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리들
난 강아지, 고양이를 매우매우 무서워하는 사람이야. 무방비상태에서 마주치면 소리는 안 지르지만 그대로 얼어서 동물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 소리도 꽤나 무서워해. 특히 강아지 짖는 소리보다는 고양이 울음소리.
어렸을 때 본가가 주택이어서 길고양이들을 많이 마주쳤는데 그 땐 지금만큼 무서워하진 않았어서 괜찮았어. 그 뒤론 아파트단지로 이사가면서 동물 소리 들을 일은 딱히 없었어. 그러다가 작년 3월에 자취를 시작했어. 계약하는데 부동산에서 키우는 동물 없냐고 묻더라고. 그래서 없다고, 이 건물 동물 못 키우냐고 묻고 그렇다길래 잘 됐네 생각했어.
근데 얼마 전부터 건물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려. 퇴근하고 들어가려고 복도에 들어섰을 때 자주 들리고, 환기하려고 창문 열였을 때도 소리가 들어와. 아무래도 옆 방인 것 같아. 방음이 심각하게 안 되는 건 아니야. 근데 고양이 소리가 높다보니 귀에 딱 꽂히더라고. 즐거워야 할 퇴근길이 복도에서 고양이 소리 들을까 걱정하는 길이 되었어.
그래서 관리인한테 말해야 하나 하는 나의 고민을 직장 동료에게 말했더니 동료가 너무 매정하다더라고. 그럼 그 고양이 주인은 본인 집에서 고양이 못 키울텐데 고양이는 어디 가냐고, 단순히 듣기 싫은 거 때문에 한 생명이 가족을 잃게 만들어야 겠냐고 그래. 모르겠어. 동료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애초에 이 건물에 동물 키우는 게 금지잖아. 내가 먼저 규칙 어긴 사람 사정을 봐줘야 하나 싶은 마음이 더 커.... 동료 말대로 내가 너무 쓸 데 없이 예민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관리인한테 얘기를 해도 될까 아니면 소리를 차단할 방법들을 생각해야 할까
톨이가 사는 건물이 반려견금지면 관리인한테 말해도 된다고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