악한 환경속에서 사는 사람들이고 면역력도 우리보다 더 강한 사람들이라 휴.....

최소 10년은 생각도 말아야하겠구나 생각하니까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괜스레 추억이 아련하기도하고

여행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남들보다 별별 사건을 다 몰고 다닌 편인데 인도만큼 별났던곳도 힘들었던곳도 없는것 같아.


여행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어서 항상 바짝 긴장해 있었고, 사기치려는 사람은 계속 들러붙고

그리고 뭐 물어보면 모르면 모른다고 해줌 좋겠는데 왜 다 아는척 하는건지 ㅠㅠㅠㅠ어찌보면 이게 젤 힘든 것중 하나였어

셀피지옥도 정말 지옥같았고 어떤 후기에선 1살 애기 데리고 갔다가 어른의 몇배에 달하는 셀피요청과 관심으로

애가 한국와서도 스타병 걸려서 큰일이라던 어떤 어머니 후기보고 웃으며 갔는데 내가 당해보니 웃을일이 아님...

날은 너무 덥고 공기는 아침에 쓰고 나간 마스크가 숙소 돌아오면 회색빛으로 변해 있고

바라나시에서 머리 감고는...한국와서 머리가 안빗겨져서 10센치는 잘라야했고

바라나시 냄새가 옷에서 빠지질 않아서 세탁만 네번 해야 했고

기차는 미친듯이 연착되서 내 여행일을 하루 잡아먹기에 이르렀고

어딜가든 남녀노소 우릴 빤히 쳐다보던 그 그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들(단, 고급 기차 칸이나 고급동네나 고급식당에선 쳐다보지 않음) 


한편으로는 그리운것들도 참 많아. 입이 떡 벌어지는 유적지들 타지마할 너무 아름답고 아름답고 또 아름다워

내가 만나본 나라 사람중에 가장 오지라퍼 사람들, 자기 짐 따위 내팽겨치고 우리 전철 놓칠까봐 달라붙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던 사람들

유심사는델 물어봤을 뿐인데 직접 몇군데의 가게를 일일이 같이 다녀준 환전소 직원 들

공항에서 비행기 놓칠까봐 뛰는 날 카트에 태워주던 공항직원과

뛰어서 헐떡 대는 내가 혹시나 어디 아플까봐 비행기 안타고 내 걱정하며 물어봐주던 승객들

바라나시 그 골목길에서 한국인 길치가 헤매고 있을때 일일이 챙겨주던 골목길 주민들

참 의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준 바라나시 보트투어 하는 철수씨, 짜이 타준 철수씨 동생 만수씨

다신 안타겠다고 다짐 했던 기차도 내 평생 언제 23시간을 기차에 갇혀 있어보랴 싶고

중국 낡은 버스타고 14시간 이동해보니 그 때 그 인도 기차 침대칸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더라.

바라나시 바바라씨 집에서 먹었던 라씨는 한국 어느 인도요리집에 가도 그 맛은 안나고


바라나시의 가트길과

24시간 내내 화장터가 돌아가다보니 바라나시엔 그 묘한 탄내가 공기중에 베어 있는데 그 공기속에 둘러 싸여

가트에 앉아 있으면 기분이 되게 묘해진달까 꿈꾸는 느낌?

물론 꿈이라기엔 그 공기 냄새가 옷에 너무 진하게 오래 베어 있었지만


그냥 이게 다 이젠 추억으로 곱씹기만 해야하는 구나 싶어서

예전 사진들 뒤적거리다가

추억을 좀 곱씹어봤어


나는 뭐 대단한 뜻을 품거나 미지의 세계를 경험해보겠다고 간것도 아니고

워낙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니까 궁금하기도하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본 뒤로 유적지에 관심이 많아졌을떄에

노라조 카레 뮤비 속 타지마할을 보고 뿅 가서 타지마할 보겠다는 목표로 갔던건데

결국 남는건 질리는 인도 사람들, 오지라퍼 같지만 정만큼은 한가득 인도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젤 많이 남은거 같아.



  • tory_1 2020.07.01 16:43
    나도 인도 여행 참 재미있게 하고 왔어 북인도에 머물면서 잘 먹어서 살도 찌고 ㅋㅋㅋ 백신 나오면은 맞고 가면 괜찮지 않을까 난 스리랑카 가고 싶어 아니 어디든
  • tory_2 2020.07.01 16:44
    토리글 읽는데 내가 인도 다녀온기분이다ㅋㅋㅋ 위험하다 들어서 한번도 가진않았지만 뭔가... 색다른 추억이 됐을거같긴해
  • tory_3 2020.07.01 18:14

    백신 몇년안에 나올거같은데ㅠㅠ 그거맞고 가면 안되나 ㅠㅠ

  • tory_4 2020.07.01 20:55

    인도 안가봤는데 글 보니까 넘 가고싶다ㅠㅠ(사서 고생하는 편)

  • tory_5 2020.07.01 22:01
    와 토리 글 보니까 넘 좋당....가고싶어졌어ㅠㅠ
  • tory_6 2020.07.02 00: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02 00:13:43)
  • tory_7 2020.07.02 10:26

    와....인도여행 뽐 한번도 온 적 없었는데 글이 현실감 넘쳐서 길거리가 그려지는거같아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고왔구나 싶고ㅜㅜㅠㅠ 토리 글 너무 좋다

  • tory_8 2020.07.02 10:50
    글 참 잘쓴다 토리 나도 인도 여성 범죄 때문에
    극혐인데 토리 글 읽으니 인도 가고 싶어지네
  • tory_9 2020.07.03 02:08
    찐톨 되게 글 잘쓴다 하면서 내려왔는데 다 똑같아 ㅋㅋㅋ 여행지에서 느낀 그 생생한 감정이 너무 잘 전달된다....
  • tory_10 2020.07.03 12:14

    나도 두번 다녀왔는데 희한하게 바라나시를 못갔었거든 그래서 꼭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아쉬워 혼잡하기 짝이 없지만 자기 나름대로 질서 있었던 도시며 타지마할 말로 표현 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음식들도 다 맛있었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는데 언제 다시 가보나ㅠ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이미 2024년 최고의 공포 🎬 <악마와의 토크쇼> 레트로 핼러윈 시사회 70 2024.04.16 2435
전체 【영화이벤트】 두 청춘의 설렘 가득 과몰입 유발💝 🎬 <목소리의 형태> 시사회 10 2024.04.16 1550
전체 【영화이벤트】 🎬 <극장판 실바니안 패밀리: 프레야의 선물> with 실바니안 프렌즈 무대인사 시사회 17 2024.04.12 4564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63892
공지 여행/해외거주 게시판 공지 67 2017.12.20 4270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420 해외여행 발리 직항 경유 고민... 2 12:16 17
13419 해외여행 6월에 마카오 여행 비추일까? 1 11:57 18
13418 해외여행 도쿄 숙소위주 추천해줘 4 11:00 42
13417 해외여행 혼자 방콕vs푸켓 어디가좋을까 3 10:26 52
13416 해외여행 부모님과 후쿠오카 여행 텐진쇼핑 때 부모님이 따로 관광할 곳 있을까? 3 09:14 45
13415 해외여행 호이안에서 반나절 뭐하지?😭 7 02:26 86
13414 해외여행 도쿄 짧은 일정에 돌아볼만한 장소 더 있는지 물어보고싶어!! 2 00:33 71
13413 해외여행 숙박 결제가 궁금해서. 4 2024.04.18 140
13412 해외여행 3대 모녀 푸꾸옥 여행, 리조트 추천 좀 해줄래? 4 2024.04.18 100
13411 해외여행 북경가면 뭐해야할까? 5 2024.04.18 117
13410 해외여행 이탈리아 남부 여행 가본톨들! 4 2024.04.18 156
13409 해외여행 치앙마이 잘알톨들 도움!!!!!!!! 번호만 찍어줘도 돼 15 2024.04.18 209
13408 해외여행 부킹닷컴, 아고다 같은 플랫폼 숙소 취소하면 바로 풀려? 5 2024.04.18 196
13407 해외여행 중국 결제시스템 알리페이?? 위챗페이?? 현금?? 도와죠 ㅠㅠ 4 2024.04.18 108
13406 해외여행 항공권 박사 톨들아 한번만 도와주겠니!! ㅠ(3박 5일 여행) 4 2024.04.18 226
13405 해외여행 베트남 하노이 가본 톨ㄹ??!! 4 2024.04.17 167
13404 해외여행 세부 광복절포함 6박8일 2인 43에 결제했당 야호 3 2024.04.17 184
13403 해외여행 동남아여행 전문가 있니 ㅋㅋㅋ 효도여행 가려는데 어디가 좋을까? 7 2024.04.17 248
13402 해외여행 스위스/체코/오스트리아 여행 자유vs 세미패키지? 5 2024.04.17 159
13401 해외여행 다낭, 호이안 광고 아닌 마사지, 맛집 추천해 주겠니? 3 2024.04.17 143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671
/ 671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