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우리 고양이(들) 이야기 (스압+데이터주의)

안녕 동식방 토리들~

겨우 한살 밖에 안되는 어린 나이로 추운 겨울에 임신을 하고

임신중독으로 인한 황달 때문에 죽다 살아난 우리 둘째 고양이를 소개 할까 해.

(제목이 복수인 이유는 첫째 고양이 지분도 꽤 있을 듯 해서 그렇게 씀)

지독히도 추웠던 이번 겨울에

나는 일하는 곳에서 길친구들 밥을 챙겨주고 있었어.

근데 유독 마음이 쓰이는 한 아이가 있었는데

나만 보면 도망가기 바쁜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나랑 우리 엄마만 보면 너무 좋아서 몸을 부비고 캔과 츄르를 정말 정말 좋아해서 (사실 먹을걸 좋아했던듯...^^)

먹을 때마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부르르 떨 정도로 행복해 하던 아이였거든.

요즘 세상이 너무너무 흉흉한데 하필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며칠 동안 안 보일 때마다 엄마도 나도 많이 걱정하며 밥 먹으러 오기만을 기다렸어.

cctv로 왔는지 혹은 이미 왔다갔는지 매번 확인할 정도..ㅠㅠ

(사진펑)

(사진펑)

땟국물이 줄줄 흐르지만 늠름한 고양이에요!

※코에 칼빵 아님 주의※

밖에서 다른 고양이랑 싸우다가 생긴 상처로 추정( ᵕ ̯ 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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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살자...

귀찮아서 한쪽 발꼬락만 펼치는 고양이처럼/ᐠ - ˕ -マ 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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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장난감은 못참지

놓치지 않겠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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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생활로 꾸질꾸질해진 젤리

지금은 완전 말랑하고 뽀샤시한 젤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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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이 빨라서 제법 집냥이처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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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다 싶은 하트어택

흥분해서 코 빨게진거 나만 귀여운거 아니지...?

한껏 집중한 입까지...귀여워...내 최애 사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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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누우니까 같이 드러눕는 따라쟁이 고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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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갈이 시기라 털뿜뿜하길래 빗어줬더니 연근(?) 두개 수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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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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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말고 공이 되어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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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금한 공

족금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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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오고 2주정도 지난뒤 1차 접종을 하러 왔는데 병원 싫다고 온몸으로 표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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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격리 약 2,3주쯤 됐을까 처음 마주한 다른 고영희 (첫째/2살/남)

긴장의 첫대면 시간이었는데 다행히 하악질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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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옹! 신분을 밝히라옹!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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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묘문 사이로 어느정도 안면을 트고 익숙해졌을 즈음 격리방 밖 나들이!

텃세 부리는 첫째의 하찮은 솜방망이질을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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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친해져서 간식놀이도 같이 념념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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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서 같이 자던 첫날 좋아서 내 팔에 꾹쭙이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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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게 마땅찮은 첫째

확 마 씨 한대 갈길까 하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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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의 밥 훔쳐먹는게 젤루 맛있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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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완전 합사를 하고 나서 며칠 뒤부턴가 갑자기 밥을 먹지 않고 기운없이 누워만 있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처음엔 그저 합사 스트레스인가 생각하다가 배가 이상하게 불러있음을 깨닫고 병원에 달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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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서워하던 병원에서도 만사 다 귀찮아하고 드러누워있는데 그와중에 배 불러있는거 보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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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임신...ㅠㅠ 심지어 마릿수도 6마리...

사실 복막염도 의심했는데 아니어서 다행 아닌 다행이었지 뭐야..

어쨌든 그날 하루종일 너무 착잡하고 멘탈이 나가있었어...

병원에 갔을 때 임신한 상태라 속이 부대껴서 못 먹는걸수도 있다고 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병원 갔다오고 아예 식음을 전폐하고 잠만 자길래 물이라도 먹이기 위해 주사기로 강수하다가

잇몸이 노랗게 변한 모습을 발견.

귀안쪽도 봤더니 역시나 노래져있더라고...들쳐업고 아침에 24시 병원에 뛰어갔지..

검사 결과는 황달수치가 정상수치의 10배.

지방간까지 가진 않았지만 당장에 가도 이상하지 않을 수치래..

오줌에서는 단백뇨가 검출됐고 이 역시 비정상적인 상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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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는데 왜 하필 너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입원 시키고 오는데 눈물밖에 안 나왔어..

입원해서 처치를 해봤는데도 차도가 보이질 않았고,

의사는 다른 장기쪽에서는 이렇다할 문제가 보이지 않아서 아무래도 임신중독으로 인한 황달인걸로 추정한다더라고.

(자기가 맡아본 케이스에서 처음 본다고 했고 사례도 거의 없어서 사람 쪽에서 사례를 찾아 봤다 함)

조심스럽게 임신중절 얘기를 꺼내서 나는 당연히 아기들보다 내새끼 살리는게 우선이라 수술시키겠다고

그 자리에서 임신중절 및 중성화 수술 동의서에 사인하고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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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다행히 잘 되었는데 병원에 입원한 동안 자발 식이가 전혀 없어서

며칠 정도 더 입원하다가 퇴원 후 집에서 안정시키면서 지켜보자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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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에 온 우래기...ㅠㅠ

이때 밥을 아예 안먹고 거부해서 한 3,4일을 강급하는데 진짜진짜 멘탈이 너덜너덜해짐...ㅠㅠㅠㅠ

애가 싫어하는데 억지로 먹여야 하니까 애도 나도 스트레스 엄청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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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첫째 간식으로 주던 사료를 주니 몇 알 정도 스스로 먹길래 감동해서 찰칵(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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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없는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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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으로 백숙이라고 부르는 중.

거 의사 양반, 털을 너무 밀어 놓은 거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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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애기가 안보여서 급히 찾아보니 바구니 안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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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제 1층에 화장실을 곁들인

너 왜 거기서 자?????

바로 바구니 채로 들고 와서 납치함

~ 알 수 없는 고양이의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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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잘 잘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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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자발 식이를 하면서 체력이 올라오는지 장난감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서

오빠와 함께 놀이 시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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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설정샷이지만 이쁜 내시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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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사료는 아예 안먹고 길생활할때 주던 캐츠랑을 걸신들린 것처럼 먹게 되면서

잘 먹는데 영양가 없는 사료를 계속 먹여야 하는지 집사는 고민에 빠졌고

결국 사료 테스트를 감행하게 됨.

첫째는 알러지 때문에 바꿔줄 마음은 없지만 애기만 테스트 하기 뭐해서 꼽사리로 껴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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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첫째가 보통 낮잠 잘 때 캣폴 하우스에서 자곤 했는데 애기가 호시탐탐 노리고

자꾸 싸워서 똑같은 캣폴 하나 더 사줌. 가운데 브릿지도 놔줌.

(마침 똑같은 캣폴 중고로 나와서 쉬는 날 왕복 3시간 운전하고 옴...집사는 힘들다.. 집사 통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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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 싸움.

근데 이제 둘 다 여기서 안 잠...(나 울어)

~ 알 수 없는 고양이의 마음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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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둘이 밥도 같이 잘 먹어.

처음엔 설정샷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밥 나오면 알아서 같이 념념 먹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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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같이 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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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각각 다른 이동장으로 데려갔는데

첫째가 애기 이동장에 가서 둘이 저러고 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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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크지만 겁 많은 첫째를 위로해주는 애기를 보면서 첫째가 의지를 하는구나 했는데

(사진은 없지만) 이후에 애기도 오빠한테 의지를 하는 거 보면서 내심 뿌듯했음

(사진펑)

(이것은 장난감을 갈구하는 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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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폴 내팽겨치고 요즘 자주 자는 창문 해먹...ㅂㄷㅂㄷ

(사진펑)

첫째는 어제 과음했니?

싸우기도 하고

친한 척도 하고

병원에서 전우애가 생겼는지

둘이 제법 친해져서 이제 나 왕따 시킬 때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아 너희들만 행복하다면!!

퇴원하고 나서 며칠 뒤부터 밥도 완전 잘 먹게 되었고

똥오줌도 잘 싸고 첫째인 오빠랑도 나랑도 잘 놀면서 잘 지내고 있어!

황달약을 원래 베라 숟가락으로 물 조금이랑 해서 먹였는데

나중에는 숟가락만 봐도 눈치채고 도망가서

결국 숟가락 없이 약 먹이는 스킬을 강제로 배웠잔어..

어제는 처방약을 다 먹이고 검사하러 병원에 갔는데

검사 결과 황달수치 완전 정상 혈압도 정상!

완치 판정받고 주치의 선생님이 치료 종료하자고 했어!!!🎊🎉

기쁨의 뿌이뿌이뿌이 뿌이~~~!!!🥳🥳

앞으로 두 놈 다 대학 보낼 때까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

마지막은 첫째 둘째 사이 좋은 때(5분 뒤에 또 싸움) 찍은 사진 남기고 끝낼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사진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