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꿈이 인상적이어서 편한 말투로 적어볼께.


.
꿈에서 제주도에 있는 무슨 대학 창립 기념일에 초청받아서 갔음. 막 학교 관계자들이 모여있고 창립 당시에 살아계셨던 할머니도 한 분 계셨다.
근처에 있는 대학교 두 개에서도 학생하나가 대표로 와서 테이프커팅식을 진행하고 그랬는데

그날따라 구름도 많이 끼고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쇠락했다는 느낌이 들었음. 기념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기쁘다는 느낌도 잘 안들었어..

나중에 타학교 대표로 온 학생과 어쩌다 얘기를 하게 됐는데 그 학생이 말하길,

모대학의 건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건데 동네 애들 사이에선 저주받은 곳이라고 대놓고 얘기는 안해도 불길하다는 이미지가 무척 강해서 다들 오기를 꺼린다고.

자기도 학교 대표로 뽑혀 왔다기 보다는 할 일 없어서 그냥 자기맘대로 한 번 둘러보러 온 거라고 말했다.

여튼.. 기념일 행사라고해도 딱히 별건 없었음. 그냥 모인 몇 안되는 사람끼리 박수 몇 번 치고 별다른 이벤트 같은것도 없고.. 행사에 돈 안 쓴 티가 났어.

근데 꿈이라 누가 설명 안해줘도 알고있는 지식같은게 있잖아..

그 지식대로면 행사에 초청받은 학교 창립 때문에 살아계셨다는 할머니는, 시종일관 멍하고 말도 없이 앉아만 계셨지만 과거에 학교에서 일어난 어떤 끔찍한 사건의 생존자라는 거..

여기서 시점이 과거로 점프함.
학교가 막 세워졌을 때로. 시골이라 더 그랬던거 같은데, 그 당시 학교랑 주위 마을은 거의 조선시대 삘날 정도로 기술이 도입되지 않은 상태였음. (다들 한복 같은거 입고 다님)

학교가 세워진지 얼마 안되서 학교 창립자가 살아있었는데 그 사람은 인품도 좋고 지식도 무척 뛰어난데 베풀기까지 적극적이어서 주위의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은 그 창립자가 방에서 자고있는 사이에 어떤 손님이 찾아왔음.

주위사람들은 뭐 창립자님 아는 분이면 좋은 분이겠지~ 하고 별 신원확인도 안하고 창립자가 자고있는 방을 알려줬다.


그런데 나중에 창립자가 안보여서 방에 찾으러 가봤더니.. 불이 꺼져서 어두운 방에 미닫이 문은 거칠게 열어젖혀 있고, 방안에서부터 피가 난자하게 튀어있는데 자다가 급습을 받아 뒤늦게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다했는 듯 몸통에서 찢겨진 팔 다리가 문 밖으로 뻗어 있었음..

알고보니 손님인줄 알았던 그 사람이 근방에서 유명한 뭐라고 해야하지 질이 나쁜? 전과가 여러번 있는 그런 사람인데 확인도 안하고 멋대로 들여보내줘서 이 사단이 난거..

사람들은 다들 혼란에 빠졌고, 그 피로 낭자한 시체를 첫 목격한 사람이 어린시절의 할머니.

이런 사건 이후로 학교 건물이 불길함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던 것..

그리고 이 과거 이야기를 할머니 집에서 듣고 있었다는 걸 퍼뜩 자각함.


할머니는 과거 얘기에 나온 옛날 사람들처럼 전통복장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 그림자가 져있어서 표정이 잘 안보였다.

이야기를 마치자 한동안 말 없이 입다물고 계시다가


갑자기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 너 무화과 꽃이 붉은 이유를 아니. 그건 너희 지아비가 전쟁나가 못돌아와서다." 이럼.

정신이 멍한듯 그 말을 두어번 더 반복하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바껴선

아가, 고생많았다. 나 여기 돌아왔다.
아가, 고생많았다. 나 여기 돌아왔다.
아가, 고생많았다. 나 여기 돌아왔다.

이러고 무섭게 몸을 덜그럭덜그럭 거리고 어쩐지 할머니집에 낮인데도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 적고 꼭 창립자가 죽었던 방처럼 어둡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무서운데 그렇게 깼다




깨고나서 생각해보면 무화과 꽃이 붉은건 전쟁에서 지아비가 죽어서 피로 물든걸 비유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화과 꽃이 진짜 붉은가 검색해봤는데




..
무화과 뜻 자체가 꽃이 없는 나무라는 뜻이래서 이유 모르게 무서웠다..

생각해보니 오늘이 현충일이내.. 할머니가 말한 전쟁이 설마 그 전쟁인가ㅋㅋ... 뻘생각도 들었어
  • tory_1 2020.06.06 21:16
    으악 꿈 너무 흥미롭다.... 호러...
  • tory_2 2020.06.06 22:40

    톨이는 무서웠을 것 같은데 꿈이 너무 흥미로워.. 무화과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평행 세계에 다녀온걸까..?ㅠㅠㅠ너무 무섭구 흥미롭다

  • tory_3 2020.06.07 12:11
    글을 너무 잘써서 분위기가 겁나 무서워....
  • tory_4 2020.06.07 14:36
    와... 무슨 영화같아 신기해...
  • tory_5 2020.06.07 16:29
    헐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에 나올 것 같은 꿈이다
  • tory_6 2020.06.08 11:04

    헐 현충일에 꾼 것도 신기하고 기묘하다 잘 봤어 톨아 꿈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 

  • tory_7 2020.06.10 04:23
    너무나 완벽한 이야기다
    뭔가 매혹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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