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사실 주인공이 가르치려 든다든지, 현대인의 지식으로 판타지풍 중세에 트립한 주인공 띄워준다든지 하는 표현은 남성향 여성향 불호 리뷰에 가리지 않고 다 나오거든. 작위적이라는 말도 나톨은 페미보다도 작가가 돈 벌려고 유행하는 포인트 얼기설기 엮어 놓은 글에서 더 많이 느꼈어(내 기준 이 분야 최강이 왕딸이랑 주구운) 그러면 왜 유독 로맨스 & 로판에 페미 요소가 작위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걸까?


 요약하자면 그 이유가 로설의 셀링포인트와 "지금의 페미니즘"이 잘 맞물리지 않고, 그 결과 페미니즘 요소가 등장하면 독자들이 몰입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아무리 주방장의 요리 솜씨가 좋아도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마라탕을 팔면 손님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지금의 페미니즘은 남초에서 지껄이는 "꼴페미들이,,,,양성평등을,,,변질시켰따,,,!) 같은 말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페미니즘, 우리들과 가까이 느껴지는 페미니즘, SNS에 등판하면 뜨거운 감자가 되는 페미니즘을 의미해)


 "지금의 페미니즘" 논제들은 여성의 인생에서 남자의 아내이자 가정의 어머니로서의 비중이 줄어들고, 직장과 학업 성취 등으로 자아를 실현한다는 전제가 있잖아. 대기업 임원의 여성할당제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정책들은 말할 것도 없고, 탈코르셋 이슈도 그걸 실천하는 사람들이 코르셋에 투자할 돈과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해서 광명 찾았다 같은 경험들을 많이 들고 나오거든. 비혼이나 비연애주의도 결국 인생에서 연애나 결혼보다 재미있고 값진 것을 찾았다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고.


 여기서 중요한 건 작가가 얼마나 글을 잘썼냐가 아니야. 로맨스와 사건의 비중 배분이 적절하냐, 여주가 평면적인 악당에게 일방적으로 일침을 가하는 포지션이냐, 대사가 페미니즘 개론서에서 본 것 같다 이런 건 이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해. 일차적인 문제는 페미 요소가 들어갔다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독자들은 무조건 "지금의 페미니즘"을 떠올린다는 거지. 누구든 책을 읽으면 당연히 기존의 배경지식을 활용하게 되잖아. 그러니 만약 제인 오스틴이 환생해서 오만과 편견을 뛰어넘는 전설적인 관계성을 창조해내도, 페미니즘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독자들은 자동적으로 "뜨거운 연애보다 직업적 성취에 중점을 두는 지금의 페미니즘"을 머릿속 서랍장 구석탱이에서 의식세계로 끌고 온다는 거지.


 그런데 로설의 셀링포인트는 당연히 남자와의 연애거든. 그것도 '이 남자와 연애했던 시간이 결코 낭비가 아니었음'을 알려줄 정도로 완벽한 남자고. 또한 그런 남자이기 때문에 결말에 임출육까지 나오지 않아도 독자들에게 '이 남주는 집착남이든 조신남이든 결말이 치졸한 재산분할 싸움 at 가정법원은 아닐 것이다'라는 확신을 주기로 장르적인 약속이 되어 있는 것이잖아. 여러 가지 키워드로 변주가 일어나도 본질은 같다는 이야기야.


 각양각색의 인생과 사상이 존재하는 현실에서도 여성의 낭만적인 사랑과 직업적 성취가 겨우겨우 공존은 할망정 완전히 일치되기는 힘들어. 그러니 셀링포인트 자체가 '완벽한 남자와의 연애'인 로맨스소설 장르에서, "지금의 페미니즘"이 독해 과정의 배경지식 활용 마인드맵에 가지를 치는 순간 독자들의 이입은 한 번 깨진다는 거야. 이미 이입이 깨진 상황이니까 작가가 어떻게 썼든 남자와의 연애와 지금의 페미니즘이 엮인 부분이 작위적으로 보이게 된다는 거지.


 (이입을 잘하는 독자들도 물론 있어. 그런데 아마 페미니즘 요소 자체가 취향이거나, 여주원탑물이 좋아서 연애 비중은 적어도 괜찮다든지, 아니면 독자로서의 나와 현실의 나가 철저히 분리가 가능한 타입이라고 생각해.......)


 이 문제는 여성인권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지금의 페미니즘" 논제들이 로설의 셀링포인트와 충돌을 일으키지 않거나, 웹소설 판에 새로운 장르(?)가 히트를 쳐서 작가들이 기존의 로설란이 아닌 곳에서 페미 이야기를 써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야 궁극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고 봐. 현실적인 방법은 그냥 장르소설 시장이 지금보다 커져서 각자 좋아하는 취향의 소설을 마음껏 고를 수 있게 되는 거고.......


 결론은 토리들!!! 우리 같이 탈덕하지 말고 할인도 꼼꼼히 받고 리더기도 사서 열심히 소비(?)하자!!!! 결국 시장 확 커지고 재능있는 창작자들이 장르소설 판에 몰려들어야 명작도 나오고,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지는 거니까......결말이 쫌 옆길로 새긴 했지만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고마워ㅋㅋㅋ

 

  • tory_1 2019.09.1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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