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 고양이 사공의 시간이야!!
우리 집에 엄청 똑똑한 고양이가 있어서
꼭 토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이름은 후치, 나이는 5살(추정)! 수컷이야.
보다시피 엄마 껌딱지이고...
5대5 가르마 머리와
끝만 하얀 꼬리가 매력 포인트라구.
3살 때 중성화, 예방접종 된 채로
길에 나앉아 있는 것을 데려와서 올해로 2년차인데
처음 왔을 때부터 사고도 거의 안 치고
말귀도 밝고 아주 똑똑했어 ^ㅅ^
우리집은 원래 나랑 남편이랑 둘이었는데
후치가 와서 셋이 사는 집이 됐어.
귀여운 뒷발 소세지ㅠㅅㅠ 따흑
봐도봐도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어ㅠㅠㅠ
고양이는 산책도 안되고 집에 있으니까
최대한 다양한 장난감으로 놀아주려고 하는데,
우리 애의 페이보릿은 레이저 포인터야.
*관람포인트:
레이저가 가까워질수록
옆으로 눕는 귀 & 가늘어지는 눈
& 벌름대는 콧구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이저만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나봐.
공, 깃털, 오뎅꼬치, 스네이크, 쥐돌이 등
뭘 다 갖다줘도 레이저만큼 적극적이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게 없어.
고양이 놀이 사진 찍기의 어려움(...)
원래 레이저 포인터로 놀아주는 게
고양이한테 별로 안좋다고 해서 되도록
실물이 있는 장난감만 주려고 했는데,
생전 하악질도 채터링도 안 하는 후치가
휴대폰 액정에 반사된 햇빛 그림자가
벽에 비치는 걸 보고 그 밑에 앉아서
30분 동안 칵칵거리는 걸 보고
이렇게 좋아하는데... 싶어서 하나 샀어.
진짜 엄ㅡ청 엄ㅡ청 좋아한다ㅠ
응딩이 부침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이라 덜 보이는데 엉덩이를 최대한
바닥에 뽀짝 붙이고 엎어져 있는 중이야.
이렇게 하면 자기가 안 보인다고 생각하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은엄폐의 바이블 수준~
어디 숨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푭! 날아오르는 후치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ㅜㅅㅜ...
표정 무척 진지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 좀 봐ㅠㅅㅠ 미쳐브러 진짜.
저런 진지한 표정은 정말
레이저 놀이를 할 때만 볼 수 있어.
고양이가 레이저로 놀이하게 되면,
사냥감이 아무리 잡아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
그래서 레이저 놀이를 마무리할 때는
고양이 장난감 실물 쪽으로 유도해서
해당 장난감을 잡게 하고
꼭 간식으로 보상해줘서 사냥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라고 봤어.
"아하~ 그렇단 말이지!"하고서
우리 집에 있는 큰 생선 인형에다가
레이저를 유도해서, 후치가 생선을
터치하는 순간 레이저가 바로 꺼지게 했는데...
바로 생선 차버리고 레이저 찾더라고 ^ㅅ^;;
옆에 있던 스크래쳐소파까지 뒤집어서
밑에 꼼꼼하게 확인하는거 보고 ㅋㅋㅋ
이 방법은 실패라는 것을 알았찌...
우리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방법은!!
(포인트 빨간색 3단계)
1. 일단 레이저를 한 번 켜면 무조건
후치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놀아준다.
2. 후치가 위 사진처럼 털퍼덕 쓰러져서
앞발만 까딱이기 시작하면
레이저로 코앞에서 약을 올리면서 응원한다.
"후치야! 힘내! 할 수 있어!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잡자!"
3. 후치가 마지막 힘을 짜내어
레이저에 덤벼든다.
4. 앞발이 레이저를 덮는 순간 잽싸게 끈다.
5. 부부가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야단법석을 떨며 최대한 요란하게 칭찬한다.
(짝짝짝짝짝짝) 와! 후치 대단해!
후치가 잡았어! 최고의 고양이!
굿 캣! 굿 캣! (짝짝짝짝짝짝)
6. 후치가 '!?' 이런 표정으로 볼 때
빨리 가자미 트릿 2개를 보상으로 준다.
후치 처음에는 영 얼떨떨해하더니
몇 번 반복되니까 패턴을 깨달았어ㅋ
이제는 레이저 딱 꺼지고 우리가
박수 치기 시작하면 의기양양해하면서
간식 들어 있는 싱크대 서랍 앞에 앉는다.
마땅히 받아갈 것을 받겠다는 듯이ㅋㅋㅋ
고개 딱 쳐들고 얼마나 당당한지 몰라ㅋㅋㅋ
귀여워 ㅠㅅㅠ
레이저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레이저 놀이 하고 싶으면
자기가 가서 앞발로 치면서 울어.
빨리 켜달라고...ㅎㅎ
왠지 고양이가 심심할 때 레이저 놀이도 해주고
간식도 주는 노예가 된 것 같아...
그래도 후치가 워낙 좋아하니까 뿌듯해.
레이저 놀이만 하면 얼마나 날뛰는지
위 사진처럼 코랑 귀, 발바닥이 새빨개진다 ^ㅅ^
원래는 옅은 핑크색인데 흥분하면 빨개지더라고.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그런가봐ㅋㅋㅋㅋㅋ
우리 아기 후치,
고양이랑 안 살고 사람 둘이랑 살아서
점점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가봐.
말도 엄청 많고 하는 짓도 사람 같아.
저번에 남편이랑 고영이랑 침대에 누워 있는데
내가 후치를 못 보고 남편한테
"후치는?"이라고 물었더니 남편 뒤에서
"냐~"하고 대답하는 거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믿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짜야(진지)
후치는 고영답지 않게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가끔은 제대로 크게 울지 않고
꼭 뭔가 우물거리듯이 입을 거의 안 벌리고
"애우우...우으으응...응우우으애우"
이렇게 옹알이하듯 중얼댈 때가 있더라고?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가끔 고영 중에 사람의
말소리(발음 등)을 정확하게 흉내내보려고
노력하는 애들이 있대.
구강구조가 달라서 안되지만, 사람이 소리로
소통하는 걸 눈치채고 앵무새처럼 똑같이
말해보려고 연습을 해본다고 하네.
사실 이것도 인간 입장에서 관찰한 거니까
진짜 고양이 의도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옹이가 그렇게 옹알이 하고 있을 때마다
뭔가 뭉클하고 너무 사랑스러워...ㅠㅅㅠ
"그랬어? 엄마랑 말하고 싶었어?"하고
쓰담쓰담해주면 힘차게 운다.
우리 고영 때문에 온 집안 전자기기는
복슬복슬 고양이 에디션 된 지 오래고,
뭔가 원하는 거 있으면 요구사항 들어줄
때까지 계속 따라다니면서 울어서
고막도 너덜너덜해졌지만...ㅠ
그래도 우리 후치 업어온 거 후회 안 해.
이제 5년 살았으니 앞으로 한
20년 쯤 살 것 같은데(뻔뻔)
튼튼하게 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고영 예쁘게 키우면서 디미토리에
종종 소식 올릴게~ 일요일 마무리 잘하구
멋진 한 주 맞이해!!
넘넘 애정 가득한 글이야. 후치도, 톨이부부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득 보여. 보기만 해도 같이 행복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