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녔다.
천제림은 이 흔적을 우리만의 우정 반지쯤으로 여겼다.
왼손으로 흰밥을 동그랗게 뜨면, 그 위에 갈색 어묵이 얹어진다.
젓가락질이 서툰 나를 위해 천제림이 학식으로 나온
어묵볶음을 한 줄 올려놓는 것이다.
- 순조 손 때문에 젓가락질 못하니까 반찬 손수 올려주는 거 봐라 다정하지?
(근데 순조 손 저렇게 한 거 제림이라고 말 못해.........)
(2)
천제림은 손가락 사이로 수표 한 장을 꺼냈다.
"돈 내라 그러면 내요."
"응."
"거슬러 준다고 해도 됐다고 하고."
"응"
- 필참이라는 엠티 회비 없을까봐 자연스럽게 대신 내주는 제림이
세심한 거 맛다...............이거 맛다구.....
(근데 순조 엠티가서 제림이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 못해....)
(3)
천제림의 손에 내가 좋아하는 도넛 가게의 봉투가
달랑달랑 들려 있었다.
빨간 필기체로 휘날려진 그 도넛은....두 더즌이나 있었다.
- 순조 크리스피 좋아하는 거 기억하고
두 더즌이나 사온 제림이 ㅠㅠ
순조가 좋아하겠지? 하면서 샀을 거라고 ㅠㅠㅠㅠㅠ
(근데 순조 저거 못먹고 읍읍부터 된 건 말 못해........)
(4)
"재,재이야."
"누구?"
천제림이 몸을 일으켰다.
천제림이 내 몸을 제 쪽으로 품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까만 동공과 다시 마주칠 것 같았다.
앞에 있는 천제림의 어깨 위로 이마를 누였다.
- 순조가 누가 있다고 하니까 바로 몸 들어서
순조 몸 부터 가리는 제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천제림이 문 잠금장치 제대로 확인 했는지 안했는지는 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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