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톨들아.
한 해가 끝날 때마다 찍었던 사진들을 되새김질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곤 해.
지긋지긋했지만 그렇다고 길지는 않았던 2018년 같네.
이제 보내줄 준비를 해야겠어.
혹시나 싶어 전 글은 링크해둘게. https://www.dmitory.com/photo/5832129
문제되는 부분 있으면 알려줘. 빨리 수정할게.
사진의 양이 많으니 조금 기다렸다 보는게 좋을것같아.
1월 1일에 보름달이 떴었다.
처음 혼자 갔던 강정보였고, 사람이 꽤 있어서 놀랐다.
1월 1일보다는 1월 2일이나 1월 3일이 새해가 왔음을 더 실감하게 되는 기분이다.
그래도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달라진 건 별로 없음을 느낄 뿐.
길 가다가, 너무 놀라서인지 카메라도 초점을 잃었다.
엄마의 수술을 위해 서울로 왔다.
사실 실감이 나질 않았고, 담당의사가 말하는 괜찮을거라는 말에만 의지했었다.
그렇게 서울에 온 날 늦은 밤, 눈이 엄청 내렸다.
지금에 와서야 이 때가 참 예뻤음을 알 순 있지만, 그 때는 참. 무슨 말을 해야할지.
그래도 눈 자체가 싫진 않아서 이리저리 눈을 밟고 다니긴 했었다.
괴로워도 배는 고프듯이.
겨울하늘은 따뜻한 색이라 좋아한다.
가을과도 다르고 여름과도 다른 그런 특유의 뭔가가 있다.
이 날이 올해 서울에서 가장 추운 날이었다고 하더라.
영하 18도라니. 어쩐지 사람이 코빼기도 보이질 않더라.
엄마의 수술은 8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히 잘 끝났고, 중환자실에 하루 있어야 했기에 대구로 내려왔다.
중환자실 면회하는 그 짧은 시간이 그렇게나 힘들 줄이야.
마치 내 슬픔을 스스로 퍼먹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퇴원 전날.
친한 동생들은 서울에 취직했고, 나는 아직 대구바닥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똑같다.
퇴원날.
방어회를 먹고싶다는 엄마 말대로 방어회를 먹으러 갔다.
180일치 약무더기와 같이.
여유를 가진다.
이제 다른 것들에도 눈이 간다.
여전히 육교가 무섭다.
고소공포증은 나이가 들 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번개시장
고양이들이 참 많다.
불안한 마음이 불길한 일을 불러오는 거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이젠 믿어야겠다.
전날 저녁, 엄마 혼자 집 근처를 혼자 나갔다가 계단에서 또 넘어지고 말았다.
아침이 되서 엄마가 그렇게 큰 비명을 지르는 건 처음이었고, 난생 처음 119를 불렀다.
근처 대학병원에서 진통제를 맞고, 혹시 몰라 또 서울로 올라갔었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아픈 순간이 당분간은 잦을거라 담당의사가 얘기해준다.
어제의 그 일 이후로 저녁만 되면 신경이 곤두섰다. 전화가 울리지 않길 바랐다.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넌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가 돌아왔을 때 엄마 다리에 정수리를 그렇게 비비던 걸 보니 뭔가 알았는지도.
서울에 올 때 항상 눈이 온다.
1월과 2월동안 서울에 뻔질나게 드나든 기분이다.
마냥 좋다가도, 내일 도로가 얼지 않길 바란다.
이번 수술 경과가 괜찮으면, 당분간 서울로 올라오지 않아도 된다.
엄마와 같이 올림픽 공원을 산책했다.
다행히 모두 잘 끝났고, 엄마나 나나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걸었다.
엄마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게 눈에 띄었다.
벌써 봄 준비.
오랜만에 늦게 들어갔다.
친구들을 빼곤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동아리원들과 드디어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후배라기엔 동생이고, 동생이라기엔 친구지만.
제주도에도 눈이 왔다.
택시기사분 말로는 제주도에 찾아온 역대급 폭설이라고.
하지만 금세 해가 뜨고, 금세 다 녹아버렸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
그 동안 쌓인 것들이 조금은 풀어지는 듯하다.
마침 하늘엔 별빛이 가득하다.
대구에 오니 또 눈.
또 눈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눈이 아직은 좋다.
고맙다 사장님녀석
서울은 대구보다 오랫동안 해를 맞을 수 있어서 좋다.
늘 부럽다.
졸업식.
친한 후배들의 스냅사진을 담아줬다.
한 순간에 생기를 잃어버릴 줄이야.
아직은 춥다.
잘 버티는 모습에 그저 고맙다.
아끼는 인형. 여전히 머리맡에 두고 잔다.
봄을 알리는 비일까
삼월에 눈이라니.
엄마는 눈을 만지고 싶어했고, 옥상에 가서 작게나마 눈사람을 만들었다.
가끔은 여기도 빛이 켜지긴 하는구나.
이제 급경사로가 미워진다.
뭔가를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게 왜 문제인지 알기가 참 힘들다.
목련이다.
이제 곧 봄이라는 말.
라고 적기가 무섭게, 또 눈이왔다.
대구에 3월말에 눈이라니. 이 무슨 전례없는 일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매화는 피고 있었다.
눈까지 내렸는데. 대단하구나.
영생덕이라는 중국집에 갔다.
올해들어 연을 맺은 사람의 수가 최근 3년간 연을 맺은 사람의 수보다 많은 기분이다.
이 때가 겨우 3월 말이었는데도.
다시 꽃집의 꽃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봄은 왔다.
이번엔 여기에서 벚꽃을 구경하겠노라 마음을 먹고 돌아선다.
학교에서 벚꽃을 자주 봤는데.
올해도 학교에서 벚꽃을 보긴 하지만, 학생의 신분은 아니게 되었다.
다시 찾은 올림픽공원. 이번엔 촬영의뢰를 받고 오긴 했지만.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부근에서 배우 김학철씨가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걸 기억하고 있는 것도 왜인지 모르겠다.
벚꽃의 끝
시끄럽지 않은 이 곳에서 편히 벚꽃을 즐겼다.
19년에도 여기만큼은 조용하길.
서울이 삼계탕이 유명한가..?
어느 새 녹음.
사실 계절을 느낄 새가 많진 않았다.
난생처음 피크닉이란 것도 해본다.
유채꽃 필 무렵 하중도에 들른다.
안쪽 깊이 들어오면 있는 이 나무 두 그루를 참 좋아한다.
뭔 바람이 들었는지 이런 식으로도 보정했었다.
저녁만 되면 내가 뭐하고 있지, 라는 생각에 빠진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모든 걸 팽개치고 알바라도 해야 정상이니까.
어느 순간 다 박살나버린 곳.
허망하다.
어쩌다보니 새롭게 촬영 일을 하게 되었다.
사진에 담기면 클리셰가 된다.
아니게 하려면, 이라고 질문한 뒤에 한참 생각한다.
계절을 느끼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인기쟁이.
남의 것이지만
밤에도 장미는 장미다.
급하게 준비했지만 평소에 하고싶었던 내용으로 전시를 했다.
전시를 하게되면 전시장에 자주 나가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피하게된다.
화석은 학교축제 구경하는거 아니랬는데...
확실히 제일 싸네.
퍼블리셔스 테이블에 갔다.
많은 참가자들, 더 많은 사람들.
어쩌고 저쩌고 할 필요가 없다.
걷다보면 가끔 귀한 장소를 마주하곤 한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바다를 보고싶을 때가 있다.
처음으로 다대포를 가봤다.
유독 낯가림이 없는 녀석
뭔가 외로워질 때마다 가면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도 아닌 고양이한테 위로를 이렇게나 받을 줄이야.
예외인가
퀴어페스티벌.
여전히 페스티벌 참가자들보다 페스티벌 반대 참가자들이 더 많이 보인다.
거 참.
인기쟁이들
난 너무 많이 들었더니 신물이 좀 나려고 한다.
초록이 아닌 것들은 조금씩 사라진다.
올 여름은 참 더웠다.
고양이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게 만드는 더위.
옛 동네를 가끔 들른다.
아직도 이 곳에서 사는 미래를 그린다.
덤앤더머 같았다.
멍청미 돋네
가끔은 등이 시리다.
여름은 참 길었다.
집에서 쉬어야만 하는 엄마는 우리집 고양이에게 마음을 더 깊이 주고 있었다.
안는것 지독하게 싫어하고 발톱 깎는것도 싫어하지만 배는 만져도 괜찮다.
별 일이네.
여름에 나와서 사진을 찍으면 벌레들때문에 고역이다.
깔따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방역을 제대로 안하는 건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카페가 문을 닫는다.
귀한 손님이 오면 꼭 여기에 데리고 가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동안엔 귀한 손님이 오질 않았고, 이젠 오더라도 데려갈 수 없게 되었다.
남의 돈으로 워크샵이라는 것도 온다.
내 돈 안 쓴다는 것 빼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자한 미소
여름구름이다.
촬영 겸 쉬러 들어온 오래된 다방.
이런 게 그냥 없어진다는 건 말이 안된다.
싸게 팔아줘라
늦여름까지 여길 자주 지나갔다.
다들 약속했다는 듯 카메라를 들어 하늘을 찍는다.
이 하늘을 못봤을 사람들에게 이 사진을 보내려고, 라는 말을 한다.
도대체 왜 이런 하늘도 편히 볼 수 없는 것인가를 생각한다.
늘 친구 덕을 본다.
맛있는 걸 먹었다.
이렇게나 웃으면서 말합니다
"무엇이 진실일까? 당연히 우리는 더 많은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난 아직 기억해요
묘연한 행방
8초도 안 걸린다
지긋지긋했던 여름도 끝나간다.
그에 맞춰 지긋지긋했던 연도 이젠 끝내버렸다.
나를 괴롭혔던 연은, 정리하고 나니 참 아무렇지도 않았다.
불만인 건 내가 더 피해를 봤음에도 가해자의 신분을 가져야만 하는 불쾌함.
기를 모아야합니다
태풍이 온단다.
다음 날 행사가 있는데.
태풍때문에 행사장 위치도 바꾸고, 그럼에도 이러다 행사가 취소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을 가득 안고 있었지만,
오후가 되니 눈이 시릴 정도로 쨍한 날이 되어버렸다.
오랜 친구들과 잠시.
노래를 부르던 꿔바로우, 덕분에 함께 먹을 사람을 찾았다.
비엔날레 기간.
광주에 갔었고, 신세도 지고 왔다.
빌린 풍경.
이 길을 참 오래도, 자주 걷지만, 아직도 그 느낌이 다를 때가 많다.
내가 변해서일지, 여기가 변해서일지, 어쨌든 둘 중 하나는 변하니 그런 것이려나
댑싸리와 핑크뮬리를 처음 봤다.
그냥 대충 찍어도 잘 나왔다.
친구네 고양이.
귀여운 아가, 안아주는걸 좋아해서 실컷 안아줬다. 후후
어느새 서울은 가을이.
언리미티드 에디션.
태어나서 이런 긴 줄은 처음 봤다.
나는 행사 세팅을 도와주고 대구로 다시 돌아갔다.
대구도 조금씩 가을에 물든다.
올해는 참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이제 나만 좋은 사람이 되면 되겠다.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창원. 누비자를 빌려서 산책을 좀 했다.
아침에 느끼는 황홀한 기분이 뭔지 좀 알 것 같다.
폴짝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벌써 겨울을 준비해야만 한다.
떨어지는 은행잎이 그렇게나 아쉽다.
여기 나름 브루클린 느낌 난다며, 누가 그랬는데.
언제 한 번 일본이 아닌 해외를 나가볼 수 있을까.
기획전 준비를 위해 친구가 대구로 내려와주었다. 매번 고맙고 미안하다.
다만 이 사진은 전시장에 걸지 못했다.
나만 아는 장소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 엉망이 된다는 말과도 같을지도.
전시를 걸고나서, 내년의 계획은 뭐에요? 라고 누군가 물어봤다.
그래서, 어떻게든 버티는거요. 라고 말했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고통의 연속이기만 했던 그 때가.
지금도 그 때와 달라진 건 거의 없다. 달라진 거라면 지나친 불안감에 온 감각이 무뎌져버린 것.
나는 많은 걸 바라진 않는다. 쥐꼬리만한 수입이라도 생기길 바라며, 지금처럼 사진하며 작업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아, 써놓고보니 참 많은 걸 바라고 있구나.
이렇게 바라는 것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길 바란다.
마침.
긴 스크롤 내려줘서 고마워.
사진은 여기에서만 봐주길 부탁할게.
음악에 따라서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 열심히 사진들을 곱씹어 보았는데,
사진을 찍은 사람과 사진 프레임 밖의 풍경들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
나도 고마워 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