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우리 친해졌으니까 이젠 말 편하게 해도 돼.”
“(울먹) 하워드 형.. 이젠 형이라고 불러도 되지?”
이런 건 넘 많아서 이젠 그냥 마음으로 이해하고 넘어감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고 학생이 크리스마스에 집에도 안 가고 학교에 남아서 학생회 일 하는 거...
미국이 아니고 한국 어디 공단의 중소기업인 줄...
왜 로설마저 한국패치가 되냐구요...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저런 건 셀프로 검열해서 본 것도 못 본 척 넘어간다 쳐도
동양인이 주인공인 서양 학원물은 보수적으로 잡아서 90% 이상 오리엔탈리즘 범벅이라서 못 봐
칠흑 같은 흑발에 티 없는 하얀 피부...
도자기 인형...
동양의 신비로움...
바비인형처럼 흔한 백인 여자애들과는 다른 맑고 정적인 아름다움...
서양에 틴에이저영화에 나오는 분홍티 입은 백인 여자애들 밖에 없는 줄 아나
이란애들 아르메니아애들 남미애들 1/4필리핀인1/4원주민그다음은모르겠다어쩌고인 애들 기타 등등
존나 신비하고 존나 예쁜 애들 많은데 그냥 동양인인 거 하나만으로 신비주의라인의 일짱을 먹겠다는 거 너무 날로 먹으려는 심보 아닌가여
애초에 나 개인의 개성이 아닌 내가 속한 집단의 특성을 통해 매력발산하겠다는 생각도 웃기고 너무 패배자 같음
(게다가 당장 읽는 동양인인 내가 하얗지도 않고 도자기 인형 같지도 않은 게 함정.. 감정이입 1도 안 됨)
왜냐하면 이런 스토리의 로맨스 구도 자체가
“노랑이”니 뭐니 조롱당하며 전체 사회에서는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지만 (그리고 저런 말 아무도 안 씀;;;)
소수자인 나의 숨겨진 매력을 알아주는 백인 남주와 그 주위의 선한 주류무리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이야기잖아.
(다른 두 집단이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포용하는 스토리 X, 주류한테 신비로운 매력을 인정받는 스토리 O)
여기서 사는 내 입장에서는 백인/주류에 인정받아서 행복해진다는 저 스토리 자체가 너무 짜증남
저것들이 뭔데 동양인을 인정해주고 말고 함...?
너네부터 먼저 내 앞에서 빵댕이 흔들고 그 매력을 나한테 인정을 받을 것이지 어디서 평가질이여
나로서는 차라리 주인공이 차별 당해서 욕 먹고 구르는 스토리나
주류에 편입되려고 발버둥치다가 리플리처럼 파멸하는 스토리가 낫지
저렇게 (같이 모험하며 쌓은 우정도 아니고) 나의 이성적 매력을 통해 주류 기득권 남성의 사랑을 얻어서 성공한다는 스토리,
그리고 그걸 보고 같이 기뻐해야 하는 독자인 나의 처지가 넘 고통스러워서 이런 건 도저히 흐린 눈 할 수가 없더라.
만약에 여주가 여자가 아닌 남자였으면 주류백인남성인 남주와 차이를 극복하고 깊은 관계에 도달할 수 있었을지 궁금...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죠지 플로이드 사건 관련해서 백인 남자랑 결혼한 중국계 친구랑 얘기했는데 말야,
친구가 남편한테 “너 어디 가서 절대로 나랑 결혼했다는 걸 니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증거로 휘두를 생각말라”고 했다는 얘기가 갑자기 생각나네.
여하튼 밑에 사립학교 이야기가 나와서 나는 사립학교 아이들(Prep)이 역주행을 하나 싶었는데 게시물 하나 클릭해보고 식겁했다.
그래도 토리들 반응을 보니 저런 거 싫어하는 톨들이 많아 다행이다 ㅠㅠㅠ
예전에는 이런 얘기 하면 외국물 먹었다고 유난이냐,
소설 속 두 주인공 간의 순수한 감정을 왜 그렇게 사회 이슈에 대입해서 확대해석하냐 이런 반응이 많았어서...
제발 앞으로는 이런 소설들 없어졌으면 좋겠다...
촌스럽고 기분 나쁜 것도 기분 나쁜 거지만 나는 이런 소설을 혹시라도 외국인들이 보고 이게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라고 오해할까봐 진짜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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