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필라테스B는 프랜차이즈?임을 밝혀둠(점바점이 심할 수 있다는 얘기임)
지점까지 안 쓰고 그냥 '필라테스'에 관해 쓰려다가 혹시 근처에 살고 고민 중인 톨이면 한번 가봐! 하는 마음으로 구체적으로 썼음...
건강방에 쓰려다가 약간 결이 다른 것 같아서 별방으로 왔읍니다.
*정부 지침으로 중간에 몇 개월 휴원하기도 했음ㅠ 나머지 수업은 정부 지침 준수하면서 들었음ㅠㅠ 혹시 해서 덧붙임.
먼저 본인은 약 17년째 척추측만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톨임... 거기다 책상에 앉아서 작업하는 일이 많아서 총체적 난국인데다 측만증에는 수영이 좋다는데 피부가 락스물에 심하게 안맞아서 수영도 못했음. 항상 뻐근함때문에 스트레칭을 습관적으로 하다보니 유연성 자체는 좋은 편.
병원에서는 수술을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는 걸 권하기 때문에(척추수술은 삐끗하면 골로감, 나는 꽤 심해서 골반 비대칭, 어깨 비대칭, 왼쪽 갈비뼈가 살짝 들떠있는 수준인데도 병원에서 수술은 쉽사리 권하지 않더라. 완전 대수술이래...) 당연히 팔다리 양쪽 길이도 미묘하게 달라.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물리치료는 일시적인 효과가 크니까 차라리 코어근육을 키우는게 더 좋을거라는 권유 때문에.
실제로 방송인 중에 김종국 씨가 계속 운동을 하시는 이유가 척추측만증 영향도 있다고 그러시더라고. 피지컬만 보면 당연히 현역으로 가실 것 같았는데 공익으로 가신 이유도 그쪽 때문이라고... 말 그대로 근육을 만들어서 뼈가 더 틀어지는 걸 잡아주는 효과를 보시는 것 같았음. 그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코어를 잡으면 통증이 훨씬 덜할거라는 주변의 추천...
와중에 어느날부턴가 어깨가 심하게 저리더니 한쪽 팔이 잘 안올라가더라고, 호전됐다가 컨디션 나빠지면 다시 마비?되길 반복하고 그런 식이라 이젠 드디어 뭐라도 해야겠다 하고 재활운동으로 대표적이라는 필라테스를 알아보기 시작했음.
나한테 필라테스라는 운동의 첫인상은 그... 예전에 한창 유행했었던 그 트위터 캡쳐였음. 필라테스 하기 싫어서 만든 계정ㅋㅋㅋ 분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드립같은 거... 뭔지 몰라도 겁나 힘든가보다... 기계체조인가? 근데 연예인들 한다는 거 보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군... 그래서 푼돈이나마 아껴보고자 집에서 홈트 영상같은거 보면서 운동하곤 했음. 집에 짐볼+요가매트+필라테스링(뭔지도 모르고 삼)+밴드+폼롤러 있음....
근데 마침 집 근처에서 오픈행사로 단체 필라테스 할인가 행사를 했음. 아앗 운명인가? 이러면서 뭣도모르곸ㅋㅋㅋ 가서 등록 ㅋㅋㅋㅋㅋ
(이제와 말하지만 나처럼 재활 목적으로 운동 제대로 배우고 싶은 톨들은 비용이 좀 들더라도 꼭 개인레슨을 10회정도는 받아. 그래야 단체필라테스도 돈아깝지 않게 알차게 수업 들을 수 있음.)
여기서부터는 약 2년간 필라테스 수업을 받아본 후기(내가 글 쓰게 된 선생님은 제일 마지막 분)
참, 필라테스B는 단체가 8:1인데 8명이면 강사 선생님께서 수강생들을 절대 다 봐주실 수 없는 숫자야... 그러니 단체수업은 개인레슨을 꼭 받은 뒤에 하기를 권장....
1. 나는 운이 좀 좋았던 게, 처음으로 만났던 단체수업 선생님이 되게 빠이팅 넘치는 분이었음. 그리고 동작 설명을 되게 찰떡같이 해주셔서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었다.....
여기서 잠시, 필라테스는 자격증 종류가 되게 많대. 물리치료 자격증 있으신 분들이 제일 좋고, 재활 필라테스, 임산부 필라테스, 뭐 등등 세부분야가 좀 많은가봐. 처음에 만났던 선생님은 완전 운동 홀릭이셔서(운동이 너무 좋아서 업으로 삼으신 분...) 거의 자격증은 섭렵하다시피 하셨음. 근데 이때는 뭘 몰라서 개인레슨 받을 생각을 못했어. 선생님이 되게 운동을 뽝!뽝! 시키시는 스타일이라 운동하고 나면 운동했다는 느낌(반은 착각)이 들어서 재미있게 다녔음.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이 분은 강의력이 좋긴 하지만 일단 본인이 운동을 사랑하시는 분이라...그 약간 그런 느낌, 교수님들 중에 본인이 너무 뛰어나면 보통은 잘 모를 수 있는 설명이 생략될 때가 있잖아, 이 분이 약간 그런 스타일같았음. 단체수업이다보니 약간 학생 때 국민체조하는 것처럼 다같이 동작을 맞추는 데에 중점을 둔 수업. 하지만 수업이 활기차서 즐거웠다ㅋㅋㅋ
이 선생님한테 반년정도 수업을 듣고 선생님 사정으로 떠나심(마지막 근황이 보디빌딩 하시는 거였어....ㅋㅋㅋㅋ)
나한테 운동의 재미를 알려주신 선생님.
2. 두번째 선생님은 조용하고 빡센 수업. 단체 필라테스.
그 다음으로 수업받았던 게 이쪽 선생님. 말씀도 되게 조곤조곤하시고 동작 설명은 1번 선생님보다 훨씬 구체적이었어. 그러다보니 수업 내내 거의 랩ㅋㅋㅋ 하시는 수준으로 쉴새없이 설명해주심. 그리고 필라테스는 버티는 동작이 많은데, 1번 선생님이 동작을 빠르게 8번 시키시는 스타일이라면 2번 선생님은 느~릿 하게 5번 시키셨음. 개인적으로 이쪽이 훨씬 빡셌다.... 버티는 것이 이리 힘든 줄 선생님이 바뀌고 알았음....
이 선생님한테 수업을 받으면서 내가 약간 근육을 잘못 쓰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됐음. 1번 선생님도 강의력이 있으신 분이라 무릎이나 허리가 나갔던 건 아닌데, 엉덩이 운동인데 허벅지 힘으로 버틴다든지, 2번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뭔가 운동을 반만 따라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됨. 하지만 단체인데다가 내가 측만증이 심해서 원체 비대칭이 심하다보니까, 선생님이 단체 수업에서 바로잡아주기 어려웠음. 나에겐
나한테 내가 가진 문제점을 인지하게 해주신 선생님.
3. 세번째 선생님 - 돈 많이 벌어야겠다 생각하게 해주신 선생님 ㅋㅋㅋ 개인레슨, 단체수업 다 받았음
두번째 선생님도 가시고 나서 세번째 선생님이 수업을 들어오셨는데 수업 끝나고 나가면서 바로 그러시더라고, 측만증 심하신 것 같은데 알고 계시냐고ㅋㅋㅋ 알고있다고 했더니 그자리에서 바로 쉴때마다 이렇게 하라고 무슨 동작을 알려주심. 실제로 집에가서 TV보거나 자기전에 했는데 몹시 개운했음. 알고보니 이 분이 재활필라테스 전공이셨음. 단체수업에서 스트레칭같은 걸 하는데 내가 몸이 돌아가있거나 기립근에 힘이없어서 허리힘을 가져다 쓸 때 바로 잡아주시는 게 매우 신기했다... 단체수업에서 한번씩 터치만 해주시는 거였는데 그것만 해도 굉장히 제대로 운동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음.
이 선생님은 수업 방식이 이 동작을 하면 어느 부위에 힘이 들어와야 한다,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오면 틀린거다, 콕 집어서 얘기해주시니까 알아듣기가 훨씬 쉬웠고, 센스가 좋으셔서 나같이 비대칭인 사람은 스트레칭도 양쪽을 조금 다르게 해줘야 밸런스가 맞는데 그 부분을 바로 체크해주셔서 좋았음(예를 들어서 오른쪽 8번 왼쪽 8번 동작을 하면 나한테는 오른쪽을 10번 하고 왼쪽을 6번 하라고 귀띔해주신다든지.) 다른 회원분들 취약한 부분도 금방 캐치하시더라고. 그리고 무턱대고 동작을 크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음.
단체수업을 받다보면 어쨌든 옆사람 동작이 보이니까 자꾸 비교해서 내가 무리하게 되기도 하거든. 실제로 내가 성격이 약간 급하기도 하고ㅋㅋㅋ 근데 필라테스는 동작을 크게 하는 게 좋은 게 아니고 정확히 내 몸에 맞는 강도로 해주는게(이건 모든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좋다고, 수업하시면서 무리하지 말고 타겟 근육에 힘이 들어오는지 확인해보라고 계속 말씀해주시는 게 좋았음. 어떤 의미에서는 1번 선생님하고 약간 상반되는 분이심.
앞선 1-2번 선생님하고 수업한 기간이 약 1년이었는데, 그거에 더해서 시너지가 났는지 세번째 선생님하고 수업한 지 3~4개월 쯤에 몸이 많이 좋아진 걸 확실히 느낌. 일단은 구부정하던 자세부터가 많이 펴졌고, 얼굴 보는 사람들이 안색이 밝아졌다고 했어. 아침에 일 시작하면 오후 쯤에는 요통이 올라와서 견디기 버거웠는데 그게 전혀 없음. 오후까지 앉아있어도 뒷구리가 눌린다던가 어깨가 안올라간다던가 하는 증상이 사라짐.
그리고 내가 몸이 비대칭이라 그런지 걷다가 이유없이 발을 헛디디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게 아예 없어졌음.
이러다 보니까 욕심이 나서 좀 구체적으로 수업을 받아보자 하고ㅋㅋㅋ 아주 큰마음 먹고 ㅋㅋㅋㅋ 개인레슨을 신청하게 되었음.(10번.)
그리고 지금 절반 정도 받았는데 확실히 나처럼 이미 많이 틀어진 몸은 개인레슨이 배는 효과적이더라. 나 스스로는 되게 아쉬운게, 지난 단체 받은 1년도 헛되지는 않았지만 개인레슨을 먼저 받고 남은 단체를 들었으면 훨씬 더 그 시간을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일단 숨 쉬는 법이나 근육 쓰는 법, 나같은 측만증 환자들이 틀리기 쉬운 자세라든지 틀어지는 방향같은 걸 선생님이 잡아주고 나니까 단체수업도 훨씬 알차게 듣게 되는 것 같아.(현재 월수금은 단체 듣고 화목은 개인레슨으로 월화수목금 필테 중 ㅋㅋㅋㅋ)
예를 들어서 외복사근 운동을 할 때 복사근에 힘이 없으면 뒷구리나 허리 힘을 끌어다 쓰기 쉽대. <내가 자주 이럼, 배에 힘이 없었어 ㅋㅋㅋ 예전에는 동작 쫓아가기 급급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인지가 없었음. 근육통 오면 어제 좀 빡셌구나 에구구 하는 식이었어. 개인레슨 한시간씩 받아서 뭐 크게 변화가 있을까 싶었는데, 사실 나는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뭔가 크게 달라진 걸 많이 느꼈음...
그리고 요즘 새삼 느끼는 건 젊었을 때 자신한테 투자하라고 그러잖아, 그런 게 운동 쪽에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더라. 나는 예전엔 돈버는 데에 급급해서ㅋㅋㅋ 개인 PT나 이런 비용이 너무 아깝고, 내가 운동신경이 좀 있으니까 유튜브 같은 거 보면서 대충 따라하면 되겠지 했는데 확실히 전문가한테 케어받는 건 차원이 달라서 놀랐어. 진작 알았으면 지난 시간을 좀더 활력있게ㅋㅋㅋ 건강하게 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이제라도 측만증 관련해서 내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오늘 운동하고 와서 거울을 봤는데 돌출되어있던 왼쪽 갈비뼈가 많이 들어갔더라고.(오른쪽 갈비뼈랑 수평이 어설프게나마 맞는 걸 보고 약간 감동했어 ㅋㅋㅋ 계속 운동해야 유지되겠지만.) 사실 운동으로 휘어진 척추가 곧게 펴진다거나 이런 건 불가능하대. 수술받아도 원래대로 돌아가버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하니까 뭐...나의 목표는 김종국 씨처럼 근육을 꾸준히 키워서 요통을 줄이고 자세를 바르게 고쳐나가는 것으로!(보디빌딩은 아니고 코어를 ㅋㅋㅋㅋ 속근육을 키워서 척추가 무너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거!)
헉, 쓰고 보니까 엄청 기네ㅠㅠ 척추측만증이나 기타 비슷한 질환으로 힘든 톨들이 있으면 운동 선택할 때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코로나 때문에 항상 마스크를 바짝 끼고>손소독제 바르고>기구 소독>혹한에도 창문 열어두고 수업하는데, 어서 코로나가 종식돼서 마음껏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ㅠㅠ... 이 글 읽어준 톨들 모두 건강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