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후가 완을 소파에 앉히고 자기도 옆에 앉았다.
옆에 앉는 무정후에게서 아스라한 분노가 느껴졌다.
만약, 이번에도 그의 손을 거절한다면 끝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무정후가 미음이 담긴 그릇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완은 떨리는 손을 들키지 않으려 무릎 뒤에 손을 집어넣었다.
"멍청하면 몸이 고생한다고."
"..........."
"어때, 이제 정신이 좀 들어?"
".........."
"목구멍에 깔때기 처넣기 전에 조용히 먹어."
무정후가 숟가락으로 미음을 듬뿍 떴다.
다행이 저 뜨거운 죽을 그릇째 목에 부을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완이 입술을 조그맣게 벌렸다.
"더 벌려."
"..........."
"더."
냉정한 말에 완이 갑작스레 울음을 터뜨렸다.
왜우는지 자기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저택에서 자기편은 아무도 없었다.
무정후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볼을 눌러 잡고 입술을 벌렸다.
"나, 으윽, 나 울고으, 있잖아.,,,"
완이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무정후는 미음을 조금 덜고 입 안에 숟가락을 들이밀었다.
"뭐, 우는 거 한두 번이야?"
"읍, 우윽..."
미음이 혀와 잇몸을 녹일 듯이 덮쳐 왔다.
너무 뜨거웠다. 완이 고개를 뿌리치며 무정후의 팔뚝을 잡았지만,
악력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았다.
뜨거움에 몸부림을 친 완이 소파 밑으로 스르르 흘러내렸다.
소파 밑으로 내려온 완이 무정후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그의 종아리를 끌어안았다.
"네가 이렇, 흐윽, 이렇게 굴 때 마다 어떻게, 해야할지, 끅, 모르겠어."
"........"
완이 뜨거워진 입 안을 가늠하듯 혀를 굴렸다.
무정후가 완의 겨드랑이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완은 한순간에 무정후의 허벅지 위에 올라앉았다.
옆자리에는 사기그릇이 아무렇게나 기대어져 있었다.
"목에 팔 감아."
무정후가 조용히 말했다.
완은 팔을 뻗어 무정후의 목에 감고 어깨에 기운 없는 고개를 떨구었다.
탄탄한 몸이 완을 지탱했다. 무정후는 숟가락에 반쯤 뜬 미음을 다시 들어
완에게 내밀었다. 분명 무정후는 자기 전에 입 안에 연고를 발라 줄 것이다.
완은 눈을 감고 숟가락에 있는 미음을 삼켰다. 입속이 따가웠다.
"넌 꼭 이렇게 해야 이러더라."
"........."
"일부러 그래?"
완에게 무정후란 물음표 그 자체였다.
속을 알 수 없는 인간.
"한 번만 더 먹어. 그리고 먹고 싶은 걸 말해."
그리고 이런 일들의 시발점은 오로지 완의 행동으로 부터 비롯된다.
이 부분 왜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진짜 제일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새끼인데 다정한 무정후도 좋고
불쌍하게 끕끕거리는 완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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