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1.

성범은 미리 받아 놓은 과외비 봉투를 툭 조수석에 던져 놓고 시동을 걸었다. 차창에 제법 눈이 쌓였다. 와이퍼를 작동시켜 눈을 털어내고 주차된 차를 빼냈다.


"돈도 받았고, 눈도 내리고......"


백화점에나 가 봐야겠다, 성범은 천천히 차를 움직였다.


- 크.....과외비 생기자마자 진만이 선물사려고 백화점 갈 생각부터 하는 성범쓰....



2. 

"니가 웬일이냐? 연락도 없이."


기별도 없이 찾아온 성범의 모습에 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범은 대답 없이 손에 든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호텔 데일리 로고가 박힌 빵이었다.


"아까 백화점 갔는데, 뭐 빈손으로 오긴 그래서......"


"......어, 고맙다. 니가 이런 걸 다 사 오고 참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


"형 말고 저 새끼 먹으라고 사 온 거에요."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있던 진만을 턱 끝으로 가리키며 성범이 대답했다.


- 우리 진만이 먹으라고 빵사와쪄



3. 

" 받아."

"......이게 뭔데."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제게 건내진 종이봉투를 내려다보던 진만의 얼굴이 굳었다.


"옷 하나 샀다. 아까 가게 가기 전에."


- 후....진만이 추워보여서 겨울외투 오다 주웠다☆



4.

"아, 그리고 이거 받아라."


그렇게 한참을 밥 먹는 데에 집중하다가, 식사를 마칠 즈음하여 물을 마시던 성범이 생각났다는 듯 옆에 두었던 종이 백을 진만에게 건냈다. 아까부터 뭔가를 손에 들고 있다 했더니 제게 줄 물건이었던 모양이었다. 성범의 손에서 종이봉투가 전해지자 달갑지 않은 지난 기억이 떠오른 진만은 잠시 선웃음을 지었다.


"이게 뭔데."


"장갑이랑 목도리 좀 샀다. 안 받는다고 또 뻗대지 말고. 택도 영수증도 다 버렸어 새꺄, 환불 안 돼."


- 크리스마스 아침부터 진만이 불러다가 밥먹이고 선물까지 건내는 산타같은놈....



5.

"이거 우리집 만두, 먹어라."


성범이 가져온 봉투를 내밀자, 얼떨결에 받아든 진만이 당황스러운 듯 성범을 빤히 쳐다보았다.


"넌 고맙다는 말도 할 줄 모르냐?"


진만의 입술이 고집스럽게 닫혔다. 성범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이거."


성범은 가게에서 챙겨 두었던 바셀린을 꺼내 진만에게 던졌다. 진만이 움찔 놀라며 받아 냈다. 손안에 든 바셀린을 살피던 진만은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다시 성범을 쳐다보았다. 


"그거라도 좀 바르지?보는 내가 더 따가우니까."


- 임성범 조공의 역사는 고딩때 만두와 바셀린으로부터 시작되었다......



6.

성범의 손에 들린 종이 백을 억지로 빼앗아 들며 부산스레 속을 살폈다. 하나는 프랜차이즈 로고가 붙은 죽이었고, 다른 하나는 근처 가게에서 산 듯한 도너츠였다.


"먹어라, 오는 길에 샀다."


- 잤잤하고 진만이 아플까봐 바로 죽 사다 바치는 성범찡...죽만 사온거 아니고 진만이네 가게 사람들 먹으라고 도너츠도 사옴. 사회생활은 임성범처럼....



7.

그날, 성범은 낮 동안 진만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 모처럼 목돈이 들어온 터라 백화점에 들러 시계를 샀다. 녀석의 손에 제가 선물한 시계 하나쯤 걸려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 돈생기면 진만이 선물부터 사는게 버릇인가봄....



8. 

작은 상자에 포장된 핸드크림은 수입화장품이었던지 온갖 외국어가 쓰인 브랜드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성범은 거추장스러운 종이 백은 버리고, 꽤나 부티 나는 상자만 꺼내 서랍장에 넣었다. 이런 거라도 바르면 좀 낫겠지. 겨울바람에 잔뜩 갈라져 있던 진만의 손을 떠올리며 성범은 다시 펜을 들었다.


- 고딩때 오랜만에 집에 오는 누나한테 성범이가 백화점에서 제일 좋은 핸드크림 사오라고ㅋㅋㅋㅋ알고보니 진만이 주려고한거ㅠㅠㅠ



9.

"니 앨범은 내가 신청했다."

"뭐?"

"딴 새끼들은 다 신청했는데 너만 안 했더라."


한참을 올라온 벚꽃길이 끝나고 있었다. 교정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었고, 수업이 한창일 학교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아침 시간이라 반쯤이나 졸고 있지 않으면 다행일 터였다.


"왜......"

"야 됐고, 어차피 0교시 끝나려면 한 10분 남았으니까 매점에나 가자."


말을 가로채며 성범은 진만의 어깨를 두드렸다.


- 고딩때 진만이가 돈없어서 졸업앨범 신청 안한거알고 대신 신청해줌ㅠ그리고 진만이가 아침 안먹었다니까 매점가서 빵이랑 우유사줌ㅠ




모아보니 임성범 조공력 무엇?ㄷㄷㄷㄷㄷㄷㄷ

첨밀밀 키워드 짝사랑공인거 인정해야한다....

이렇게 모아보니 고딩때부터 진만이 꼬시려고 공 존나 들였네ㅋㅋㅋㅋㅋㅋㅋㅋ

계략공 ㅇㅈ?


임성범의 조공이 설레는게 큰거 아니고 작은거라도 뭘 하나 사더라도 진만이 생각한 티가 나는게 너무 설레ㅠㅠ

뭐 큰거 해주는거 아닌데 사소한거 하나하나 진만이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있음ㅠㅠㅠㅠㅠㅠ

뭐만 보면 진만이 생각나나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밥 먹을 때도 진만이가 계산하는 꼴을 못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저게 다 사귀기 전이라는게 소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래놓고 진만이가 고백하니까 혼내시던분........니가 꼬셔놓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쇼해라 얘들아......

  • tory_1 2018.06.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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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8 2018.06.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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