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 시대물, 신분차, 당찬 여주, 귀족 남주, 소유욕, 집착남
노벨정원 추천 없이 그냥 표지에 이끌려 시리즈에서 읽게 됐는데 5화 무료 다 읽자마자 전편 쿠키 쿠움.
몰랐는데 이거 키워드가 피폐물이더만. 근데 왜 피폐물인지 모르겠음.
내 기준 피폐물 보다는 고전 할리퀸 재해석에 더 가까워.
그래서인지 중학교 때 교내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던 고전 할리퀸을
아주 세련되게 현대화해서 리모델링한 느낌이었어. (참고로 내 나이 3n 후반...)
그래서 더더욱 재밌게 읽었던 거 같아. 추억에 젖어서ㅜㅜㅋㅋㅋ
연재로 1편씩 읽게 되다보니 댓글을 자연스레 읽게 되었고,
여기서도 호불호 엄청나게 갈리던데 n차 찍는 사람들과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이
정말 극명하게 반응이 나뉘어서 댓글 보는 것도 재밌었음.
암튼 작가님이 글 잘쓰신다는 느낌을 확 받은 부분 짧게 발췌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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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마음이 나와 무슨 상관이지?"
되묻는 마티어스의 목소리에는 어떤 위악도 담겨있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데."
원하면 가진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리고 마티어스는 레일라 르웰린을 원했다. 원하니 가질 것이다. 가져야 버릴 수 있을 테고, 너를 버려야 내 삶이 다시 완전해질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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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티어스 캐릭터 자체는 굉장히 클래식이야. 오만한 귀족남.
근데 저 문체. 내가 읽었던 고전 할리퀸 '번역투'가 아닌
처음부터 한국어로 쓰여져서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전달되는 문체가 너무 좋더라구.
예전 고전 할리퀸(작가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아만다 어쩌고였던듯...)
다시 읽으면 옛날 갬성이랄까 사용되는 단어도 옛스럽고 문장도 번역 때문인지
쓸데없이 길기 때문에 진입하기가 매우 힘든데
(쓸데없이 대저택에 대한 건축 묘사만 2페이지 되고 이런거...)
솔체 작가님은 고전 할리퀸의 장점인 캐릭터의 깊이를 문장으로 살려내면서도
거추장스러운 건 다 쳐내고 간결하게 정리함.
특히 영지인 아르비스와 연계해서 주인공들의 감정을 아주 '예쁘게' 전달해주는데
문장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머리 속에 그려보다보면 내가 그 시대 대 저택에 잠시 여행다녀온 기분도 들어.
그러면서도 요즘 웹소설 트렌드에 맞춰서 적당한 위트도 곁들이고,
기승전결 확실한 빠른 전개도 마음에 듬.
많은 사람들 불호인 주 이유가 남주의 여주 무생물 취급, 도구 취급인데
그래서 이 작가님이 더 영리하다고 생각이 든게 본인 작품 배경이 모두 가상 시대물임.
하지만 묘사는 매우 현실적(유럽, 왕실, 신분제)이라서 가상이라는 느낌이 안듬.
그러나 어쨌든 시공간에 '판타지'라는 방패를 쳐놨기 때문에
남주의 현대 기준 '범죄'에 가까운 행동들이 어느정도 방어가 됨.
하지만 읽는 독자는 현대 사람이고 이걸 용납 하느냐 못하느냐는 당연히 개인 취향.
작가님이 남주의 행동에 정당방위를 깔아두기 보단
남주의 성격(반사회적)과 시대상(왕족과 맞먹는 귀족)에 당위를 부여해주기 때문에
남주의 행동을 여주처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순간 울빌은 명작이 됨 ㅋㅋㅋ
그리고 여주 감정선이 어찌보면 불친절할 수도 있어.
내면 묘사가 직설적이지 않고 빙빙돌려서 묘사하는 편임.
그래서 나는 고전 할리퀸 느낌을 강하게 느겼어.
특히 주변 사물과 날씨, 자연에 매우 많이 빗대어서 은유적으로 표현되는데
(남주를 좋아하는 마음-혼란-을 숨기기 위해 저녁이 다 되어도
평소와 달리 촛불을 밝힐 생각을 못하던 여주라던지)
그런거 찾아내면서 읽는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만 아닌 사람에겐 비추천.
19도 나는 그냥 못쓰고 노골적은 성애묘사만 나열할바에야 차라리 없는걸 선호하는 편인데
자극적인 묘사 없이도 둘 사이의 성적 긴장감 그리고 성애 장면 묘사가 아주 훌륭함.
개인적으로는 이게 왜 19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장면장면이 매우 야한데
문장과 단어 자체만 뜯어서 살펴보면 노골적인게 하나도 없기에 ㅋㅋㅋ
시리즈 검열이 이해 가기도 함.
오디오클립으로 밀어붙이는거 보면 시리즈도 이 작품을 자기들 대표작으로 밀어주는 거 같은데
한번 읽어보는거 추천해.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잘쓴' 글이라는 건 팩트인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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