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완결난 걸 뒤늦게 알고 단행본에서 일러까지 추가되어 있다길래 오랜만에 정주행했는데 좋더라. 완결난 걸 읽은 김에 내가 이 소설을 왜 다시 정주행하게 되었는지 정리하고 싶고 또 공감해서 스자헌을 읽어주는 사람이 생기길 바래서 써봐.

아, 혹시나 하지만 어떤 쪽을 폄하하거나 하려는 의도같은 건 전혀 없어. 그냥 완결 보고나서 젖은 감정적인 글이라서 의도는 없지만 드러날 수는 있다 싶어서. 물론 약간 꼰대 기질은 있을 수 있을 거 같아... 완결까지 보고 벅차서 그냥 쏟아내는 거기도 해서 ㅜㅠ

좀 쓸데없이 길고 진지해! ㅋㅋ 양해바래.

물론 이 글의 문체나 말투라는 나름 큰 장벽도 있고 군데군데 들어간 사상적이나 혐오적 부분도 여기선 언급을 안 할거야. 이것도 넘어가느냐 마느냐는 읽는 독자가 결정하는 권리지만 난 이거 보면서 이 글이 이야기 하고 싶은 걸 먼저 이야기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는 거라서. 그건 양해해줘.



*


이 소설을 개인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해보자면,


우선 이 소설은 쉽게 읽히는 글이 아니라서 좋아. 소설로서 상상과 생각을? 하게 해줘.

오만한 말인거 알지만 옛날 판소에서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문학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혹은 인간사로 인한 개념적인 무언가들을 최소 녹여내었다고 생각해. 최소한 내가 읽었던 것들, 1세대 및 그 이후 몇몇은 그랬어.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이 소설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고. 글이 가벼울 지언정 그 안에 녹아낸 것이 가볍지는 않았다고 생각했거든.

나같은 경우는 판타지라는 장르 소설에서 글을 읽고 납득하고 이해하면서 녹아낸 것에 공감하고 배우고 하는 것이 재밌었어. 절대 불가능한 것들 속의 현실적인 것들. 현실 속의 공감성을 가진 불가능한 판타지.

간단하게 오래전이지만 당시 작품 중에 음.. 좋아하던 게 ㄷㄹㄱㄹㅈ니까.. 후치 ㄴㄷㅂ의 일대기에서 공감하면서 이것저것 깨닫고 배운 게 있었고, 월ㅇㅎㄷ의 한ㅅㄱ으로부터 악을 선택한 대가를 치르고 회피하지 않는 삶을 보면서 그것이 내 학창시절의 흑역사의 일부면서 소중한 추억이 있어서, 인간으로서 무언가를 배우게 해 준 부분이지.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라고 해야하나. 인생의 후회하지만 또 하라면 할 판소 덕질 장르 중 하나일 듯...

물론 현대 읽는 판무 소설 중에서도 내 인생에 기억에 남을 만치 하나씩 무언가를 새겨주는 글들도 있지만 아닌 글들도 있겠지. 히지만 당시만치 충격을 준 옛 판타지 소설들의 투박한 강렬함을 느낀 적이 웹소설에서는 개인적 경험으로는 전무하다 싶이 했거든.

물론 내가 할미톨이라 다시 읽으라면 감상이 다르겠지만 다시 읽어도 감동 받을 부분은 동일한 지점이 있을 거라고 봐. 이건 약간 나이빨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긴 해. 그래도 처음이라고 해도 그만큼 사람을 흔드는 글이 오히려 과거에 더 많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거든.

현대 웹소설 중에서도 없진 않겠지만 요즘 웹소설은 소설이나 글보다는 영상같은 직관적? 엔터테이먼트 적인 부분이 훨씬 더 커졌다고 생각해. 직관적이고 단면적으로 강렬함을 원하게 되었다고 생각했거든. 웹소설 보면서 들었던 개인적 생각이야. 문체부터가 너무 다르니까 아무래도 그럴 수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글이라는 것이 상상력을 길러주는 도구지만 그걸 길러주는 만큼 방향성이 중요한데 그게 깎여나간 글들? 같았다고 생각했거든. 보고 잊어버리는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 그런 글들이 늘어나고 일차적으로 쏟고, 창작자로서의 윤리적이나 책임적인 고뇌 같은 거나 현실적인 것을 녹아낸 철학이 있는 글이 매우매우 적었다고 생각했어.

삼천포지만 그런 점에서 전독시 처음 보고 진짜 충격 먹었어... 둘 다 잡은 것처럼 보였거든. 약간 다르지만. 다른 의미로 진화한 장르소설이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걸 시작으로 판소들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하고 일깨워준 글 중 하나가 전독시야. 스자헌도 나름의 인생작이 되었고.

아무튼 인간으로서 이해하지 못할, 납득이 안되는 면들로서 인간으로서 발악할 수 있는 길을 모니터 너머에서 보고 그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인해서 인간 본질 탐욕에 대해서 고려하고 이것저것 삼라만상 속과 인간의 다양한 부분들을 다른 분위기로 보여주는 점에서 그리고 회귀라는 평범한 인간은 절대적으로 꿈 꿀 수밖에 없는 판타지로 이런 걸 쓴다는 점에서?

회귀물은 많은데 기억에 남는 회귀물이 별로 없었거든. 차라리 전독시 같은 다른 의미로 인생작이면 모를까. 근데 연재 따라잡아 보면서 나중에 다시 읽어서 생각을 해봐야겠다 하는 글이었어.

판무지만 보면서 적나라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간상을 잘 그려낸 수작을 오랜만에 보는 것도 그렇고... 물론 뻔한 것도 있지만 그걸 비화가 있는 악역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으로 보아야 한다거나 그 누구라도 구원할 가능성이 있는 신적 존재 라던가 아무튼.


초반에는 재밌는데 후반에는 재미를 강화하기보다는 공자라는 사람의 불가능적인(판타지) 이야기를 보면서 저런 애가 현대에서 개념적으로 영웅이라고 칭해질 수도 있는 인간의 일면이구나 싶더라고.

제 선 안이지만 인간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게 솔직히 얼마나 무책임하고 같잖고 말도 안되는 일이니? 것도 같은 인간이. 근데 그런 성격이라서 저런 길을 가는 구나. 저런 인간이나 영웅같은 혹은 구원자 같은 게 될 수 있는 거구나 하게 되더라고.

차라리 탑주면 신적이기라도 하지. 한낱 인간이 신을 이해하고 신을 구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말이 되? 근데 탑주도 어떻게 보면 인간에서 시작한 신이니까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 물론 절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은 아냐. 탑주같이 인간적으로 악랄하면서 신적인 신기한 캐릭터도 나름 신선했고...
저런 타입은 구원한다는 모멘트만 따로 빼서 성녀라고 해도 매우 많이 돌았다 싶어....

아무튼 인간으로서 가장 오만한 소리를 하는데 그걸 또 이뤄내가는 과정 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면, 특히 독사가 공자보고 너같이 되고 싶다고 할 때 수미상관적 묘미가 절묘하다고 해야하나. 라노벨적 또라이 주인공인데 나름 고급적 또라이 주인공이 되는 것도 그렇고

난 특히 탑에서 다인종들을 키워내는 부분에서 제일 감명받았어. 그리거 갈수록 선한 사람들이 비참해지지 않고 선하게 갈 수 있는 걸 봤고 그러한 불가능의 가능성을 본 느낌이라서 좋다고 해야하나... 물론 개인적으로 완결 이후 이야기가 절실한 완결임은 맞아. 이런 엔딩 싫어하진 않지만....그래도...!

그래도 개인적으로 마무리도 떡밥도 하나하나 잘 골라내고 잘 고민한 글이라서 좋았어.
홀로 오르되 홀로 끝나지 않고 질투로 시작하되 자멸로 끝나지 않을 어떻게 보면 나름 건강하게 끝나서. 과정을 다시 돌아보고 탑이 만들어진 본질을 보고.
보면서 한 편으로 부러운 세계. 탑주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고 동시에 공자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

스자헌을 그냥 읽으면 재미없더라고. 처음에 연재 따라잡다가 그랬는데 오히려 100편 넘으면서 더 재밌더라...

말이나 길은 그 모든 영웅들이 그렇듯 위대하지만 단순하지 않고, 사람으로서의 길을 보여주고, 그 중간중간의 개그성 기믹으로 강약조절하는 것이나 결국 또 다른 희생자를 위해 짐을 나누는 또 다른 희생적인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이런저런 철학적 생각도 하고 또 부모적 모멘트와 인간사적인 또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면서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좋고 에피소드를 통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재밌었어.

아마 다시 읽으라면 좋아할 글 중 하나가 됙 정도로? 웹 소설 중에서 기억에 남는 희귀한 글 중 하나가 될 듯. 위로받은 소설 중 하나고 또 정신차리게 해 준 글이었어.

말이 길었다. 아무튼 다시 보라면 또 재밌게 볼 거 같아!
회귀물로서 인생작에 들어갈 글 중 하나였어. 재밌었다.

여기까지 봐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보면서 열린 가능성을 보있지만 동시에 엘리자베스 1세의 말도 생각나더라고.
All my possessions for a moment of time.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그 한 순간을 위한 것임을.
그 한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피워낸 공자와 그 주위 모든 것이 행복하고 행운이 깃들기를 바랬어.

그리고 나도 이 글을 본 톨이도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라고.
  • tory_1 2020.07.0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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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7.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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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1.05.1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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