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우리집 똑똑이 다람쥐 자랑을 해보겠습니다.
엣헴.
우리집 다람쥐는 화장실도 잘 가리고 말이지.
기억력도 좋아서 할머니 조끼에 호박씨 들어 있는 거 한번 발견한 이후로는
할머니가 저 조끼 입을 때마다 조끼 주머니를 뒤진다.
그리고 내 방에 있다가도 식구가 번호키 누르고 들어오는 소리 들리면 막 빨리 마중하러 나가자고 날 재촉하고
현관문에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족, 벨 소리-낯선 사람 구분 딱딱해서 벨 울리면 막 동구밖까지 도망간다 이거야.
가족이 오면 다른 거 하고 있다가도 띠띠띠- 소리 들으면 막 전력질주해서 현관 가서 맞이함. 엄마, 아빠 오면 특히 막 기어올라가서 반갑다고 야단임.
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똑똑한 다람쥐 자랑할 거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
그냥 귀여운 다람쥐 자랑으로 넘어가겠음.
대체 어디서 사탕을 발견하고 그러는 거야.
바로 압수 조치.
투명 먹이통 위에 가끔 올라가서 놀아서 밑에서 찍어보았음.
가끔 안 가던 데에 가서 앉아 있음.
방토 하나 꺼내놓으면 하루종일 오며가며 열심히 파먹음.
토마토든 포도든 뭐든간에 껍질을 절대 안 먹는 게 종특.
역광이 왠지 아련.
단감보다는 홍시를 좋아함.
꼬리 목도리/방석/이불을 애용함.
언니가 먹기도 전에 가끔 먼저 맛보려는 버릇없는 면모가 있음.
핸드폰 붙잡고 등 그루밍하는 게 왠지 청순해 보임.
인간아 놓아라!!!
호두를 많이 먹으면 무서운 인상이 됨.
뒤태가 동글동글함.
펼치면 의외로 긺.
머리를 숨기면 잘 숨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냉장고 위에서 도시락 까먹기를 즐김.
사실 무릎 다람쥐임.
가끔 어깨 다람쥐.
식구들 밥 먹고 있으면 뭐 먹고 있나 식탁에 올라와서 사찰하고 가는 경향이 있음.
100번 중 99번은 에잉... 못 먹을 것을 먹고 있다는 듯이 불쌍하게 쳐다보며 내려가지만
1번은 지 먹을 수 있는 거 같이 주워먹기도 함.
우리집에선 다람쥐도 아빠랑 겸상함.
이상 모두들 연말 잘 보내고 해피 뉴 이어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