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에 이모집에서 겪었던 이야기야.
하루는 엄마랑 같이 이모집에 놀러갔어. 저녁에 집에 돌아갈 거래서 나도 가볍게 동행했지.
근데 어른들끼리 술을 마시다 보니 결국 버스 시간을 놓쳐버린 거야.
어쩔 수 없이 나는 사촌동생 방에서 자게 됐어.
자려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내가 누운 허공 위에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나 톨은 기운에 좀 예민해. 지금은 무던한데, 어릴적엔 이상한 기운도 느끼고 그랬어. 그때도 한참 예민할 때였지.
그렇게 좋은 기운도 아니었는데, 나는 그냥 그 기운이 불쌍해서 '같이 놀자'고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어. 그리고 꿈을 꿨어.
꿈에서 나 톨의 엄마는 두 명이었어. 하나는 가짜였고, 하나는 진짜였어.
처음엔 약간 진실게임처럼 '누가누가 가짜일까요?'같은 느낌으로 취조를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시간이 임박하는 느낌이 들었어. 얼른 가짜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거야.
꿈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얼굴이 기어거 안나)은 가짜를 찾아내려 애썼고, 결국 가짜 엄마를 찾아 의자에 묶어놓았어.
이제 일이 끝나자 허탈해졌어. 나는 어이가 없어서 그 가짜한테 '왜 이런 일을 한 거냐?'하고 물었지.
그랬더니 가짜 엄마의 얼굴이 젊고 표독한 여자의 얼굴로 바뀌면서, 뭐라는 지 알아?
"네가 놀자고 했잖아."
저러고 깼어ㅠ왠만해서는 가위 잘 안눌리는데, 저날은 식은땀이 줄줄 났더라고..
그 뒤로는 이상한 거 느껴도 말도 안 걸고, 무조건 무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