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최훈민 기자(일요신문, 전명규 부회장을 까던 기사의 기자)의 페북 글(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1802200013920101&select=sct&query=%EC%B5%9C%ED%9B%88%EB%AF%BC&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6jcGgtgh3eRKfX@hlj9Gg-Akhlq)이 올라와서, 기사를 읽다가 이상해서 구글로 찾아 본 결과를 말씀드립니다.
기사에서 열거한 사실을 일일이 하나하나 검증할 시간은 없었고,
제 눈에는 아래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 15. 이승훈 선수는 동계 아시안게임 매스 스타트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승훈 선수의 이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이승훈 선수를 밀어주느라 힘을 다 뺀 박석민과 고태훈 선수는 각각 8위와 10위로 밀려 났다. 이승훈 선수보다 어린 두 선수는 이후 빙상계를 떠났다."
이 글을 읽고,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감독에게 총애를 받던 이승훈 선수가, 박석민, 고태훈, 두 선수를 이용만 하고 버렸다." 이런 생각 안 드십니까?
정말 그럴까요?
구글을 그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일단, "박석민,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검색하니, NC 박석민 선수때문에 제대로 검색이 안 되었습니다.
대신 "고태훈,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검색하니, 잘 검색되었고, 동계 아시안게임 얘기도 쉽게 검색되었습니다.
http://m.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0202800032&cp=seoul
고태훈이라는 선수는, 제92회 동계체전(2011년) 고등부에서 5000미터 2위, 1만미터 1위를 한 강원체고 선수입니다. 박석민 선수 역시 같은 동계체전(2011년) 고등부에서 5000미터 1위, 1500미터 2위를 한 강원체고 선수입니다.
나름 고등학교 유망주였기에, 2011년 2월 동계아시안게임에 매스스타트 경기에 이승훈 선수와 같이 출전하였고(당시 대표팀 감독이 경험을 주고 페이스메이커로 쓰려 한 듯), 초반에 앞서 타다가, 최종에는 이승훈 1위에 이어 8위와 10위를 했습니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518325
이 내용까지는, 최훈민 기자라는 사람이 따로 취재한 게 아니라, 그냥 인터넷 검색만 하면, 오마이스타의 양형석 기자가 쓴 글에서 확인되는 겁니다.
그런데, 최훈민 기자는 자기 기사에, "이승훈 선수보다 어린 두 선수는 이후 빙상계를 떠났다."는 문구를 달아서, 이승훈 선수나 빙상계가 이 두 선수를 이용하고 버렸다는 느낌을 주는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실제로 이 두 선수는 어떻게 그 후 되었을까요?
2011년에 고3이었으니, 대학을 진학했을 겁니다. 그래서 검색을 한 결과... 바로 한체대에 진학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즉, 최훈민 기자가 열심히 까는 전명규 부회장이 교수로 있는 한체대 팀에 들어간 겁니다.
http://blog.daum.net/dn975/14785954
2012년 초에 한체대에 입학한 후에, 1년이 거진 지나서 2012년 12월에 열린 전국 종합선수권 5000미터에 출전한 선수들 기록입니다.
단연 1위는 이승훈 선수이고, 그 밑에 한체대 후배인 박석민 선수와 고태훈 선수가 보입니다. 그런데... 기록이 이승훈 선수와는 5000미터인데도 22초, 28초 뒤지는 상태입니다. 이승훈 선수만이 아닙니다. 2위를 차지한 한체대 선배인 김철민 선수와 비교해도 17초, 23초 뒤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시안게임 매스스타트에서 8위, 10위를 한 고등학생이라 해도, 대학에 올라와서 5000미터 뛰어 보면, 한체대 선배와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심지어 6위를 차지한 서정수라는 고등학생보다도 훨씬 뒤지는 기록을 보인 겁니다.
이런 기록을 낸 선수들이 이승훈 선수때문에 빙상으로 직업 얻는 것을 포기한 걸까요? 이런 기록 선수들이 이승훈 선수가 없고, 전명규 교수가 기회를 줬으면 빙상계에서 잘 나갔을까요?
고태훈 선수는, 한번 더 인터넷에 자취를 남깁니다. 엉뚱하게도 고등학교때부터의 주종목인 5000미터와 1만미터가 아닌 500미터와 1000미터에서, 2013-2014 시즌(고태훈 선수 기준 대학 2-3학년)에 기록을 남깁니다.
cfile10.uf.tistory.com/attach/2319444F53689397357B9C
위에서 보이는 2013-2014 기록표를 보면, 한체대의 고태훈 선수는, 동계체전에 500M와 1000M에 나갔고, 500M에서 시즌 48위, 1000M에서 시즌 28위 기록을 냈습니다.
자기 주종목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저는 자기 종목이었던 5000미터, 1만 미터에서 희망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500미터 단거리는 희망이 있었을까요? 바로 위 46번 셀에 당시 중학생이었던 김민석(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선수) 선수가 있으며, 고태훈 선수(당시 대학 2학년생)보다 앞선 기록을 냈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보면, 역시 재능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받았을 겁니다.
박석민 선수의 1학년 이후 대학기록에 대해서는 구글로 검색이 되지 않았습니다. 2013-2014 시즌에 아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이 부분 수정합니다. 고태훈 선수 셀보다 위에 있는 40번째 셀에 박석민 선수가 있네요. 역시 500M 종목 전환을 시도했나본데 기록 좋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찾다보니, 여러가지 한계로 더이상 빙상을 하지 않는 두 선수의 기록에 대해 너무 까발리게 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이제, 최훈민 기자의 기사를 다시 봅시다.
" 15. 이승훈 선수는 동계 아시안게임 매스 스타트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승훈 선수의 이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이승훈 선수를 밀어주느라 힘을 다 뺀 박석민과 고태훈 선수는 각각 8위와 10위로 밀려 났다. 이승훈 선수보다 어린 두 선수는 이후 빙상계를 떠났다."
이 기사는 그냥 건조하게 사실관계만 생각하면, 틀린 말은 없습니다. 실제로 동계 아시안게임의 금메달리스트는 이승훈 선수였으며, 박석민, 고태훈 두 선수는 8위와 10위를 했고, 그 두 선수는 대학 이후에 빙상계를 떠난 것도 충분히 추측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승훈 선수가 박석민, 고태훈 두 선수를 특별히 잘하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아니고, 정정당당히 기록경쟁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박석민, 고태훈 두 선수가 전명규 한체대 교수나, 이승훈 선수와 친한 빙상계 인사에 의해 부당하게 탄압받은 것도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냥 두 선수는 불행히도 재능이 부족했고, 주종목 전환까지 노력했지만 그래도 잘 안 되었기에, 실업팀에 갈 희망이 안 보여서, 빙상계를 떠났을 뿐인 겁니다.
이제 제목에서 제가 적은, "최훈민 기자라는 사람의 기사는 제게 신뢰성이 없어 보입니다." 문장의 이유를 알 것입니다.
1.번부터 15.번까지 여러가지 추측과 부분적 사실을 섞어 적었지만, 그냥 쉽게 구글로 검색해 봐도, 15.번은 다른 사람 기사에 이미 나와 있는 단순 사실을 짜깁기 하거나 옮겼을 뿐이고, 그 단순 사실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뉘앙스(이승훈 선수가 뭔가 다른 선수를 이용하고 버렸다는 느낌)가 나도록, 최훈민 기자는 문장을 작성한 겁니다.
이런 기자의 글에 나온 얘기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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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아겜 이후에 은퇴가 아니라 그 뒤에 대학진학, 대회출전, 종목변경시도 등 스케이트 탔던건 분명한듯
갖고있다는 팩트가 어떤지 까보면 드러나겠지만
처음에 쓴 후배들 은퇴하게 했다는 그 문장만큼은 진짜 의도적이었던거같음
두번째 쓴 글에서 그게 팩트가 맞고 아니고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말돌리는거봐도;;
물론 매스스타트에서 진짜 이승훈에게 특혜가 있었고 후배 선수들이 다른 식으로 피해를 봤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팩트 확인 조금만 해보면 다 해명되는 일을 왜곡하는 글로
시합 하루 남은 대표팀 선수를 끌고오는건 비판받을 일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