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도 수기고 ㅇㅋ에 올렸던거라 딤토에 새로 올리기가 심히 민망하지만;;
몇 년 전의 나와 같은 상황에서 번뇌하는 토리들이 종종 보이기도 하고
마침 글 올렸던 게시판이 거의 뭐 없어진 수준이라..
예전 글이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내용 조금 첨삭해서 가져왔어
참고가 됐음 좋겠다
1. 인아웃 : 수험기간 10개월 -> 중상위권으로 붙음 (근데 수험기간은 신경ㄴㄴ 다른 시험 준비한 적이 있어서 과목별로 베이스가 상당했어)
2. 전체적인 생활
-일주일에 6일은 풀로 공부하고, 1일은 오후 3~4시쯤 마무리. 개인적으로는 하루를 통으로 노는 것보다 반나절이라도 공부를 하는 것이 페이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
-거의 집에서 공부했음. 기본 이론 강의를 3개월 정도 인강으로 들었고 그 뒤에는 계속 독학했어. 시간이 엄청나게 절약 됐지. 집 밖에서 공부하려면 아침에 눈 떴을 때부터 책상에 앉는데까지 한 시간은 걸릴텐데 집에서 공부하면 그냥 우유에 콘푸라이트 말아먹고 바로 책상에 앉으면 되니까. 귀찮으면 세수도 할 필요 없음.
-늘 무신경을 지향했음. 쉴 때 눈치보이고 일주일에 한번씩 놀러 나가는 것도 눈치보였지만 신경 끔. 공부할 때 거실에서 티비소리 들려도 신경 끔. 고양이가 책상에 올라오면 고양이랑 같이 공부함. 사소한 이유로 집중이 깨질 때가 많았지만 집중이 깨지는 것에 대해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음. 공부하다보면 여러 가지 방해요소가 있는데, 이런 방해요소를 일일이 신경쓰고 제거하려 하는 게 오히려 더 방해가 된다고 생각함. 그런 방해요소는 그냥 하늘에 해가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했음. 완벽한 공부환경을 만드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 게 더 현실적임. 방해 요소에 대해 분노해봤자 그 요소가 사라질 가능성은 얼마 안되고 설령 사라진다 해도 어디선가 또 다른 방해 요소가 나타나기 마련.
-2월 이후로 점점 순공시간이 줄어서 5, 6월에는 저녁 9시에 공부 마치고 세 시간 이상 놀다 잠. 수험기간의 순공 시간을 평균 내보면 하루 8시간이 좀 안 될 듯함. 내가 특이케이스인 거겠지만 베이스 있는 수험생은 굳이 9시간 10시간 안 해도 될 것 같아.
- 잠은 8시간 정도 잤고, 늦어도 8시 30분에는 일어나려고 했어. 노느라 늦게 잔 날은 낮잠으로 보충하되 아침에는 억지로라도 8시 30분 전에 일어났어. 실제 시험 치는 시간 생각하면 이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올빼미형 인간이라도 시험을 준비할 때는 바뀌어야 한다는 게 내 의견임
- 항상 시험 직전을 생각하며 공부. 내가 시험날까지 이 부분을 익힐 수 있는가 없는가, 익혀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서 공부했음.
-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지 않음. 초시생이 커버할 범위가 아니고, 사지선다이기 때문에 소거법을 활용하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봤음.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음
-기본강의를 다 들은 뒤부터는 기출문제를 풀 때 정리/암기가 필요한 부분이 보이면 b5크기 수첩에 간단하게 옮겨 적어둠. 이걸 보고 자투리 시간에 외우거나 하진 않았고, 그냥 나중에 시간 없을 때 보면 유용할 것 같아서 계속 쓰기만 함. 8월쯤에 그동안 써놓은 거 정리하니까 중복된 내용 빼고, 과목당 수첩 10장 정도 나옴. 시험 막판이랑 당일 시험장에서는 수첩만 봤어. 이건 내가 정리 못한 부분이 집약되어 있는 나만의 맞춤 노트라서 시험 직전에 보고 있음 뭔가 안심되는 느낌이 들더라.
3. 강의
- 강의를 들을 때는 [강의와 기본서의 모든 내용을 놓치지 않겠다] 라는 접근을 피하려고 했음. 적중률을 홍보해야 하는 강사들의 특성상 기본서나 기본강의에는 지엽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이 포함될 것이고, 이 부분은 초시생이 커버할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 어차피 중요한 부분은 기출 문제에 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본 강의는 1.6배속 정도로 대충 들으면서 기본 얼개와 특히 강조하는 부분만 체크. 합불을 가르는 건 불의타를 맞추는게 아니라 기출에서 안 틀리는 거라고 생각해
- 국어 강의 들을 때 문법, 표준 발음법, 맞춤법 부분은 중요 내용을 한 번씩 써보기도 했음. 특히 발음법과 맞춤법 규정을 좀 더 간략하게 만들기도 했는데 암기에 큰 도움이 됐어.
- 조심스러운데 경제학 제외하고, 다른 과목은 어지간하면 강의 많이 안 듣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강의 많이 듣는 거는 걍 자기 위안일 뿐이고.. 강사가 내용 이해시켜 주면 재깍재깍 단순화, 구조화해서 암기해야 내 것이 되는 건데, 그거 안 하고 ‘강의 들었는데 내용을 까먹었네? 다시 들어야겠다’ 이거는 걍.. 그 전에 강의 들은 시간은 무의미하게 지나간 거 아닐까 싶어. 물론 휘발성이 강한 시험이지만, 그래도 강의 듣는 기간에 내가 다음에 혼자 공부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는 작업을 해 놔야 한다고 봐. 복습을 하든지, 아니면 나중에 혼자 봤을 때 이해 안 될 거 같은 부분은 강사 설명을 필기를 한다든지 해서.
4. 과목별 의견 (의견 있는 과목만 씀)
- 한국사 : 타 과목과 달리 흐름이 잡혀 있지 않으면 상당히 애먹을 과목인데 나는 수능, 한국사 자격증 취득 등으로 여러 번 공부를 했던지라 딱히 할 말이 없음.. 다만 인터넷에서 “한국사 필노 정도는 100% 알아야 한다”는 의견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사 필노 안 읽히는 사람은 억지로 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해. 읽어도 내용이 머리에 안 들어오는데 봐서 뭐해? 차라리 그 시간에 문제를 한 번 더 풀든가 포켓노트 빈 칸 채우는 게 훨씬 나은 거 같아
- 경제학 : 경제학은 전략과목으로 삼든 방어과목으로 삼든 거시 파트를 제대로 공부해야 해. 물론 미시가 기초이긴 한데.. 고전-새고전, 케인즈-새케인즈 각 학파의 가정 및 논리 흐름을 제대로 외워서 기본 전제를 세워놓지 않으면.. 강사가 뭔 말하는지 이해 자체가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물가 지수나 러너 독점도 같은 자잘한 공식은 마지막에 외워도 되고.
- 영어 : 국7이 끝난 후 보카바이블 미니단어장의 대표단어와 뜻 두 개씩만 외웠어. 유의어 반의어 숙어 등 전부 버리고. 그리고 이동기 문법 100포인트에서 이론은 빼고 문제만 4회독 정도 진행하고.. 벼락치기로 하다보니 시험에서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왔는데, 기본 점수만 받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 해석하기보다 눈에 보이는 몇 문장만 읽어서 때려 맞추는 식으로 풀었음. 기대 안했는데 나중에 보니 85점 나와서 나도 놀랐는데.. 영어도 결국은 언어라서 그런지 이런 방식도 통하더라.
이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되길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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