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강아지 두마리 키우는데 방금 저녁 먹고 산책 다녀오다가 욕 먹어서 분이 안풀린다.
엄마랑 한마리씩 목줄 채워서 즐겁게 산책하고
아파트 들어오는 길에 계단 오르는데 계단 끝에 어떤 여자가 서 있었거든?
우리는 계단 오르는 중이었고 그 여자는 계단 끝에 주차장에서 전화하는 중이었어.
근데 계단 중간쯤 온 우리 보더니 어머 아이씨 이러는 거야.
이건 개가 줄에 묶여서 3미터 앞에 있는데도 소리지르고 펄쩍 뛰는 사람도 봐서 그러려니 했음.
그런데 바로 이어서 우리 보고 다 들리게 '아이씨 여기저기 개새끼 끌고 다니고 난리야.' 이러는거야.
순간 어이가 없어서 뭐야 미쳤나봐? 이러면서 뒤돌아봤는데 이미 저 뒤로 가고 있더라.
밤이라 잘 보이지도 않고 엄마도 계셔서 미친 여자 아니냐고 말을 저렇게 하냐고 하면서 그냥 왔음.
개 무서워하는 사람 많은 거 알고 나도 다른 개한테 물려본 적 있어서 무서워하는 거 이해함.
그래서 산책시킬 때도 사람 있으면 최대한 피하고 엘리베이터에 사람 있으면 기다렸다가 혼자 타고 그러는데
길이 겹친 것도 아니고 목줄 차고 멀리 있는 개한테 굳이 개새끼 짜증난다는 표현을 쓰는게 참 저질스럽다.
온라인에서 동물 혐오하는 사람들 많이 봤지만 현실에서 다짜고짜 욕 먹으니까 어이가 없어.
동물 혐오를 권리처럼 당당히 얘기하는 사람 많은데 동물 혐오도 혐오라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
지구에서 개/고양이 다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 가둬놓고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얘네도 좁은 땅에 같이 살아야되는데 얘네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면 다른 혐오랑 다를게 뭐야.
혐오사회 한국에서 살아가는 건 힘든 일이구나를 오늘도 느낀다. ㅜㅜ
아 참고로 우리 개는 소형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