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0년차 기자/에디터/컨트리뷰터 어쩌고 암튼 뭐 취재하고 글쓰고 콘텐츠 만드는 걸로 밥 벌어먹고 있음.
그나마 내 직업이 글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문과 출신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쪽이긴 한데...
그래도 토리들이 안 왔으면 좋겠당 ㅋㅋㅋㅋㅋㅋㅋ (신문/잡지/온라인 매체 다 포함) 왜냐면...
1. 연봉이 존나 짜
연봉 순서는 대략 이러함
온라인 매체 < 지면 < 대기업 계열사 매체 < 조중동 < 방송국
난 방송국 빼고는 다 굴러봤다 (조중동은 본사는 못 가봄) 근데 연봉 와... 진짜 할 말을 잃는다
사무직이 다 그런 거 아니냐고? 아니야 ^^~
초봉 2400 못주는 곳도 발에 채이고 연 인상률 3%만 되어도 눈물날 거 같음
님이 조중동 or 방송국 갈 게 아니라면 ㄴㄴㄴ
잘나가는 중소/웬만한 중견 사무직이 훨씬 많이 받음
그 기분 아니...? 모두가 내 회사 이름을 아는데 정작 내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너무나도 겸손한...약소한...
근데 난 낮이고 밤이고 사생활과 일의 경계없이 경찰서에서 구르고 법원으로 뛰어가고 자고 일어나면 다른 매체에서 물먹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하고
난 분명 기자인데 너도 동영상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고 혹시 포토샵 할 줄 아냐, sns도 니가 운영해볼래 하는 거... 생각보다 흔하다? ^^...
2. 일과 사생활 경계 실종
기사와 콘텐츠의 소재는 도처에 널려있고, 요즘은 매체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가 쏟아짐. 취재원은 내가 멍 때리는 시간에 경쟁사 기자랑 소주 마시고 있음
그 말은 뭐다? 자는 시간 말고 다 모니터링 하고 취재원을 만나야 간신히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 ^^!
맨날 새로운 거 내놓으라고 지랄지랄 하는데 사람이 잠도 좀 자고 힐링도 좀 해야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갈거 아닙니까???
경쟁사에서 뭐라도 터지면 바로 데스크한테 전화오고 팔로우업 못하면 깨질 각오 해야함
사무실에서 내가 기사 마감 하고 있는데 경쟁사에서 단독 터졌다? 데드라인 앞두고 바로 기사 엎어야함
집중해야하는데 왜 취재원 멘트 못땄냐 아직이냐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거 들으면 살인충동 생겨 멘탈 약하면 공황장애는 덤
3. 미래가 안 보인다
지면은 다들 알다시피 지금 사장되는 중임. 그렇다고 온라인이 미래가 있느냐? 아니요?
속보 경쟁이랑 조회수 불 붙어서 기레기 양산되는 거 실시간으로 보고 계시죠? 그게 바로 제 동료들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게 싫어서 지면으로 다시 입사했는데 회사가 망해부렸으~~~~~
기자는 퇴사하고 갈 곳 없으면 뭐하냐고요? 홍보로 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맨날 기자님 소리 듣다가 홍보 가서 적응하는 기자 출신은 극히 일부임
그리고 솔직히 홍보가 기자보다 할 일 더 많고 힘들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회사에 따라 돈은 더 주겠지만)
4. 존나 체계없음
도제식으로 기사 검수받고 정석으로 배우는 매체는 전체 언론사 중에 한 5% 정도 될까? (이것도 많나?)
심지어 데스킹이 제대로 되고 있는 언론사는 인지도 좀 있는 지면이랑 방송사 정도임
정말 주먹구구식이야... 최악의 경우 기자인데 광고 영업 강요 당하는 거 넘나 흔한 일
취재하라고 뽑아놓고 왜 판매 부수 늘리라고 압박 주죠???
요약: 그냥 기자 하지뭬... (조중동, 방송국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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