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강세헌
수- 도윤신
자신도 모르게 세헌의 팔을 붙잡았다. 윤신의 두 손이 팔목에 닿은 것을 힐끗 내려다본 세헌이 그 체온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턱에 닿아 있던 제 손도 떼어 냈다.
싸늘한 눈길은 덤이었다.
“건드리지 마.”
“난 남 살갗이 남의 의지로 내 몸에 닿는 거 싫어해. 나만 해도 돼. 넌 안 되고.”
→
그의 핏줄이 바짝 선 오른 손등을 붙잡고, 매끈하고 청결해서 늘 도리어 외설적으로 보이는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세헌은 밀어내긴커녕, 윤신의 손가락 사이 계곡을 지분거리는 것으로 답했다.
덤덤히 세헌과 눈을 마주친 윤신이 그의 손을 놓았다. 순간 아주 황망한 기색이 그의 얼굴에 스쳤다가 사라졌다.
탓, 손끼리 마찰했다. 각자의 영역에 몰두하고 있던 서로의 시선이 그제야 상대를 향했다. 머쓱해진 윤신이 먼저 살갗을 떼어 내자 세헌이 보란 듯이 더 손가락을 얽었다.
“어디서 이런 머저리가 들어왔지?”
“너 왜 이렇게 마음에 안 들지.”
→너 볼수록 귀엽다.
“이름 부르지 마. 선배라고도 부르지 마. 허락한 적 없어. 직함으로 불러.”
→“그거 알아? 네가 내 이름 부를 때 ㅆ 뻔했어.”
“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랑 그렇게 사적으로 관계 규정되는 거 별로야. 네가 날 부를 수 있는 호칭은 딱 세 가지야. 강 변호사님, 강 수석님, 혹은 강 팀장님.”
→
“변호사님.”
“그거 말고.”
“선배.”
“그쪽이 낫겠어.”
그런데 저 계속 4년 차라고 부르실 거예요? 저도 이름이 있습니다. 이러다 다들 제 이름 까먹겠어요.”
그는 비웃듯이 픽 웃었다.
“난 낯가리느라 나름대로 최대한 예의를 차리고 있는 건데.”
“이름 대신 4년 차라고 부르시는 게요?”
“어차피 이 펌에서 아무도 네 이름 안 불러. 다들 낙하산이라고 부르지.”
→“윤신아.”
힐끗, 창문 너머를 쳐다본 윤신은 본능적으로 맞은편 방에 눈을 고정했다. 차갑고 정 없는 그의 성격을 드러내 주듯 창 전체에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다.
→방은 거길 계속 써도 돼. 나도 네가 거기 있는 편이 좋아. 고개 들면 뭐 하는지 잘 보이거든.
“잤어? 객실에서 봤던데. 태산 호텔 스위트룸.”
“안 잤구나.”
“이제라도 한 번 잘까요?”
“그럴래? 그럼 의심을 확신으로 만드는 증거가 돼 주는 셈인데.”
→
“혹시 잤어? 그럼 진짜 역겹고.”
“기분 엿 같아.”
“너무 싫어서 구역질 나. 실은 아직도 화가 나.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돼?”
“그딴 표정 짓지 마. 네 아랫도리에 관심 없으니까.”
→내가 네 사타구니 사이엔 관심이 좀 있거든.
“그냥 몇 초 낭비한 것도 아까우세요?”
“어, 아까워. 너한테 쓰는 건 그 무엇보다 아까워.”
→“너랑 있을 땐 시간이 가는 게 아깝지. 늘 모자라.”
적당한 숱의 모양 좋은 눈썹과, 인상을 날카롭게 만드는 데 단단히 한몫하는 크고 길쭉한 눈, 날렵한 콧대와 그 아래 조화로이 자리한 입술까지 데생을 하듯이 손가락으로 이어 그렸다.
은혜로운 얼굴
입 찰싹찰싹 때려주고 싶을때 표지 공 얼굴을 떠올렸다....
미인공이 나라를 구한다(๑´ڡ`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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