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화원귀인(의 외전 대현성)
키워드 : 황제공, 12살연하공, 초딩공 X 전직대장군수, 으른수, 헤테로수
여행을 온 공과 수
공은 여행을 오기 전에 흐뭇하고 뜨거운 이런저런 계획을 혼자 세워뒀지만 아이들에 신하들에, 분위기 잡기가 영 쉽지 않음;;;;
심지어 수는 자신을 냅두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 목욕을 하러 나가질 않나, 사냥에 들뜬 자신과는 달리 심드렁해 보이질 않나ㅠㅠ
결국 초딩공답게 잔뜩 심통이 난 공은...
🐶 🦢 🐶 🦢 🐶
“별로 재미가 없는가?”
훌쩍 말을 몰아 허연에게 다가간 욱이 따지듯 아르릉거렸다. 이건 또 무슨 맥락 없는 시비인가 싶어서 허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욱을 쳐다보았다.
“예?”
“하늘은 청명하고 아침 바람은 향긋하고 이제 막 들판으로 수십 마리의 사슴이 몰려나올 텐데, 그대는 기대라든가 흥분이라든가…… 그런 것이 전혀 없어 보여서 하는 말일세.”
“그럴 리가 있습니까? 여기 이렇게 나온 것만으로도 즐겁고, 사슴 사냥도 기대가…… 큽니다.”
허연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턱이 빠지게 하품을 하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욱이 참았던 분통을 터뜨렸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하품은 너무 했다ㅠㅠㅋㅋㅋㅋ)
“내가 누구 때문에 요즘처럼 시국이 어수선할 때에 중신들의 원성을 무릅써가며 여기까지 왔는데, 자네는 온천욕도 엉뚱한 놈들과 즐기고, 사냥엔 전혀 관심도 없고…….”
“폐하?”
“나하고 같이 있는 게 그렇게 재미가 없는가? 뭘 해도 심심하고 지겨운가? 그대에겐 내가 엊그제 새로 사귄 친구만도 못한가?” (어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내가 졸다가 꿈을 꾸나 싶어서 허연이 뭐라 대꾸도 못하고 눈만 끔뻑거렸다. 자신은 서운하고 속상해서 사냥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환궁을 하고 싶은 지경인데 허연은 여전히 잠이 덜 깬 기색이라 더욱 울화가 치민 욱이 묻어놓았던 속내를 속 시원히 깠다.
“이젠 과인에 대한 정이 식었는가?” (아악 이 초딩아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폐하…….”
정황상 이게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한탄을 하며 허연이 숨을 몰아쉬었다. 지금 두 사람의 주변엔 이런 다툼엔 미립이 난 내관과 위병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산골에서 온 순박한 부장들이 갑작스러운 황제의 난입과 시비에 놀라서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남친한테 징징거리는 황제... 공포 그자체;;;)
“고정하십시오, 폐하. 중신들과 부장들 앞에서 어찌 이러십니까? 폐하께서는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이젠 내가 부끄러운가?” (🥕)
“…….”
욱의 억지에 허연이 어이가 없어 허…… 탄식을 토했다. 평생 험한 국경을 지키며 크고 작은 전투도 숱하게 겪어보았으니 더는 두려운 것이 없다던 부장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 사태에 겁을 잔뜩 집어먹고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나보다 친구가 좋으냐, 이제 내게 정이 식었느냐…… 황제와 전직 대장군이 이런 식으로 사랑싸움을 하는구나. 대현성에선 부부간이라도 사람들이 보고 듣는 데서 이리 다투면 큰 흉이 되고 두고두고 뒷말을 들을 텐데…… 여기는 사내들 간이라도 통 조심하고 감추는 것이 없네그려.
황제의 성품이 뻔뻔하고 유별난 것인가(정답), 황성의 기풍이 본래 개방적인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산골 촌놈들이라 꽉 막히고 고리타분한 것인가 분간이 되질 않아서 부장들이 흠, 흠 헛기침을 하며 서로 눈짓만 주고받았다.
“폐하, 사슴이…… 사슴이 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중략)
“지금 사슴이 문제냐?”
욱이 승주에게 버럭 소리를 쳤다. 그때 허연이 욱의 말고삐를 움켜잡더니 거칠게 앞으로 돌려세웠다.
“정신 차리십시오. 폐하를 향해 바로 달려오고 있지 않습니까?”
욱이 장창을 움켜쥐고 가장 앞서 달려오는 사슴을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허연에게 비장하게 한마디를 건넸다.
“자네, 내 물음에 아직 답을 하지 않았네.” (정말 지독하다..)
이렇게 조급할 때에 또 엉뚱한 소리라 허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좀 전에 욱이 지껄인 헛소리를 곱씹었다.
“솔직히 폐하가 부끄럽습니다. 부장들 앞에서 고개도 들 수 없을 만큼 창피하고 민망하고…….” (넘나 솔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앞에서 달려오는 수사슴을 눈여겨보던 욱이 그 대답에 사슴을 잠시 잊고 으르렁거렸다.
“그거 말고! 과인에 대한 정이 식었는가? 이젠 과인과 함께하는 것이 전처럼 즐겁지 않은가?”
그 한심한 억지에 허연도 울컥한 눈길로 욱을 노려보았다.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제가 폐하께 뭔가 크게 실언을 하거나 실수한 일이 있습니까?”
“어제 일도 그렇고, 오늘 아침 일도 그렇고, 당장만 봐도…… 사슴이 떼로 몰려오는데도 전혀 놀라거나 흥분한 기색이 없지 않은가?” (으이구)
“저는 예전에 연주국의 성벽 위에 서서 지평선을 까맣게 뒤덮으며 몰려오는 왕쾌의 30만 대군도 지켜본 일이 있습니다. 그런 제가 숲에서 뛰쳐나오는 사슴 몇 마리를 보고 놀라겠습니까?”
허연의 대답에 욱이 말문이 막혀서 입을 삐죽였다. (할말 없으니 입만 삐죽거리는 초딩ㅠㅠ)
🦢 🐶 🦢 🐶 🦢
허연이 항상 고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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