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샤인 본편 외전 도합 열권 짜르르 읽고나서,
물론 아주 재밌고 잘 읽었지만
가슴 한편에 계속 응어리처럼 남는게 바로 호진이의 러브레터야.

샤인 읽기 전에 기형이가 메인공이라는 걸 알아서인지 처음엔 사실 호진이한테 호감이 없었어.

난 온리메인공만 읽던 톨인데다가
테암컵님 글이라는 이유만으로 샤인 읽기 시작한 거라 더 그랬지.

연희 캐릭터에 홀딱 빠져서 연희 속이고 비서로 들어온 호진이의 불순한 시작이 오히려 더 싫었는데.

거의 5권에 걸쳐서 호진이와 연희 감정서사가 주로 이어지니까
초반에 경계심도 허물어지고 연희가 호진이한테 속수무책으로 끌리듯 나도 호진이한테 끌리기 시작했어.

기형이가 짝사랑 인지하고 힘들어하는 순간순간 기형이가 참 가여웠는데.
기형이가 메인공인 걸 알면서도 왠지 호진이가 더 마음에 쓰이더라고.

그리고 대망에 호진이 러브레터 나오면서
난 진짜 테암컵님 너무하다 볼멘소리도 엄청 했어.

사실 그때 호진이 편지를 기형이가 안 전해준 게 운명을 가른 거라 생각했거든.

기형이 행동이 옳다 그르다 떠나서 충분히 선택 가능한 행동이기도 했고.


그리고 기형이가 메인공이 되려면 사실 이 부분을 빼고는 이야기 진행도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해.


외전 마지막 히든 트랙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내 호진이 러브레터가 제대로 전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연희랑 기형이 행복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봐도 어딘가 모르게 찜찜했어.

내가 일반로맨스가 아닌 벨을 읽을 땐 바라는 바가 명확하거든.
공에게는 수가, 수에게는 공이 유일해서 그 모든 역경과 편견과 고난 속에서도 찐사랑 보여주는 걸 원하는데.

연희와 기형이는 호진이 러브레터가 전해졌다면 사실 저렇게 이어지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던 거지.

나처럼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았는지 테암컵님이 외전 마지막 히든트랙에 숨겨둔 실마리를 봤어.

서른 앞둔 기형이가 연희 구하러 호진이한테 도움청하러 왔을 때.
호진이가 그날의 러브레터를 얘기하면서 연희에게 위임장 주고도 주주총회에 자기가 직접 온 이유가 뭐겠느냐 묻는 걸 보고 진짜 온갖 생각이 들더라.

다급하게 연희 찾아갔던 그날 밤엔 흔들렸던 마음이 다음날 되니 다시 현실을 돌아보게 되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판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정말 연희에 대한 감정을 지우고 케이마트 총수자리를 선택한 것 같기도 했어.

근데 곰곰 생각해보니까
주주총회때 기형이한테 편지 전한 것 맞느냐.
그 편지 받고도 연희가 오지 않는 게 맞느냐 물었던 호진이를 생각하면 호진이 마음은 전자였을 거라 생각해.

만약 주총 자리에 연희가 왔다면
호진이는 다시 마음이 흔들렸을 것 같아.


일전에 호진이가 연희 속이고 비서실장이자 연인으로 있을 때
회사에서 누군가 비리였나? 뭐로 뒤통수 치니까

연희는 자기는 자기 배신한 사람은 다신 안 돌아본다는 식으로 단호하데 말하고
호진이는 속으로 그게 윤연희답다 생각하면서 자기 비밀도 들통나면 이 사람은 가차없게 자길 버리겠지 생각하는데.

연희는 한편으로 또 배신자라도 제 잘못 뉘우치고 반성하면 한번 쯤은 봐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하는데.
굳이 호진에게 말할 필욘 없을 것 같다하며 말 안하고 생각만 하거든.

근데 만약 연희가 이런 생각 갖고 있는 걸 알았다면.
자기한테 한 번 더 연희가 기회를 줄 수 있었단 걸 확신했다면.
그게 자기가 지난밤 흔들리는 마음 주체 못하고 내민 손을 잡고 주총에 나온 연희였더라면.

호진이는 연희 손 잡았을 것 같아.

나중에 기형이가 성인 돼서 호진이 러브레터 관련해 연희한테 밝혔을 때.
그때 자신이 편지 전했으면 어땠을까 물으니 연희는 그랬다면 아마 계속 그와 사랑했을 거란 식으로 대답하는데.

내 생각도 그렇거든.

연희는 배신자한테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 당시에 연희가 호진이를 사랑했던 건 진짜 그 배신감마저도 끌어안을 크기였다고 봐.

척하면 척했던 소율메이트 기형이 마음도 모를 만큼 진짜 호진이한테 푹 빠졌던 연희 생각해보면

기형이가 편지를 그날 전달했다면
당장 구재철 빈소까지 찾아가서 호진이한테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묻고
둘이 지지고 볶고 머리 끄댕이를 잡던 어쨌던 해서라도 결국 호진이 용서하고 호진이 손 잡았을 것같아.

호진이는 연희가 자기 용서하고 자기 다시 품으면 적어도 그때 그 고비는 연희와 함께 넘었을 거라 생각해.

그리고 그때 연희랑 호진이가 다시 서로 붙잡았으면
기형이한테 미안한 일이지만 기형이랑 잘 될 일은 절대 없었을 것 같아.

물론 호진이랑 연희랑 그때 잘 마무리가 되어도 끝까지 행복했을까? 그건 장담 못하긴 함.

둘 다 너무 경영주 마인드고 욕심도 비슷해서 자주 부딪힐 것 같긴 해.

그래도 난 그 고비 넘겼으면 호진이랑 연희 끝까지 갔을 거라 생각해.

일단 연희가 절대 안 놔줬을 거고.
호진이도 연희가 먼저 손 놓진 않는 한 끝까지 갔을 것 같아.
샤인 외전 마지막 까지도 호진이는 연희가 준 시계와 목걸이 빼지 않고 있었던 걸 보면.

근데 분명 연희기형 커플이 갖는 행복과는 절대 다를 것 같아.

일단 호진이랑 연희가 잘되면 기형이는 연희 곁 필히 떠났을 것 같고.
연희는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소울메이트를 잃는 거지.

호진이랑 연인으로서는 행복할 수 있어도
인간 윤연희 마음의 빈자리를 호진이가 다 채울 수는 없었을 것 같아.

일단 커밍아웃 자체도 쉽게 못했을 것 같고
한다 해도 김포 어머니께 호진이 소개하고 서로 왕래하며 살지는 못했을 것 같아.

물론 서현이랑도 절대 화해 못했을 거고.
호진이랑 어찌저찌 회사일 마무리 했어도 호진이 두고 외국에 몇년씩 나가 있진 않을 테니
기형이랑 있을 때처럼 인맥 넓히지도 못했을 거고 지금처럼 더 크게 성공하기까지 오래 걸렸을 것 같아.

그리고 절대 검정고시에 대학입학까지 안 했을 것 같아. ㅎㅎ
이건 진짜 기형이랑 커플이라 연희가 용기 낸 거고 기형이가 있었기 때문에 연희 안에 콤플렉스도 지울 수 있었 던 것 같아.



글이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기형이가 전하지 않은 호진이 러브레터가 진짜 연희의 운명을 가른 건 확실해 보여.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좀 답답하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했어.

외전 히든트랙 보면 테암컵님은 호진이의 편지가 전해졌어도 기형이와 연희가 이어졌을 거라 말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독자인 나는 잘 모르겠어.

호진이랑 연희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시 이어지고 기형이는 쓸쓸하게 떠났을 것 같단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인생은 역시 타이밍인가? 하는 현실적인 생각만 들고 그래서.

샤인 넘 재밌게 읽었지만 재탕은 못할 듯. ㅠㅠㅠㅠ
  • tory_1 2020.01.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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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20.01.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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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1.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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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 2020.01.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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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9 2020.01.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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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0 2020.01.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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