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챙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다른 곳으로 이사가기 전 날 여운과 같은 침대에 누워 마지막 밤을 보내

이 당시 여운은 고등학생이고 다섯 살 위인 챙은 사회인인 상태야


《발췌》

‘왜 웃어.’
챙은 덮고 있던 이불을 발밑으로 걷었다. 서로의 몸은 닿지 않았지만 마치 살이 맞닿기 직전의 상태처럼 더위가 느껴졌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정체된 열대야의 공기는 독한 열기를 품고 있었다.

‘그냥. 이사 간다는 게… 기분 이상해서.’
‘부러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지만, 내가 느끼는 섭섭함을 말로 털어놓는 것은 멋쩍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중략)

비좁은 침대 위에 나란히 붙어 있으니 잠이 달아나는 모양이었다. 더위에 옷을 잡아 늘여 펄럭이는 소리가 들렸다.
‘연극부 일은 어때.’
‘할 만해.’
대꾸하며 허벅지 사이에 이불을 끼웠다.
‘너 나무 1, 돌 1 뭐, 이런 거 하냐?’
챙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면 나무 2, 돌 2 이런 거?’
‘그냥… 스태프야.’
‘연기도 해?’
‘응.’
‘괜히 어수룩하게 구는 거 아냐?’
‘안 그래.’
‘…너 요즘도 계속 맞고 다니지?’
‘시끄러.’
챙의 시비에 불퉁하게 대꾸했다.
‘대드는 거냐?’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났다. 귀찮아서 대답하지도,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챙이 내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대꾸하지 않자 뒷덜미에 닿은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야, 대드는 거냐고.’
시비조의 말에 몸을 웅크렸다. 챙은 평소 나를 애 취급하고 상대도 안 해 주면서 가끔씩 마음이 동하면 집요할 정도로 귀찮게 구는 구석이 있었다.
‘머리 컸다고 개길 줄도 아네. 어? 어릴 때는 쪼그만 게 내 눈도 못 쳐다보더니.’
그때의 나는 고작 아홉 살일 뿐이었다. 그런 내게 열네 살짜리 옆집 덩치 큰 소년은 총을 든 갱스터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중략)

심지어 그는 성격도 더러웠다. 나를 처음 보자마자 뱉었던 말은 ‘재수 없게 생겼다’, 즉 시비조의 말이었다.
뒷덜미로 챙의 손이 파고들었다. 더운 손이 머리카락 사이를 더듬으며 뒤통수를 감싸 만지작거렸다. 귀찮아서 머리를 흔들자 단단한 손이 머리통에 들러붙었다.
이불에 얼굴을 묻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등 뒤에서 마른 웃음을 흘리는 소리가 들렸다. 괴롭히기로 작정을 한 건지 어깨에 턱을 걸쳤다. 손이 허리를 꽉 껴안았다.
챙이 플러싱의 아파트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었다. 진지하게 추억을 나누고 싶었지만 챙은 별로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챙의 뾰족한 턱이 어깨를 찔렀다. 등 뒤를 감싼 후덥지근한 체온에 절로 앓는 한숨이 나왔다.
‘하지 말라고. 귀찮아.’
‘응.’
건성으로 대답하며 챙은 힘주어 나를 꽉 안았다. 재수 없게도 목소리에 웃음기가 느껴졌다.
‘더워.’
‘어.’
어깨를 짓누르던 턱이 떨어지고 목덜미에 딱딱한 무언가가 닿았다. 뒷목을 간질이는 그것은 손톱이었다.
상처의 딱지를 떼듯이, 여자 친구가 은밀하게 남겼던 성애의 흔적을 긁었다.그 간지러운 감촉이 뼛속까지 근질거리게 만들었다.

>>>이 흔적에 대해 할 말 많은데...그럼 발췌가 길어져서리...여운이 벳시라는 여자친구랑 최근 관계를 시작했는데 목 뒷덜미에 흔적이 남아있는 걸 챙이 발견함 이것저것 묻더니 자긴 잠자리에서 쾌락에 일그러진 표정을 보면 식는다고 말해.후에 에드 ㄱㄱ때는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에드 표정 열심히 살펴
‘리우.’
‘응.’
‘하지 마.’
손톱과 손가락 끝, 부드럽게 매만지는 감촉이 불편해서 몸을 꿈틀거려 침대의 가장자리로 옮겼다. 그러나 챙은 손가락을 펼쳐 목을 감싸고 엄지로 뒷덜미를 만지작거렸다. 쿡쿡거리며 챙은 낮게 웃었다.
엄지가 땀에 젖어 끈적한 뒷목에 닿았다 떨어졌다. 그 감촉에 괜히 벳시가 입술과 혀로 살을 지분거리며 흔적을 만들던 감각이 떠올랐다. 챙은 단순히 괴롭히는 것뿐이었지만, 나는 이미 더한 것을 연상하고 있었다. 뼛속까지 근질거리는 감촉에 애써 조용히 숨을 쉬었다. 뒷덜미 위로 챙의 숨이 따뜻하게 퍼졌다. 몸을 꼬는 움직임에 이불이 조금씩 부스럭거렸다.
언젠가부터, 숨죽인 채로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뒤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침묵 속에서 그 감각이 생생했다. 어색해서 손을 떼어 내려 머리를 흔들었다.


‘더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상황 속에서 너무 튀게 느껴지는 높은 목소리가 나왔다.


등 뒤 손가락의 움직임이 멎었다.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갑자기 어깨를 떠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손이 떨어지고 챙의 마른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는 뭔가에 짜증을 내고 그걸 어이없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한참 뒤에 챙은 고르게 통제된 긴 숨을 내쉬었다.


‘…그래.’


의문이 남은, 한숨 같은 목소리로 챙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도 더워.’


  • tory_1 2018.11.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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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8.11.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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