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자신의 인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서씨!

싸가지 없는데 정직하고, 재수 없는데 하찮아서 그냥 용서됨 ㅋㅋㅋ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정한이 모먼트들은 귀여움 60% 하찮음 30% 찌질함 10% 비율인데, 얘네는 주로 3~5권에 포진되어있고,


이 글에서는 서정한 특유의 싸가지 50% 상식인 50%의 절묘한 뒤섞임을 보여주고 싶어서 앞권 위주로만 발췌해봄 ㅋㅋ


















   나라는 인간도 참….

   승재나 경언이는 너도 꼭 너 같은 인간을 만나서 마음고생 좀 절절히 해보라고 하지만 난 항상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난 절대로 나 같은 인간과 만나지 않을 것이다.






   웃음이 실실 샜다. 내가 웃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일조는 더욱 싫어하면서 내 손을 쳐냈다. 녀석이 자꾸 그러니 나이 어린 여자에게 질척대는 40대 남자가 된 듯한 기분에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 건드리는 것도 그만두었다.






   그 눈빛에 나는 나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덜 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얼굴만 본 어린 여자에게 반해 껄떡대는 50대 남자가 된 기분이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나도 모르게 정색을 했나 보다.

   그런데 왜 내가 짜증을 내고 있지?

급히 정신을 차렸다. 나는 최저 시급 받고 일하면서 감정 노동까지 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괜한 스트레스를 안기는 것을 경멸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그때 역시 어느 정도 납득하며 넘어갔다. 내 친구들 성격을 내가 나무랄 수는 없으니까. 사실 인간은 끼리끼리라 친구를 욕하면 제 얼굴에 침 뱉는 거나 마찬가지다.







   날 보는 일조의 이마에 ‘진짜 못됐다.’라고 쓰여 있는 듯하다. 물론 난 그 표정에 화나지 않았다. 그건 사실이니까.






   성질을 내면 꼭 후회하게 될 일이 생긴다니까. 성질대로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게 이런 이유 때문인데.






   다들 그만들 하세요. 전 사내 연애는 안 합니다.

   그 한마디로 갑자기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난 성숙한 사회인이니까.






   나의 성질머리는 성장하며 많이 고쳐졌지만, 예전에는 버튼을 한 번 눌리는 것만으로 폭발했다면 이제는 세 번 정도 누르면 폭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유예는 있지만 안 터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막말하는 게 한두 번인가. 하지만 녀석이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이런 말을 던지는 건 내가 지금 약간의 상냥함을 가장할 기력조차 다했기 때문이다.


   같이 있는 게 즐겁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사회인 모드를 꾸며냈더니 정신적 소모가 극심했다.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에도 없는 친절을 베푸느라 기력을 소모하고, 반대로 일조에게는 멋대로 튀어나오는 말을 전부 다 던진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일조가 만만하다고 휘두르다가 난 아주 기본적인 가식조차 집어던졌다. 제아무리 일조라도 내게 살짝 발을 담가보고 내 본래의 모습을 맛본 후에는 앗 뜨거, 하면서 발을 뺄 법도 하다.






   내 주변의 아무것도 아닌 많은 인간들은 내게서 학습된 친절함이라도 받아가는데 이일조는 아무것도 챙겨가지 못한다.






   내 안의 예민한 자아가 칼춤을 췄다.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하게 뻗어 나갔다. 두 놈이 짜고 나를 괴롭히는 것 아닌가 하는 답 없는 피해의식도 피어올랐다. 이럴 때 입을 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안다.






   상냥함을 몸에 잘 맞지 않는 불편한 액세서리처럼 걸치고 살면서도 그런 태도를 일부러 유지하는 이유는, 그게 세상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날카롭고 뾰족하게 태어난 천성을 억누르고 매너를 갈고 닦는 것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나는 이처럼 노력해서 얻어낸 선함이 더 가치 있다고 느낀다.






   아, 살면서 부족하다 느껴 본 건 내 인성밖에 없었는데… 이런 시련이라니.






   중졸 주제에, 라는 뒷말은 사회인 스킬을 발휘해 겨우 삼켰다.

   내가 언제부터 녀석에게 말할 때 단어를 고르게 됐더라.






“내가 널 설마 진짜 때리겠냐? 난 절대 폭력 안 써. 경멸해.






   물론 알고는 있다. 보통 이런 관계에서 몸만 취하면서 확답을 주지 않는 건 개새끼 같은 짓이라는 걸. 나는 어장관리를 하면서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걸 즐기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같은 맥락에서 희망고문도 경멸한다. 나 역시 일조에게 그런 짓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봤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일조가 바보이기를 바랐나 보다.

그리고 내게 무슨 짓을 당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하기를 바랐다.

   나를 좋아하는 녀석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을 합리화하고 싶어서. 또, 스스로 짊어져야 할 죄책감을 회피하고 싶어서.

   입맛이 썼다.






   내가 들어도 정떨어지는 목소리였다. 나 스스로 듣기에도 이런데 일조 녀석의 귀에는 얼마나 공포스럽게 들릴까.






   그러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녀석에게 순간 든 감정은….

   네가 감히 대들어, 따위의 질 낮은 분노가 아니라 진짜 수치심이었다.

   녀석은 나의 입바른 변명 그 너머를 이미 꿰어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불량한 마음으로 차를 거칠게 몰았다. 주차도 싸가지 없게 했다.






   내 실수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원래의 천성이 거지 같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게 더 기분이 더럽다.

   내가 차라리 수치도 모르는 인간이었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






   “방금 전에 개같이 굴었던 거 미안. 내가 그동안 심한 말 한 게 있었다면 그것도 미안하다. 근데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생각 안 해본 거 아니거든. 내가 그렇게까지 최악은 아니야.”


   “난 속물 맞아. 학벌 좋고 직장 좋은 놈들이 그나마 교류할 만한 최소한의 배경을 갖춘 놈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정도 머리도, 돈도 없는 사람들 하고는 대화 자체가 피곤해. 안 그런 놈들도 있겠지 싶었는데 대부분 피해의식에 쩔어 있더라고. 열등감 숨기고 있다가 뒤통수치고… 유일하게 안 그런 줄 알았던 놈은 갑자기 한 번도 친구 아니었다면서 날 좋아한다고 지랄을… 씨발 이건 딴 얘기.”


   “사실 난 너한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는데….”


   “아마 네가 나랑 같은 기회를 받았다면, 넌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멋진 놈이었을 거야. 내가 누린 것들을 인지조차 못 하고… 그저 널 몰아붙이기만 했던 것도 인정해.






   상대의 장점이 단 한 가지 뿐이고 다른 단점은 아흔아홉 가지가 있더라도 좋아할 때만큼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무딘 성격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랑 만났지.






   나의 친척들이지만 냉정하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게, 어떻게 된 게 자식 교육을 죄다 말아먹었다.


   원래 근본 없는 졸부들이 철학 없이 돈만 쏟아부으면 이 꼴이 난다.






   “과장님, 전무님께서 호출을….”


   갑자기 현실의 목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등을 곧추세웠다.


   “뭡니까?”


   일조의 사진을 보면서 50대 개저씨처럼 웃고 있었다는 자각은 있어서 표정을 확 굳혔다.






   사람의 성격에도 관성이 있다. 나는 자꾸만 내가 생각하기 쉬운 방향으로 뛰쳐나가려 한다. 생각해 보면 언제나 그래 왔던 것 같다. 일조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마다 나는 나의 초조함, 질투심, 자격지심 따위의 찌질한 감정을 숨기려고 화를 내며 녀석을 탓했다.






   성질머리는 죽이고, 녀석에게만은 너무 달콤해서 탐나는 사탕처럼 굴기로 마음을 먹었었는데. 아, 하지만 그러려면 다시 태어나야 할지도….






   원성이 자자했다. 나는 녀석들의 아우성을 못 들은 척했다.


   “일조가 아깝다.”


   그러나 경언이가 중얼거린 그 말에는 무반응으로 일관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나도 알거든?”


   나는 이를 갈며 녀석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아나 봐.’, ‘안대.’ 하면서 녀석들은 금세 숙연해졌다.

























정한이 진짜 자기 인성 잘알이야ㅋㅋㅋㅋ




그러는 한편으로 일조에 대한 자기 감정은 자각 못한다는게 1인칭 시점의 백미이자 이 작품의 교묘함 같음.


이렇게 자기 객관화를 잘 하는 애니까,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평가가 정확해 보이니까... 그 기저에 숨겨진 본인도 인지 하지 못하는 감정은 독자 역시 유심히 안 보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게 쓰여졌달까.


속으로 하는 혼잣말이라고 해서 진짜 속에 있는 마음을 말하는건 아니니까 ㅋㅋㅋㅋ





하여튼 저렇게 싸가지없는 서정한도 끝까지 읽고나면 진짜 인격자의 싹이 보인달까 작가피셜대로 중장년 때는 로맨스그레이가 노년에는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멋진 할아버지가 될거 같아.


제발 안 본 톨들은 꼭 서정한의 성장기를 지켜봐주세요...



요새 천구비 재삼탕하느라 묵은지가 쌓이고 쌓이고...

  • tory_1 2018.11.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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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8.11.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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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1 2018.11.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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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3 2018.11.0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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