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꾸밈노동에 시간 돈 에너지 다 썼는데
귀찮아서 + 공대 들어가서 여성으로서 성적대상화 너무 당함
한 학기 고백공격 열번 이상 받음 (진짜 아껴주고 이런게 아니라 그냥 옆에 있는 여자라서 성의없는 찔러보기 -> 거절당하면 ㅈㄹㅈㄹ)
돌어버릴 것 같아서 스며들려고 탈코했거든? 칼단발/질끈 하나로 묶은 머리 스포츠브라/노브라 후디 벙벙 청바지 운동화 일부러 후줄근하게 입고 다님
처음엔 성희롱 때문에 여성성 드러내는 옷 맘대로 못 입고 다니는거 분했는데
너무 편한거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시간이 절약됨
그 시간을 낭비해도 되고 운동해도 되고
오롯이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너무 좋다
그리고 거기 쓰는 멘탈 에너지가 줄어들어
고데기 하나 사는데 3시간 찾아봤는데 이젠 그 시간 다 내꺼야
그 시간에 팽팽 놀다가 충전되면 공부하러 감
아님 그 시간에 운동 더 하고 평소 관심있는 분야 글 하나 더 읽음
외모에 대해 생각 1도 안하고 산지 오래됐는데
외모는 꾸밀수록 고민하게 되잖아.
아예 포기하면 거울 봐도 아무 생각도 안들고 진빠지는게 덜해서
그 에너지로 미래 설계하고 직장에서 어떻게 일 더 쉽고 빠르게 잘할 수 있을까 고민 한번 더 함
그리고 아예 놓아버리면 주변에서돜ㅋㅋㅋㅋ 말을... 안하더라 그냥 딱 보고 아.. 얘는 가망이 없구나... 하고 넘어감
꾸미면 이쁘겠다는 말 오조오억번 듣는데 그럴 때마다 "누구든지 꾸미면 이뻐~~ 너도 꾸미면 이쁠걸?" 하고 넘어감
스스로 내 외모보다 다른 능력을 중시하고 여자 예뻐봤자 쓸모없다 상향혼 할 것도 아닌데 하고 능력쪽으로 몰빵하게 됨
그리고 외모관련 여혐공격 타격감 제로
나이들어서 미모 잃을까 불안감 제로
평안한 멘탈이 있으니 하기 싫은 일, 공부도 스스로 타일러서 할 여유가 생김
외모 꾸민다고 일 못한다는게 아니라
외모도 꾸미고 일도 잘하는거 = 애 키우면서 일하는 것처럼 이중 노동이라는 뜻
외모 노동 자체가 엄청 빡세고 불편하고 미의 기준이 여성 기능성을 크게 낮춤
나 예전 미용 몸무게보다 10키로 쪘는데
몸무게 체력 비례하는거 알아?
체력 진짜 좋아졌어 팔굽혀펴기도 잘하고 앉아서 8시간 공부 쌉가능
전엔 그냥 힘이 없음 맥아리 없어서 젊었는데도 ..그래놓고 내 체력 집중력 탓함
근육량 올라가면 체력 올라가고 사람이 성격이 유해지고 집중력 늘어나 일단 엉덩이가 무거워져
그냥 안 꾸미고 내 자유시간 방어하고 일 할 거 하고 사니까 너무 좋다
인생을 대학에 비유하면 남자들은 다 16학점 듣는데 여자들만 꾸밈노동/외모걱정/외모관리 5학점 붙여서 21학점 들어왔던 것 같아
그리고 안 꾸미잖아? 그래도 상관없는 남자들이랑 사귀게 돼
그리고 빡세게 꾸몄을 때 달라붙는 남자들보다 날 사람대접해줄 확률이 높아져 내 개인적 경험상
숏컷/단발 극혐하는 남자 필터, 안 꾸미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다 하는 남자 필터, 여자가 똑똑한 척 하는거 싫어하는 남자 필터 자동으로 됨
꽉 끼는 브라 안하고 편한 신발 신으니까 뇌도 핑핑 돌아가서 더 똑똑해진 기분이야
그동안 편한 옷 입고 쇳대 들어간 브라, 꽉 끼는 속옷, 발가락 누르는 신발 등등 다 차려입은 나랑 똑같이 성과내는 남자들은 다 나보다 못난 놈들이었어
난 공대라 안 꾸밀 자유(특권)이 있는거 알고 사회적 압박 심한거 아는데
제발 꾸밈노동이 옵션화돼서 더 많은 여성들이 풀파워로 일하고 스펙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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