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혐주의)))))
내 자취방은 원룸이고...
깔끔하냐 더럽냐 물으면 더러워...
단언할수 있어 더러워...
쓰레기가 막 널부러져있거나 물건이 굴러다니는건 아닌데...
바닥 닦는걸 귀찮아해서 그냥 슬리퍼 신고다니고...
청소기나 1~2주에 한번 돌리고 .. 먼지포 한번 슥슥 밀어주고 끝이야...
화장실 배수구는 샤워전에 조지면 되고 싱크대도 설거지하며 다 치워버리는데
유독 방만 더러워,,,
나 진짜 쓰레기 쓰레기통에 넣고 뚜껑 닫으면 열때마다 냄새나는거 싫어해서 (계란껍질 등 ㅠ)
그냥 봉투만 바구니에 넣어두고 쓴단말이야 열어두면 금방 말라서 별 문제 없는것같길래..
늘 같은 자리에 봉투만 얹어두고.. 그냥 그렇게 살았지...
날파리들이 좀 늘어나도 그냥 여름이니까~~~ 하고 말았지..
근데 오늘... 저녁먹기전에 분리수거나 할까~~ 하고 봉투를 툭 건드렸는데...
날파리 서른마리가 갑자기 뽷 비행하는거야..
너무놀랐어... 소름끼치고.. 너무놀랐어...
그래서 잠깐 물러났다가... 날파리들이 다시 봉투로 돌아갔을때...
순식간에 입구를 막아 모든걸 봉인했어...
반투명한 종량제 봉투 너머로 윙윙거리는 그것들이 끔찍해서 속이 매스꺼웠어...
그래도 악마의 주둥이를 다물게 했다는 마음에 안심이 돼 주변을 둘러봤는데...
이게 끝이 아니였어 ... 주변엔 아직 들어가지 않은 주민들이 많았고...
내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해 미친듯 비상하며 내 주위를 맴돌았지...
정신이 혼미했어... 하지만 이왕 마주한 현실 당장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봉인한 봉투를 들어내고 아래를 봤는데..
왠걸 날파리 알들이 우수수수수수수 떨어져 있는거야...
진짜 .. 세지도 못할만큼 어마어마한 양이...
빼곡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였어...
작년 여름 쓰레기통 뚜껑을 멀쩡히 닫고 살던 시절
쓰레기통을 비우려다 통 안에 다닥다닥 붙은 싱싱한 날파리 애벌래들을 마주하고
그 모든걸 처리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멀어져가는 정신을 다잡으며 물티슈를 왕창 뜯어왔는데...
알인지 벌레인지 미동이 하나도 없는거야...
그 많은것들 중 단 하나도...
맞아.. 그건.. 벌레나 알이 아니라..
이미 다 부화하고 남겨진 껍질들이였어...
저만큼의 날벌레가 우리집에 이미 살아 숨쉬고 있는거였어.......
내가 .. 청소를 안 한 것도 있고...
눈 나쁘지만 안경 안쓴게 편해서 걍 맨눈으로 침침한 세상을 살아가던 탓도 있겠지...
그치만 이건 심했어 .. 심했어..
여름이 되고 입주 후 n년간 안보이던 불개미도 나오던데..
다 내 업보겠지...
아무리 좁은 방이라고 해도 쓰레기봉투와 가장 멀리 있던 책상 근처까지 날파리가 날아올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이미 늦은 후회지만 정말 머리가 띵하고 가슴이 미어져...
지금도 미처 처리하지 못한 왕날파리들이 사라진 보금자리를 찾아 사방을 날아다니는데...
아직 정신이 혼미해... 진짜 너무 커서 난 우리집에 참새가 들어온 줄 알았어...
오늘의 교훈... 날파리에게 빌미를 주지 말자...
너무나도 더럽고 끔찍한 글에 차마 달 덧글을 찾지 못했다면...
불개미약 추천해주면 고맙겠어..........
다 죽여버릴거야...
으아아아아악 초파리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