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민지 기자]
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는 독특한 포맷을 내세웠다. 예능과 드라마 사이 어느 지점에 있는 버라이어티이다. 출연진은 상황 속에 들어가 각자의 역할을 연기하지만 대본 없이 주어진 상황에 몰입해 미션을 수행해낸다.
최근 첫 공개된 1,2회에서는 예고살인을 막기 위한 탐정단의 첫 추리호흡, 섬에서의 보물찾기 이야기가 다뤄졌다. 눈 앞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뒤 탐정 7인은 두번째 살인을 막기 위해 추리력이 필요한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살인과 미션 등은 모두 제작진의 설정 아래 설계됐지만 그 안에서 탐정 7인이 하는 말과 행동 등은 모두 대본 없이 진행됐다.
새로운 형식의 예능이기에 시청자들에게 낯설 수 밖에 없다. 이는 출연진에게도 마찬가지. 예능 베테랑 유재석도 "이렇게 어려운 프로는 처음이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독특한 형식이기에 카메라 뒤 다양한 상황들이 존재한다. 방송을 봐서만은 알 수 없는 장치들이다.
▲ 어디까지 대본이고, 어디까지 리얼인가
'범인은 바로 너'를 보면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리얼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1회 등장하는 M의 죽음은 대본, 그 이후 탐정 7인의 리액션은 리얼이다. 이런 포맷을 처음 접하는 출연진이기에 초반 당황하기도 했다고. 이를테면 죽은 M을 예능식으로 접근하면 장난스러운 애드리브를 할 수 있고, 이를 리얼로 받아들이면 크게 놀라게 될 터.
여기서 유재석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것이 PD들의 설명이다. 조효진PD는 "아무래도 출연진이 유재석 씨를 많이 보게 되더라. 그가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거다. 사람이 죽었을 때 '움직이는데?' 하면 자기들도 그렇게 해도된다고 생각할텐데 진지하게 쳐주면 이건 진지하게 리액션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거다. 예능으로 가야할 부분, 리얼로 가야할 부분을 잘 길잡이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리얼한 상황에 멤버들을 몰아넣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있었다. 예고편을 통해 3회에 이광수가 살인자가 되는 설정이 등장했다. 이광수가 자고 일어나니 살인현장에 있는 상황. 제작진은 이를 위해 이광수에게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고 눈을 가린 채 그를 현장에 위치해뒀다. 안대를 벗긴 후 바로 촬영이 시작됐다. 현장에서 도망갈지, 증거를 없앨지 등은 순전히 이광수의 선택에 맡겼다고.
▲ 모든 변수를 고려한 2,3안의 설정들
치밀하게 짜놓은 상황 속에 출연진을 몰아넣은 대신 모든 선택은 출연진이 하도록 만든 포맷이다 보니 변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1회의 경우 이들이 C의 집에 갇힌 후 추리를 통해 이를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이 주어진다. 탐정단이 추리를 해 탈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제작진이 생각한 그림은 달라질 수 있다. 미션에 실패할 가능성도 허다하다.
탐정 7인을 제외한 특별출연 게스트들은 대본 플레이를 하고 정해진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하도록 설정돼 있다. 하지만 탐정 7인은 펼쳐질 상황을 전혀 모르고 들어가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수 밖에.
이 때문에 제작진은 매 상황 속에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2,3안을 준비해뒀다. 범인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이를 잡았을 경우, 이를 놓쳤을 경우 엔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탐정들이 범인을 잡지 못해 범인의 승리로 끝날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2,3안을 준비해뒀다고.
조효진 PD는 "우리는 녹화가 4시간 안에 끝날지, 14시간씩 찍어야 끝날지 풀 때까지 계속 가는거다. 엔딩이 어떻게 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주형PD 역시 "1회의 경우 유연석이 잡힐지 말지에 따라 다른 엔딩 스토리가 준비돼 있었다. 실제로 촬영하며 2,3안으로 것도 있다"고 밝혔다.
▲ 촬영보다 힘든 후반 작업
'범인은 바로 너'는 그 특성상 NG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중간에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 이 때문에 매회 100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돼 다각도로 모습을 담아냈다.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작업에 더 공을 들이기도.
조효진 PD는 "최대한 멀티카메라를 써서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찍을 땐 리얼리티다 보니 최대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했다. 후반 편집에서 스토리를 보다 디테일하게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주형PD는 "카메라를 지우는게 힘들었다. 그것만 한달 이상 걸렸다. 예능을 보면 VJ가 같이 달리는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건 극 상황 속이라는 설정이 있으니까 카메라가 나오면 느낌이 떨어진다. 처음부터 카메라를 최대한 안보이는 식으로 배치해서 찍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VJ들이 나오는건 지웠다. 카메라를 지우는데만 해도 오래 걸렸고 후작업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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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보니까 몇가지 아리송했던게 풀리긴 한다. 광수 살인용의자 되는게 내일 방송분이던데 이거 생각하면서 보면 또 다르게 보일거 같기도 하고.
사실 아직 꿀잼!!! 느낌은 아닌데 색다른 부분은 있는거 같아서 3,4회까지는 봐보려고.
게스트들은 진짜 대본을 읊더라ㅋㅋㅋㅋ그나마 연기짬밥 있으신 분들은 나은데 홍종현이나 김수로는 스스로 어색해한건지 넘 자연스럽지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