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대로 해.”
(중략)
정우진이 고개를 들어 날 쳐다봤다.
“일하기 싫으면 그냥 하지 마.”
“그래도 돼요?”
“네 인생인데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말을 하다가 말꼬리를 흐렸다. 말을 할수록 눈앞에서 보이는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갑자기 왜 저러나 싶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정우진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왜 그렇게 남인 것처럼 말해요?”
“뭐가?”
“네 인생 네가 알아서 살라 그러면 남인 거 같잖아요.”
이상한 논리에 할 말을 잃었다. 어이가 없어서 눈만 깜빡이자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정우진이 내 이마에 자기 이마를 탁 소리 나게 박았다. 코앞에서 불만이 가득한 눈이 보였다.
“네 인생은 네 건데 알아서 하는 게 맞지.”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중략)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네 인생이 내 거야?”
“그걸 지금 알았어요?”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터지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에 기가 막혀 웃었다.
“선배가 하라는 대로 할 거예요.”
“그럼 벙커 만들지 마.”
“그거 진짜 장난이었어요.”
“수갑도 좀 그만 사고. 문에 자물쇠도 그만 달아.”
내 말에 정우진이 고개를 숙여 내 목덜미에 얼굴을 비볐다. 애교 부리는 강아지처럼 행동하면서 하는 말은 그게 아니었다.
“선배는 결혼도 안 해 주면서 사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사게 하고.”
“넌 그 결혼 얘기, 진짜 지치지도 않냐?”
"그럼 죽을 때까지 아무도 없는 데서 나하고만 살아 주세요.”
“말을 말자, 씨발.”
선배 평생 고통길만 걸어줘....
읽으면서도 얘가 도대체 뭔소리야..?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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