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앞에서는 울먹거리는 댕댕이같다가도 본인 원하는 거 은근슬쩍 다 하는 거 보면 태생이 여우야
지금까지 내 안에서 연하남=다정하고 매달리는 애들이었는데 여우남도 장난 아니다
드라마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여우남 만세!!!!
초반엔 본인이 의도적으로 여우짓하나 했는데, 읽다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님.
본능적으로 여우짓할 때도 많아서 귀여워ㅋㅋㅋㅋㅋㅋ
여주 앞에서만 헤실거리며 웃는 대형댕댕쓰 상상되잖아///
하지만 남들 대할 때는 지랄충견(충성 충임)이라는 갭이 있음ㅋㅋㅋㅋㅋㅋㅋ
여주랑 티키타카하는 것도 재밌어ㅋㅋㅋ
여주는 남주한테 뭐라 하려다가 남주가 울먹일까봐 '그래, 맘대로 해라...' 아님 남주 표정이 무서워서 '그래, 맘대로 해라;;;' 이런 스탠스인 듯ㅋㅋㅋㅋ
참고로 남주 표정 굳어서 여주가 무서워하는 건 남주 의도가 아니란 점도 호였어
줄거리는 가부장적인 집안의 셋째 딸 여주(29살. 모쏠)가 독립하고 첫 일탈(폰ㅅ)을 했는데, 그 상대가 500m 근방에 사는 연하남이었다...! 는 이야기
첫만남부터 첫씬까지가 특히 좋아하는 장면의 연속이라 존잼이야
추천해준 톨 고마워!!
아래는 초반부 좋았던 부분 발췌
#1
-승강기 사고로 남주가 자기랑 폰으로만 갈때까지 간 연락 주고받던 여주가 아랫집 사는 거 알고 여주 집으로 찾아 온 상황
태오가 울고 있었다. 방금까지 승강기 안에서 쏟아 낸 눈물 때문에 퉁퉁 부은 눈에서 또 구슬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중략)
낮은 목소리가 울음이 섞인 숨을 삼켰다. 커다란 손등은 축축한 볼을 쓸어내렸다. 가뜩이나 벌게진 얼굴이 마찰 때문에 더 새빨개졌다. 태오는 숨을 꿀떡꿀떡 참다가 이내 소리쳤다.
"나는 그냥 장난감이었냐?"
"뭐?"
"나 먹고 버린 거냐고!"
(중략-지나가던 옆집 아주머니가 발견)
"매일 밤 나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 내가 질렸어? 너 질렸다고 바로 이렇게 연락을 끊어 버리는 건 너무한 거 아냐!"
"어머머, 세상에."
"아니라니까요! 아니에요! 오해에요!"
"거짓말!"
얼굴을 잔뜩 구긴 태오가 눈물을 왁 쏟았다.
(중략)
여전히 밖에 나와서 닫힌 문을 보던 여집 아주머니는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봤다. 울먹거리며 들어가는 36층 남자의 푹 숙인 얼굴 안에 미소가 숨어 있던 것을 말이다.
#2
-처음 얼굴 마주보는 상황에서 남주가 맥주 여덟 캔 들고 여주 집 온 상황
"뭐 그리 챙겨 온 게 많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준비물을 좀......"
"이야기는 무슨. 오자마자 울어 버린 주제에."
"그거야, 난 네가 그렇게 매정하게 말할 줄 몰랐으니까."
"그럼 내가 거기서 바로 네, 제가 당신이랑 폰, 그거 하던 제가 맞아요. 안녕하세요. 이럴 줄 알았어?"
"그러지 않을 건 또 뭔데."
#3
-주량 맥주 2갠 vs 1캔
정신이 나간 수희가 태오를 따라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테이블 사이를 두고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
"하핫."
"헤헤."
더 중요한 건, 태오의 주량도 고작 맥주 한 캔이라는 거다.
#4 (대화는 여주-남주 순)
"너 이거 첫 키스지."
"......응."
잔뜩 취한 태오의 눈이 말갛게 웃엇다. 수희는 그 웃음을 보고 따라 웃었다. 이상하게 그랬다.
#5
"......큰일이다."
태오는 조금 심각한 얼굴로 제 머리를 쓸었다. 큰일이라니. 그 말이 거슬린 수희는 조금 까칠하게 물었다.
"왜?"
그러나 되돌아온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법은 알아야 할 거 아냐."
"......"
"일단 맞춰 보자."
#6
하는 짓은 어설프고 추잡하기 그지없는 주제에, 올려다보는 눈빛은 순수했다. 애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울먹이는 것 같기도 하다. 날카로웠던 눈이 축 처져 가련해 보이기까지 했다. 문제는 그 무해한 얼굴이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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