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dmitory.com/index.php?mid=pet&page=7&document_srl=52982810
이 글 썼던 토리야!
월요일 밤에 길에서 빽빽 울던 고양이 한 마리,
무심코 "야옹아"하고 한 번 불렀다가 필사적으로 나한테
매달리는 통에 집에 데려오고 말았지.
고양이는 중성화가 된 3살짜리였고, 항체 현황으로 봐서
올 여름쯤 마지막 접종을 한 것 같대.
그래서 혹시나 잃어버린 게 아닐까 한가닥 희망을 잡고
여기저기 공고를 올려보았으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나와 남편은 상의 끝에 고양이를 정식 입양하기로 결정했어.
첫 날은 밤새도록 집을 돌아다니며 울더니
이튿날은 1시간 정도 울고 내내 조용했고,
그 다음날부터는 완전 자기 집인 양 ㅎㅎ
간식 넣어둔 싱크대 문앞에 앉아서 똑바로 쳐다보며 우는 게
누가 보면 우리 집에서 평생 산 고양이 같잖아요ㅠㅠ
불과 6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표정도 변하고
살도 통통 오르고 우리 집에 완벽 적응한 모습이 귀여워서
파워 사공해본다!!
우선 처음 데려왔을 때 얼굴.
침대 옆 구석에 들어가서 묘한 표정 + 짝눈으로 우리를 보던 너...
이로부터 3일 후에는
폭풍적응
자고 또 자고
꾹꾹이도 하고
(얘는 3살인데 꾹꾹이+쭙쭙이까지 해ㅠㅠ
우리 집 이불이 남아나질 않음... 축축...)
잘 때는 꼭 신체 한 부분은 사람에게 붙이고 자려고 해.
나도 결혼 전에 친정에서 고양이 키웠었는데(지금은 엄마가 키움)
걔도 순한 편이지만 이렇게 치대진 않았거든?
얘는 진짜 장난 아니야... 사생활이 1도 없음 ㅋㅋ 그래도 너무 이뽀
젤리 막 만지고 꼬리 주무르고 귀찮게 해도 꿋꿋하게 버팀
좀 떨어져서 잘 때도 이렇게 발이라도 올려놔야 직성이 풀리심
내가 길에서 구해와서 그런지 나한테만 올라오고
남편한테는 데면데면 했는데 내가 낮에 회사가느라 자리 비우니까
남편하고도 곧 이렇게 친해졌어 ㅎㅎㅎ
다행히 남편이 프리랜서라 낮에 내내 같이 있어줘서
고먐미 마음의 안정이 빨리 찾아온 거 같아!
요 사진은 남편이 보내준 거야!
낮에 남편 작업하는 동안은 이렇게 무릎 위에~ 너무 아름다우시다
그런데 이러다가도 나 퇴근하는 즉시 남편 투명인간 돼서
남편이 엄청 서러워하고 있음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내가 구해줘서 그런가봐...
비싼 돈 주고 산 숨숨집은 거들떠도 안 보고 책장 빈 공간 탐색 중
원래 표정이 저렇지 않은데 카메라만 대면 ㅠㅠ 눈을 저렇게 뜬다...
그래도 얼굴 좀 후덕해졌어!
마지막은 발바닥 젤리♥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는데 나한테는 발바닥 젤리
마음껏 만지고 뽀뽀하게 해줘서 좋아 ㅋㅋㅋ 발 절대 안 뺀다~~
계획도 없던 고양이를 들이게 돼서 처음에 무척 심란했는데
이 녀석을 데리고 있으면서 오히려 우리가 더 마음의
위안을 얻는 부분이 꽤 많은 것 같아.
우리 둘이 따로 떨어져 있어도 끊임없이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고
속이 빤히 보이는 몽충이짓으로 빅웃음도 선사하고
아기처럼 머리를 부비면서 행복 호르몬도 뿜뿜!
우리 사이를 더 좋게 해주는 거 같아.
사람들 사이에서 3년이나 큰 녀석이라 그런지
집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사람들 기분이나 눈치 파악도 빤하게 하는데다
간단한 말까지 다 알아들어서;; 정말 놀라울 따름...
어쩌다 이런 애가 길에 나온 걸까 궁금해.
아무리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이렇게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는 구할 수 없을 거 같아.
비록 내가 아끼는 패브릭 의자 하나가
걸레짝이 되긴 했지만(스크래쳐 사줘도 이 의자는 긁더라ㅠㅠㅠ)
그날 길에서 데려오길 잘한 거 같아.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음 좋겠다
애동방 토리들도 각자 기르는 아가들이랑 행복하길!!
가끔 사진 올리러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