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에서 해 봐야 큰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있으므로
이제는 가끔가다 앓이글만 쓰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한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festa=축제=흥겹다=즐겁다=좋다=김독자 이기 때문이다.
그래.
김독자다.
판무토리들은 이제 전독시를 봤거나 하차했거나 볼 생각이거나.
셋 중 하나임을 안다.
판무를 보면서 전독시 이름을 안 들어봤을리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어쩌면 클릭 실수로 들어올지도 모를,
판타지는 본 적도 없고 볼 생각도 없는 벨토리나 로토리들을 낚아 보겠다는 심정으로 적어보려 한다.
페스타. 발음이 비슷하지 않은가?
무엇과?
맞다. 파스타다.
파스타가 무엇인가?
맛있는 것이다.
즉 우리는 페스타 기간 동안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
맛있는 것은 무엇인가? 좋은 글이다. 재미있는 글이다. 삶의 양식이 되는 글이다.
말인 즉슨 전독시다.
정식 제목으로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
우리는 학창 시절에 배운다.
몇 가지의 시점을.
전지적 작가 시점을, 작가 관찰자 시점을, 일인칭 주인공 시점, 일인칭 관찰자 시점을.
그러나 여기 어디에 독자가 있는가?
독자는 관찰자다.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읽고 상상하기 때문이다.
독자는 또 한 사람의 작가다.
작가가 풀어낸 글을 머릿속에서 재생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다른 풍경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묘사되지 않은 심리, 등장인물의 생각을 추측한다. 똑같이 멱살을 잡아도 누군가는 우정으로, 누군가는 분노로, 누군가는 또 다른 감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독자는 상상한다. 지면에 풀어지지 않은 그들의 일상을. 잠은 어디에서 잘지, 잠버릇은 무엇일지, 잠꼬대는 어떻게 할지, 속눈썹 길이는 얼마일지, 숨은 몇 번이나 쉴지가 궁금하다 독자야 흑흑흑 독자야 나도 보여줘 우리 독자 잠옷이랑 잠버릇이랑 손가락 길이랑 속눈썹 길이랑 왼손 약지 굵기 알려줘 독자야 사랑해 독자야 세상에서 가장 예쁜 독자 빛빛빛 김독자 밤 하늘이 바로 네 눈 속에 있어 독자야 네가 바로 빛 그 자체야 울애기
...또한 독자는 주인공이다.
이야기를 읽을 때, 주인공에 이입하여 주인공과, 주인공의 동료와 울고 웃지 않던가?
이렇듯 중요한 독자의 생각을, 독자의 시점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인데. 우리가 곧 독자인데.
주인공 시점도, 작가 시점도, 관찰자 시점도 있는데.
이 이야기는 (-> 스포일러다.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주인공의 이야기다. 또한 작가의 이야기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중요하게, 독자의 이야기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던, 독자의 시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심코 지나간 우리 자신의 시점에 대해 우리는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왜 맛있는가? -> 한 글자 한 글자 씹을 수록 새롭고 음미할 수록 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로맨스, bl, gl만 본다. -> 그대는 이미 훌륭한 판타지 독자이다. 사랑 이야기는 사실 어느 정도 판타지를 포함한다고 본다. 판타지는 그것의 확장판일 뿐이다.
아직 전독시를 보지 않았다. -> 축하한다. 전세계 독자들이 죽도록 원하는 안 본 눈이다. 이제는 본 눈이 될 때가 왔다.
이미 전독시를 보았다. -> 축하한다. 아직 일요일이 끝나지 않았다. 멸살법을 읽는 김독자의 마음으로 전독시를 재탕하고 밝은 월요일을 맞이하자.
이미 대메이저인 작품 영업이라니. 무슨 생각인가? -> 보지 않은 이에겐 전독시에 대한 호기심을, 이미 본 이에겐 전독시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일깨운다. 무엇보다 내가 행복하다.
왜 이글은 광공체(도치법)인가? -> 나는 전독시 광공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는 전독시를 읽은 사람이라면 어! 이거! 라고 할 법한 중의적 표현이 숨어 있다.
읽어라. 전독시를.
그리고 돌아와라.
돌아와서 느껴보자.
아, 이 부분이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경험을.
깨닫는 순간의 기쁨을.
너무 긴 것 같아서 요약본: https://www.dmitory.com/novel/17533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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