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인섭 씨랑 사귀는 이유가 뭐냐.'
질문을 받는 이우연은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
'아니, 대체 어디가 좋은가 해서.'
인섭의 성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우연이 상대의 성품만으로 사람을 좋아할 만한 위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예쁘니까 좋아하죠.'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차 실장은 조금 당황했다.
'예뻐서 좋아한다고?'
'네.'
네가 그동안 만난 여자들은 뭔데?'
이우연이 그간 만난 배우만 하더라도 내로라하는 미모를 자랑했다.
인섭이 귀여운 얼굴이긴 하지만 외모만 두고 비교한다면 특출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인섭 씨가 제일 예쁘잖아요.'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구나.'
연애를 하더니 네놈도 별수 없구나, 하는 생각에 차 실장이 놀리는 투로 말했다.
'콩깍지가 아니라 제일 예뻐요. 보면 모르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 좋은 마음으로 옷을 사주시려고 했는데 이렇게 생겨서 옷이란 옷은 다 안어울리고."
"인섭 씨가 어떻게 생겼는데요?"
"......"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배우를 뽑을 때,
늘 빠지지 않고 뽑히는 남자를 앞에 두고 외모에 대해 논하자니 인섭은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생겼는데요?"
"...못생..."
차마 다음 말은 할 수가 없었다. 쇼윈도에 비친 키 차이만 보더라도 이우연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인섭 씨, 예뻐요."
".....!"
"울면."
의미심장하게 덧붙은 한마디에 인섭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우연이 인섭의 옆으로 다가와 그의 얼굴을 쇼윈도 방향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어디가 못생겼어요. 봐요."
"......."
"눈도 크고, 코도 귀엽고, 입술도 예쁘잖아요."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위로 안 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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