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속의 시간은 프로그램을 찾는 자기님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에겐 기약하기 어려운 이별이고, 또 누군가에겐 복리이며, 또는 성공 혹은 목표를 위해 내딛는 노력의 시간들. 이들이 허투루 여기지 않는 시간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교훈으로 돌아왔다.
10월 6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 125회에는 '팔도리포터' 특집을 맞아 KBS 1TV '6시 내 고향' '오! 만보기' 코너의 열정 넘치는 리포터 이정용 자기님이 출연했다.
1박2일간 5만 보를 걷는 도전을 하며 고향의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는 자기님은 사람들이 알아주든 아니든 이토록 열심히 하는 이유에 대해 늘 만나곤 하는 80-90대의 어르신 얘기를 꺼냈다.
어르신과 만나 추억을 쌓은 뒤 헤어지는 순간 '또 올게요'라고 습관처럼 인사 겸 약속을 하곤 하는데, 돌아보면 "그게 어쩌면 어머님과 내가 이 세상에서 만나는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그래서 항상 어머님 아버님을 뵐 때 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이어졌다.
이는 TBC 대구 방송 '싱싱! 고향별곡'의 리포터 한기웅 자기님도 공유하는 생각이었다. 10여 년간 리포터로 일해온 한기웅 자기님은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맞아 최근에는 "옛날에 갔던 마을을 다시 찾아가"는 식으로 방송을 진행 중이라며 "뵈었던 분들을 다시 보러 가보니 그 분이 안 계시는 경우가 있더라. 어르신들에게 10년이라는 세월은… '다음에 또 올게요'라는 말은 거짓말이더라"고 토로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처럼 두 사람에게 10여 년은 짧은 시간 안에 정든 내 이웃과의 이별이었으나, 시간이 인생에서 어두운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었다. 9월 29일 방송된 124회에 출연한 자기님들에게 시간이란 목표를 향해 내딛는 성취의 발자국과 같았다.
2004년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해 작년 40살의 나이로 은퇴를 했다는 파이어족 김다현 자기님은 약 5억의 은퇴 자금을 모은 것이 시간이 주는 복리 효과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봉 1,800만 원으로 시작해 나이가 들수록 차근차근 쌓인 월급으로 약 16년 만에 목표한 금액을 모으는데 성공했다는 것.
1984년 미스터코리아 출신으로 지금까지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4만 원 체육관의 관장 한동기 자기님에게 대략 40년 정도의 시간은 절제의 삶이었다. 그는 평생 철저하게 지킨 식단 탓에 친구와의 모임조차 참석하기 어려운 인생을 살았다며 무척이나 외로운 혼자만의 싸움임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 중인 식단은 그의 삶을 성취로 이끄는 값진 수단이었다.
이 외에도 새로 개명한 이름 허석김보성으로 '유 퀴즈'를 찾은 김보성에게 지난 세월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간이었고, 우정 여행의 조각들 지진희 조승우 황정민에게는 유명하지 않던 배우에서 스타로 성장하기까지 추억을 양분 삼아 달린 성장의 시간이었으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에겐 단 한 번의 결실을 발휘하기 위해 열심히 축적한 땀방울의 시간이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은 각자에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미를 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을 짤막하게 정리해 보여주는 '유 퀴즈'는 시청자들이 타인이 쌓은 시간들을 마주하며 스스로의 시간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의를 갖는다.
시청자들은 '유 퀴즈'를 보며 재미와 동시에 뜻깊은 시간을 갖는다. 본인에게 약 10여 년의 시간은 이별, 성취, 노력 중 과연 어떤 시간이었나. 때로는 그 시간 안에 정든 누군가를 떠내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성취하고 성장하기도 하며 우리 개개인은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된다. '유 퀴즈'의 자기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시청자들에게 그 어떤 예능보다 값지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110071322340010
너무 좋은기사가 떠서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들고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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