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아래 유제이는 왜 커플나노단위 발췌영업이 없을까 하는 글을 보고 갑자기 뽐뿌 받아서 글 쓸 생각이 들었어ㅋㅋ

그러나 커플 관련 발췌는 아니란 게 함정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유제이는 특히 일부 발췌로 그 느낌을 가져오기가 정말 어렵고 개인적으론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이유는 뒤에 적을 거고

 

UJ보고서의 주인공 유제이는 인구 천만 대도시인 쿠간에서 형사로 일해

베트맨의 배경인 고담시를 연상케하는 화려하고 혼잡하고 비밀스러운 대도시에서 강력반 형사로 일하다보니 매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중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몇몇 사람들로 글을 몇 개 쪄보려고. 아주 곁다리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스포일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민감한 토리는 뒤로가기 눌러줘

 

 

<< 키누와 그의 아들 봄봄 >>

 

키누는 쿠간시 최대 슬럼가인 델 파소의 장물아비이자 비니(제이 동료)의 정보원이야. 제이&비니가 찾는 인물들이 델 파소에 왔다는 키누의 정보에 둘은 키누를 만나러 가

 

#

 

그 사람들은 어디 있어?”

 

지금은 모르겠는데......(중략) 그놈들이 구석에 있는 다 떨어진 상자에서 뭘 찾아냈는지 알아?”(중략)

 

감춰 놓고 잊어버렸던 코카인?”

 

봄봄의 하모니카. 난 그런 게 있었는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한 놈이 그게 맘에 든다고 하니까 같이 있던 놈이 자기 반지를 빼서 줬어.(중략)”

 

죽은 아들 하모니카까지 팔아먹은 거야?

 

녀석은 그 하모니카를 몇 번 불지도 않았어. 사 달라고 조르곤 사주면 던져버리는 놈이었다고.”

 

(중략)

 

더 이상 상대하고 있다간 키누를 두들겨 패게 될 것 같았다. 도대체 인정머리라곤 없는 놈이다.


봄봄이 죽었을 때도 그는 울지 않았다. 그냥 무표정한 얼굴로 죽은 아들을 내려다보고 서 있었던 게 전부였다. 혹시 쇼크로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며 울부짖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구급요원들이 손써 볼 새도 없이 숨이 떨어진 아이를 구급차에 실을 때에도 그저 쳐다보기만 했었다.


#

 

이후 제이는 키누의 가게를 떠나 델 파소를 뒤지기 시작하고, 한참을 헤매다가 찾던 사람들과 그 옆에 선 키누를 발견함

 

#

 

가게를 비워 놔서...... 금방 들어가 봐야 돼.”

 

키누가 주머니에서 아까 봤던 반지를 꺼내서 바닥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내밀었다. 남자가 말없이 반지를 받았다. 하지만 의자에 앉은 남자는 키누는 본 척도 않고 하모니카만 주무르고 있었다.


그거...... 본래 파는 물건이 아니거든......(중략) 봄봄이 입던 옷도, 장난감도...... 다 버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줘버렸어. 다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라고 해서...... 사진도 한 장 안 남기고 다 태워버렸고......”

 

돌려줘라.”

 

바닥에 앉은 남자가 되돌려 받은 반지를 손가락에 끼면서 말했다. 그제야 은발의 남자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하모니카를 키누에게 건넸다. 하모니카를 받아들고 돌아서던 키누가 나를 힐끔 쳐다보면서 변명처럼 중얼거렸다.

 

누가 알아? 컸으면 하모니카를 더 잘 불었을지......

 

뭐가 됐든지 간에 그렇게 죽는 것보다 슬프지는 않았을 거다.

 

봄봄은 지난해 가을에 거리에서 벌어진 갱단 간의 총격전 때 유탄을 머리에 맞고 즉사했다. 할머니 몰래 집을 나와 아버지 가게로 가던 중이었고, 나이는 아홉 살이었다.

 

#

 

 

이게 이북 기준으로 2권 초반이고 내가 이 부분을 처음 읽은 게 지금으로부터 10년도 훨씬 전이야. 그런데 지금까지도 가끔씩 생각나

델 파소는 묘사가 어떤 동네냐면,

 

델 파소는 쿠간시에서 제일 골치 아픈 빈민가였다. 백인, 흑인, 아시안 중에서 제일 재수 없고 팔자 더러운 인간들만 모여 사는 음침하고 위험한 동네로, 주민 절반은 실업자고 나머지 절반은 범죄자였다.’

 

이런 동네거든.

그런 동네에서 장물아비로 일하는 거칠고 무정해보이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어린 아들만큼은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게 그야말로 스며들었던 것 같아. 지금 발췌하면서 깨달은 건데 장난감도 곧잘 사주고 했던 거 보면 봄봄에게는 꽤 다정한 아버지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유제이 발췌가 어려운 이유는 상기와 같아ㅠㅠ

고작 곁다리, 사건도 아니고 아주 지나가는 에피소드 하나 설명을 할래도 발췌가 한글파일 1장 반, 부가 설명까지 하면 2ㅋㅋㅋㅋㅋㅋ

 

커플링 발췌는 더 힘들어

 

니콜라스 헤슬렘과 루크 첸, 유제이의 명대사&중요대사 중에 하나씩을 꼽자면

 

니콜라스의 무케 하니아......

루크 첸의 울지마...... 나 괜찮아

유제이의 빗소리, 세상이 온통 빗소리뿐이었다.’

 

이런 게 있는데, 읽은 톨들은 벌써 가슴 찌르르하겠지만 안 읽은 톨들은 그래서 저게 뭔가, 루크, 제이 대사는 표면적인 해석이나 되는데 무케 하니아는 대체 뭐라는 건가???싶을텐데 이게 왜 명대사이고 중요한 대사인지를 이해시키려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오거나 대학원 논문 쓰듯 상황&인물 요약을 따로 하거나...요약도 만만치 않은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도 복잡하고 상황은 더 복잡해

 

나는 우화원귀인도 좋아해서 우화원으로 발췌글도 몇 개 쪘거든. 유제이로도 쓴 적은 있고...그런데 유제이랑 우화원은 정말 많이 다르더라. 우화원 발췌도 다른 작품 발췌에 비하면 길이가 많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유제이는 발췌로 내용을 이해시킬 수가 없어서 내가 앞뒤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발췌를 추가하는 식이 아니면 그야말로 뭔지 모를 글자의 나열밖에 안되는 그런 느낌이야

능력자인 톨이면 어떻게든 재밌게 발췌글 찔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능력은 없고ㅠㅠ

 

아마 이런 이유로 유제이 발췌글을 쓰려다가 포기하는 톨들도 많지 않을까 싶어

발췌글 쓰려다가 그대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많을 거고. 난 우화원 발췌글 쓸 때 많이 이랬음ㅋㅋㅋ

 

하여간 유제이 재밌어.

앓기도 오래 앓고 기다리기도 오래 기다리고 작가님을 좋아했다가 미워했다가 존경했다가 원망했다가 벼라별 심경의 변화를 다 겪었지만 이 작품을 읽은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tory_1 2018.08.19 19:5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9/18 20:57:19)
  • tory_2 2018.08.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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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8.08.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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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4 2018.08.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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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 2018.08.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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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7 2018.08.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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