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일단 밥부터 먹어. 책상 위에 차려놨잖아.”

문 앞에 바짝 다가 서있던 주혁은 뒤를 돌아보았다. 깨끗이 치워져 있는 책상에는 정말 가지런히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식을까봐 뚜껑까지 덮어놓은 것이 완벽주의자인 위연다웠다.
갓 지은 밥에 사골국과 밑반찬들. 자주 먹던 익숙한 가정식을 보자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치솟았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다.

가둬놓고서 이건 뭐하자는 걸까. 사육인가? 굳이 이런 짓을 해야 하는 저의는 뭘까.

“문이나 열어.”
긴말하기 싫었다. 묻기도 싫었다. 제대로 된 대답도 해주지 않을 테니.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주혁의 화를 꾹꾹 누른 낮은 목소리에도 위연은 태연했다.

“밥부터 먹어. 배고프잖아.”
“좀! 열라고!”
“밥 먹어.”
주혁은 답답한 가슴팍을 세게 두드렸다. 벽에 대고 말을 해도 이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미쳤어? 내가 저걸 왜 먹어!?”
배가 고픈 건 사실이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산 것도 사실이었고. 그렇다고 위연이 해준 밥이 입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 정도로 멍청하고 벨 없는 인간은 아니었다.
이건 무슨 코미디인가 싶어서 허탈한 웃음을 짧게 터뜨린 주혁은 정색하고 문을 노려보았다. 오기가 치솟았다.

주혁은 일단 필요한 물건을 주머니에 챙겨 넣은 후 방문을 세게 걷어차기 시작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문을 부술 생각이었다. 차다 보면 문짝이 부서지든, 내 다리가 부서지든 결판이 나겠지. 다리야 어떻게 되든 신경쓰이지 않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곳을 빠져나갈 것이다.

주혁이 체중을 실어서 찰 때마다 문짝이 큰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몇 번 더 차면 부서질 것 같았다. 맨발이 얼얼했지만 참을 만 했다.
발차기는 주혁의 주 종목이 아니었지만 마음먹고 힘을 실어 차자 문이 흔들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문 바로 밖에 서 있다가 흠칫 물러선 위연은 주혁의 의도를 알아챈 듯했다.

“주혁아, 그만 해. 다쳐.”
“그럼 문 열어!”

주혁은 소리치며 다리에 힘을 가득 실어 문을 찼다. 굉음이 나면서 문짝 한 가운데에 구멍이 뚫렸다. 주혁은 부서진 자리 옆을 계속 찼다. 구멍을 넓혀서 몸을 빼낼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주혁의 다리에도 부서진 자리에 긁혀 상처가 생기고 피가 흘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 상처는 나중에 치료하면 되고 지금은 나가는 게 중요했다.

주혁은 충분히 부서진 틈 사이로 나와 몸을 밖으로 빼냈다.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던 위연의 얼굴은 희게 질려있었다. 주혁이 문까지 부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

발췌이렇게 길게 해도되나;;;
한 장면도 놓칠 수 없었어..ㅠㅠ
가둬놓고 밥상 차려주는 수와 빡쳐서 문 부수는 공
환장의짝꿍
  • tory_1 2019.03.18 22:56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W 2019.03.18 22:58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3 2019.03.18 22:58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W 2019.03.18 23:01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4 2019.03.18 22:59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tory_5 2019.03.18 22:59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 W 2019.03.18 23:02
    비회원은 댓글 열람이 불가능합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OTT이벤트】 넷플릭스 시리즈 🎬 ♾<The 8 Show> 팬 스크리닝 & 패널토크 이벤트 1 2024.05.06 481
전체 【영화이벤트】 우리는 지금도 행복하다 🎬 <찬란한 내일로> 시사회 10 2024.05.03 2363
전체 【영화이벤트】 갓생을 꿈꾸는 파리지앵 3인의 동상이몽 라이프 🎬 <디피컬트> 시사회 16 2024.05.02 2611
전체 【영화이벤트】 전 세계 2,5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원작 애니메이션 🎬 <창가의 토토> 시사회 11 2024.05.02 2664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1197
공지 로설 🏆2023 노정 로설 어워즈 ~올해 가장 좋았던 작품~ 투표 결과🏆 36 2023.12.18 14103
공지 로설 🏆 2022 로맨스소설 인생작&올해 최애작 투표 결과 🏆 57 2022.12.19 164967
공지 로설 가끔은.. 여기에 현로톨들도 같이 있다는 걸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기분이 든다.. 63 2022.06.17 186856
공지 비난, 악플성, 악성, 인신공격성 게시물은 불호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2022.05.04 226070
공지 BL잡담 딴 건 모르겠는데 추천글에 동정 여부 묻는건 제발ㅠㅠ 63 2022.04.08 178123
공지 기타장르 💌 나눔/이벤트 후기+불판 게시물 정리 💌 (+4.4) 135 2021.11.05 226234
공지 정보 BL 작가님들 포스타입 / 네이버 블로그 주소 📝 229 2020.10.21 238172
공지 정보 크레마 사고나서 해야할 것들 Tip(1114) 49 2018.12.28 216187
공지 노벨정원은 텍본을 요청/공유하거나 텍본러들을 위한 사이트가 아닙니다. 57 2018.11.13 296421
공지 노벨정원 공지 (23년 09월 13일+)-↓'모든 공지 확인하기'를 눌러주세요 2018.07.16 454084
공지 나래아/톡신/힐러 리뷰금지, 쉴드글 금지 135 2018.03.13 226195
모든 공지 확인하기()
1643 판무 전독시 팰거면 다른 판소들도 같이 까주면 좋겠다 144 2019.03.23 1851
1642 BL잡담 도둑들 극극극불호... 29 2019.03.22 949
1641 BL잡담 톨드라 ㅈㅇㄹ 어빌리티 인사이드 읽어조라 나랑 같이 앓자 ㅠㅠ (영업) 14 2019.03.22 2591
1640 로설 ~2달간 읽었던 인생작들 플러스 알파 리뷰~ (약스압) 6 2019.03.21 1196
1639 BL잡담 심심해서 다시 보는 신해범 티엠아이 11 2019.03.21 319
1638 BL잡담 종의기원 후기(극불호주의) 24 2019.03.21 1117
1637 BL잡담 (불호) 들닥 신해범 정류진 최근씬들 13 2019.03.21 735
1636 판무 이번화 전독시 후기 읽고 머리아프다.... 89 2019.03.21 1635
1635 BL잡담 들닥 노블.......미쳐따 (ㅅㅍ) 23 2019.03.21 834
1634 로설 난 그냥 로판만 굳이 카테고리 이름에 맞춰서 글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안듦 19 2019.03.20 509
1633 기타잡담 기피키워드 적는 걸 의무로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 아무리 나한테 지뢰더라도... 73 2019.03.20 1026
1632 로설 기사/장군 남주 좋아하는 톨들 다 드루와!!(기사남주 로설 목록) 22 2019.03.19 2822
1631 BL잡담 벨 마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들 (ㅂㅊ) 10 2019.03.19 909
1630 BL잡담 오늘도 망상해보는 서단이 임신썰ㅠㅠ 42 2019.03.19 1956
1629 로설 치트라 결말 다좋은데..(약불호) 16 2019.03.19 5408
1628 로설 루팡토리가 로판읽고 리뷰 (개스압) 10 2019.03.19 2309
1627 로설 리디 기다무 도장깨기 12 2019.03.19 1085
1626 로설 내 머릴 때린 소설.. 시대가 바뀌니 소설도 바뀐다 8 2019.03.19 1046
1625 BL잡담 친나호에서 완이가 땅굴파고 들어갈 때 무정후 반응이 좋음 (ㅂㅊ) 12 2019.03.18 973
1624 BL잡담 아무니 쿠폰 번호가져가서 너포사1권 볼래? 15 2019.03.17 671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410 411 412 413 414 415 416 417 418 419 ... 497
/ 497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