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이방 토리들 하이 ㅡ ★
오늘은 고양이 사진이 고픈 토리들을 위해
우리 고양이와 함께 한 9개월을 리뷰하러 왔어.
우리 집에는 작년 11월부터 9개월째
함께 하고 있는 4살 고양이 후치가 있거든!
위 사진은 처음 후치를 데려왔을 때부터
약 한 달이 되었을 때까지의 사진이야.ㅎㅎ
작년 11월 초, 밤 10시에 골목을 지나다가
차 밑에서 피를 토하는 듯 누군가를
간절하게 부르는 냥이 울음소리를 들었어.
밤에 주택가에서 그렇게 울다 해코지 당할까봐
"야옹아, 울면 안 돼"하고 말을 걸었더니
차 밑에서 삐쩍 마른 고양이 얼굴이 쏙!
나랑 눈이 마주치고 위아래로 훑더니
크게 울면서 차 밑에서 기어 나오더라.
울음소리만 듣고 엄마 찾는 뽀시래기
아기 냥이를 생각했는데, 다 큰 성묘가 나와서
되게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
나와 초면이었는데도 다짜고짜 내 정강이에
머리를 비비며 애정표현을 하고,
제자리에 벌렁 드러누워 배를 보여주더라.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앞뒷발로 내 팔을
끌어안고 필사적으로 매달렸어.
조금 만져주다가 "야옹아, 나 가야돼. 미안해."하고
일어서려고 하니까, 또 큰 소리로 울면서
내 다리를 끌어 안고 놓아주지 않는 거야;;
어찌나 매달리는지 지나가던 아줌마가 와서
"댁에 고양이에요?" 하고 물어볼 정도였어.
내가 고양이 버리는 줄 알았나봐...ㅠㅠ
그렇게 나한테 매달려서 울다가도 근처에
남자가 지나가면 갑자기 화들짝 놀라
벌벌 떨며 바닥에 납작 엎드려 기어서
주차된 차 밑으로 도망가더라고.
고양이들은 자기 영역에서 그렇게 바닥에
납작 붙어서 기어다니지 않는데,
이 녀석 여기가 영역이 아니구나...
길에 살던 애가 아니구나... 싶었어.
이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근처에 있는
세탁소 주인 부부가 가게 문 닫으러 나왔다가
고양이를 보고 다가와서 알은 체를 하면서,
요 녀석 며칠 전부터 갑자기 나타났는데
어디 가지도 않고 여기 앉아서 울기만 하는 게
누가 버린 것 같다고 말해줬어.
밥을 못 구하는지 점점 삐쩍 말라가서
점심에 도시락 싸오신 김밥을 몇 개 던져줬다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얘는 길에 놔두면
금방 죽을 거 같아서 그냥 못 두고 오겠더라.
11월이라 날도 추워지는데 말이야.
그때 이동장 당연히 없었고, 근처에 흔한
박스도 하나 없어서 그냥 고양이 겨드랑이에
양 손을 끼워서 덥석 들어 안았어.
그대로 백여 미터 떨어진 우리 집까지 들고 왔지.
이때까지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살짝
'만에 하나라도 사람 좋아하는 길냥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약간 남아 있어서,
혹시 오는 길에 고양이가 울거나 내려달라고
뒤채면 다시 길에 내려놓을 생각이었는데...
꼭 내 고양이 잃어버린 거 찾아오는 것처럼
내내 나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웅크리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더라구 ㅎㅎ
고양이가 우리 집에 도착했을 때
집에 있던 남편은 내가 뜬금없이 업어 온
꼬질꼬질한 고양이 때문에 놀라고...
내가 데려온 고양이는 집에 있는
커다란 남자 때문에 놀라고...;; 난리였다...ㅋ
아까 말했다시피 남자를 무서워했거든.
길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봐.
자길 노려보면서 책장 밑으로 기어들어가
숨는 못생긴 고양이를 보고
말문이 막힌 남편에게, "주인을 잃어버린 거
같아서 찾아주려고 데려온 거고,
내가 키울 건 아니다"라고 어필했는데
정말 1도 믿는 눈빛이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 집에 적응 못한 고양이가 밤새
귀에다 대고(진짜임) 우는 통에 잠을 설치고
다음날 비몽사몽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중성화도 되어 있고 항체도 빵빵하대.
누가 잃어버렸거나 유기한 고양이였어.
혹시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지 않나 싶어
포인핸드 어플도 깔고 동네 맘카페,
고양이카페 모두 가입하고 뒤져봤지만
우리 동네 인근에서 코숏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고 찾는 사람은 없더라.
나도 게시글을 올려봤는데 마찬가지...
그 와중에 고양이의 편의를 위해서
구입한 물건들이 하나 둘 도착하고,
남편은 이름 없는 고양이가 자기 집에 와서
집주인을 노려보며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자를 싫어해서 남편을 피해 다녔어ㅋ)
"후안무치(낯짝이 두껍고 뻔뻔함)"의 줄임말인
"후치"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우리 후치는 그렇게 우리 가족이 되었지.
위 사진까지가 처음 데려온 날부터
현재까지 후치의 인상이 변해 온 과정이야.
많이 예뻐졌지? ^ㅅ^
길에서 데려온 탓에 곰팡이성 링웜과
귀진드기를 앓고 있었는데, 면역력이 너무
떨어진 상태라 링웜이 완치가 안되고
얼굴 > 턱 > 등 > 다리로 계속 번져서 고생했어.
주 1회 병원 방문과 약샴푸 목욕,
일 1회 약 먹이기와 2회 소독&연고 바르기를
세 달 넘게 한 끝에 완치되었지.
계속 병원에 데리고 가고 약을 발라줬던
프리랜서 남편 없었으면 무리였을 거야ㅠㅠ
아무튼 그렇게 해서 너무나 건강하고
튼튼한 고양이 후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을 무서워하고 싫어했는데
이제는 아주 사이가 좋아 ㅎㅎ
나는 회사에 다니니까 낮에는 남편과 후치
둘이 거의 하루종일 있거든.
서로 안 외롭고 좋은 거 같아 ^ㅅ^ㅋㅋ
혀 수납을 잊고 자는 후치♥
내가 회사에 나가지 않는 날이면 이렇게
나한테 늘어 붙어서 하루종일 잔다.
후치만 보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자꾸 웃음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으로 웃으면 괜찮을텐데 겉으로
흐힣힣거리고 웃으면서 사진 찍으니까
후치가 자다 깨서 째려본다...ㅠㅋ
너무 귀엽지 않아?
우리 후치의 매력포인트가 뭐냐면
눈처럼 새하얀 몸, 핑크 코와 핑크 젤리,
초록과 노랑이 섞인 메론사탕 눈동자,
꼬리 끝에 하얗게 찍힌 화이트 포인트야!
(세뇌)
눈꽃빙수 한사바리 나왔습니다 고갱님
만져주는 거, 안아주는 거,
같이 살 대고 붙어 있는 거
너무나 좋아하는 후치야...♥
좀 무겁긴 하지만 너무 귀여워.
남편 겨드랑이에 안겨 있는 후치.
턱 밑에 발 받치고 있는 거 보여?
자세히 보면 저거 사실 뒷발이다........?
고양이의 유연성은 무시무시해 ㄷㄷ
너무 신기해서 뒷발 만져봄 (말캉말캉)
막 주물러도 그냥 가만히 있어 ㅎㅎ
후치는 내가 만지는 건 웬만하면 다 봐줘.
엄청 순하구... 날 좋아하는 거 같아 ㅋ
후치가 제일 싫어하는 시간
아침에 출근준비 하는 엄마 보는 시간...
후치는 우리랑 함께 사는 9개월 동안
나름대로 내 패턴을 이해했어.
내가 침실에서 나와서 빈백에 누우면
그 날은 밖에 나가지 않는 날인 거고
침실에서 나오자마자 거실 화장실에 가면
그 날은 하루종일 밖에 나가서 안 오는 날.
그래서 아침에 내가 침실에서 나가면
화장실에 못 들어가게 하려고 울면서 막아.
그리고 정강이에 머리를 계속 부딪쳐서
빈백 쪽으로 보내려고 한다...ㅠ
내가 화장실에 못 들어가게 하고
바로 빈백에 앉히면
회사를 안 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봐.
그치만 그게 될 리가 없잖아?ㅠ
평일엔 회사에 가야 하는데.
길을 막아서는 후치를 밀어내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고 나오면
이렇게 부루퉁한 얼굴로 화장실 앞에 누워 있어.
이럴 때는 만져주고 불러도 뚱한 얼굴로
오지도 않고 그냥 저러고 계속 있음
나 출근할 때도 배웅도 안 해줘. 모른 척해.
이 사진은 며칠 전에 찍은 건데,
퇴근하고 돌아와서 후치를 보는데
이상하게 왼쪽 눈 주변이 붉은 거야.
그래서 남편한테 후치 뭔 일 있었냐니까
아무 일도 없었다 하데??
사실 그땐 이렇게 짝눈 안 뜨고 있었는데
내가 남편 불러서 후치 안아보라 하고
"이봐, 여기 봐, 여기 좀 빨갛지 않아?"
하면서 계속 왼쪽 눈 손가락질 하고
남편이 "그런가? 그런가?" 하면서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얘가 점점 짝눈을 뜨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자꾸 왼쪽 눈을
가느다랗게 떠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니 웃긴데 그땐 심각했어ㅠ
"이것 봐! 얘 눈 이상하게 뜨잖아!"
"진짜네? 왜 이러지?"
이러면서 둘이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사진 찍으니까 점점 눈을 작게 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엔 아예 이렇게 감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 되니까 뭔가 좀 이상한 거야...
아니 너 아까까진 못 뜰 정도는 아니었잖아?
그냥 조금 짝눈인 정도였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을 아예 감고 안 뜨길래 좀 수상해서
"여보 얘 땅에 내려놔 봐" 했어.
그랬더니 땅에 내려가서는 다시 눈 뜨더라고...
저게 눈이 아픈 건가 안 아픈 건가
긴가민가하다가 '하루 있어보자!' 했는데
다음 날 되니까 눈 아주 멀쩡하더라 ^ㅅ^
안녕 난 후치고 관종이야
관심을 받을 수만 있다면 뱃살 정도는
가볍게 희생할 수 있는 고양이지!!
(주물주물)
후치는 배를 만지거나 배방구를 해도
멀뚱멀뚱 쳐다만 봐 (나, 남편 한정)
그냥... 우리 가족은 자기한테 뭘 해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걸 아는 거 같아.
캣폴 해먹을 이용하는 꾹꾹 후치 선생
이 캣폴... 상의 안하고 맘대로 비싼 거 긁었다고
남편과 친정엄마의 구박을 바가지로 받았지만
그래도 잘 쓰니 산 보람이 있었다(합리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든
목덜미를 긁어주면 골골송을 부르면서
좀 더 잘 긁어달라고 들이대ㅠㅠ 귀여워
골골송을 탱크처럼 부르시기에
콧잔등도 싹싹 만져드렸더니,
흥에 겨워 몸을 뒤틀며 발라당 누워 버림ㅎㅎ
후치는 정~~~~~말 애교가 많아. 귀여워ㅠㅠ
내가 전에 회사 사람들한테 우리 후치는
정말 애교도 많고, 털도 하얗고 예뻐가지고
동물병원 데려가면 사람들이 다들
예쁜 고양이라고 칭찬해준다고 했더니
회사 사람들이 팔불출 엄마 같다고 웃더라ㅠㅠ
근데 진짜거등요...
수의사쌤이 이렇게 순하고 예쁘고 착한 고양이
처음 본다고 그랬거등요ㅠㅠ 진짜
립서비스 아니고 진심이 느껴졌다고!!!
나나 남편하고 어떻게든 살 하나라도 좀 더
붙이고 스킨십 하고 싶어가지고
이렇게 살포시 팔 끌어안는 그런 고양이그든요
출근한 엄마가 혹시나 일찍 오지 않을까 싶어서
아직 해 지려면 멀었는데도 현관에 나와서
기다려보는 그런 고양이애오...
일하다 이런 사진 받으면 눈물 남ㅠ
집에 남편이 있어서 진짜 다행이야...
후치 같은 사람 의존도가 높은 고양이는
맞벌이하는 집에선 너무 힘들 거 같아.
행거에 걸어놓은 엄마 원피스 허리끈
몰래 가지고 놀다가 들킨 장난꾸러기★
엄마 책상에 올라가서 물건 떨어뜨리고 깽판치기
ㅎㅅㅎ...
후치는 원래 물건 싹싹 피해서 잘 다니고
저지레도 정말 안 하는 고양이인데
가끔 내가 너무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 싶으면
이런 식으로 항의 표현을 하더라.
위 사진은 거실에서 평온한 모습으로
독서중인 집사의 모습을 촬영한 것입니다.
거치대가 심하게 반항하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절대 일어나서 가진 않는닼ㅋㅋㅋ
애초에 원래 저기 남집사가 먼저 누워 있었는데
후치가 굳이 비집고 들어간 거야 ㅎㅎ
밥 먹을 때조차 함께 하고 싶은 부담스런 궁딩이
밥에서 하얀 털 나오는 건 이젠 그냥 애교수준ㅋ
https://img.dmitory.com/img/201907/2sr/8YB/2sr8YBvL4GC0oKKm246uiI.gif
그루밍을 못하는 집사를 위해 싹싹 핥아줌니다
그루밍 열심히 할 때 "나도 해줘"하고
손 내밀면 거의 해준당 ㅎㅎㅎ
기분 좋을 땐 좀 오래 해주고, 귀찮을 때는
한두 번 핥아준 담에 빤히 쳐다봄...ㅋ 치우라고
남편이 찍어서 보내준 사진
너무 못생겼는데 귀여워 ㅠㅅㅠ
남편은 이 사진이 맘에 든대 ㅋㅋㅋㅋ
위 모습은 놀랍게도 자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마를 가장자리에 붙이고 자고 있어.
웃으면 자기 놀리는 줄 알고 째려봐
(사실 놀리는 거 맞음ㅋ)
꼬리 끝 너무 귀엽지 않아?
후치가 편안하게 누워 있으면 괜히 가끔
"우리 집에 와서 행복해?" 하고 물어봐.
그럼 그냥 빤히 쳐다본다 ㅎㅎㅎ
그래도 행복하겠지??
마지막... 뚠뚠이가 된 후치 사진ㅠ
수요일에 에방접종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몸무게를 쟀더니 300g이 늘어난 거야.
그전까지는 4kg이라 안정권이었는데
4.3kg이 되었어...
아직 뚱냥이까지는 아니지만
더 찌면 안되니까 슬슬 관리를 해주래ㅠ
어쩐지 전에는 호리호리했는데
요새는 뭔가 항아리 같은 느낌이 있었어.
뚠뚠해서 귀엽긴 한데 ㅋㅋㅋㅋ 고양이는
높은 데를 오르내리다보면 아무래도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까!
날씬하게 관리를 해줘야지...ㅠ
그런 이유로 후치는 매일 먹던
간식을 금지당했다고 한다.
아니 집사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간식이... 간식이 없다니!!!!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후치쓰.jpg
사실 아예 끊은 건 아니구... 간식 양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어 (찡긋)
나도 먹는 낙으로 사는데 매몰차게 전부
다 뺏을 수는 없지 않겠오...?
대신 운동을 열심히 시켜주려구 한당 ㅎㅎ
우리 후치 사진 내가 보기엔 너무
귀엽고 한 장 한 장이 다 남달라서ㅋㅋ
잔뜩 가져와서 자랑해봤옹!
남들이 보기엔 콩깍지겠지만 >ㅆ<ㅋㅋ
귀여운 고양이 사진 보고 행복한 주말
힘차게 시작했으면 좋겠당~~
그럼 애동방 토리들 모두 안녕// 굿밤 돼!
후치일줄알았어!!!! 귀욤둥이 이쁘니 후치 ㅠㅠㅠㅠㅠㅠ 톨이도 남푠이랑 후치랑 좋은주말보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